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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특허 61% 장악…‘로봇강국’ 넘어 '피지컬 AI' 공급망 중심국 '부상'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특허와 산업용 로봇 보급에서 동시에 세계 시장의 60% 안팎을 차지하며 ‘로봇 강국’을 넘어 피지컬 AI 공급망 중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특허 건수는 기술의 질이나 상용화 경쟁력을 단독으로 증명하지 않으며, 한국에는 핵심부품·로봇 AI 데이터·지식재산(IP) 방어를 함께 강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특허 전선에서 벌어진 격차

 

ifr, technode, thenextweb, iotbusinessnews, notebookcheck, news.cgtn의 보도와 한국특허청이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 세계 5대 특허청(IP5·한국·미국·유럽·일본·중국)에 출원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가운데 60.8%를 차지했다. 2024년 51.8%에서 9.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점유율은 27.3%에서 21.8%로, 한국은 6.3%에서 4.6%로 각각 하락했다. 

 

절대 출원량의 간극은 더욱 크다. 중국은 2026년 상반기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를 1,584건 출원해 한국의 35건보다 약 45배 많았고, 미국의 113건도 크게 웃돌았다. 2025년 연간 출원도 중국 2,573건, 미국 640건, 한국 97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특허 출원 공개에는 통상 18개월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 수치는 향후 정정될 수 있는 잠정치라는 점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

 

중국의 우세는 기계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다종 데이터로 학습해 로봇이 작업별 재프로그래밍 없이 새로운 행동을 습득하도록 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특허에서도 중국 비중은 66.3%에 달했다. 미국은 14.1%, 한국은 8.8%였다.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의 승부처가 감속기·액추에이터·센서 같은 부품을 넘어 데이터, 멀티모달 AI, 시뮬레이션, 로봇 제어 소프트웨어로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다.

 

‘특허’가 ‘공장’으로 이어졌다


중국의 로봇 우위는 출원서류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제조 현장에 빠르게 이식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월드 로보틱스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산업용 로봇 35만4,000대를 설치했다. 전년보다 20% 증가한 규모로, 세계 전체 신규 설치량의 59%를 차지했다. 중국 한 나라가 전 세계에 새로 들어간 산업용 로봇 약 10대 중 6대를 흡수한 셈이다.

 

글로벌 공장에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2025년 말 500만대로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그해 세계 신규 설치량은 60만대 이상으로 11% 늘었다. IFR은 2026년 글로벌 신규 설치량이 65만5,000대로 9% 증가하고, 2029년에는 연간 80만6,000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시장의 특징은 수요뿐 아니라 자국 공급업체의 성장에도 있다. 2025년 중국 제조사가 중국 내에 공급한 산업용 로봇은 19만5,000대로 전년보다 15% 늘었고,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은 55%를 기록했다. 외국산 로봇 설치도 27% 증가했다는 점에서, 중국 시장은 국산화와 외산 도입이 병행되는 확장 국면으로 해석된다. 중국산이 외산을 완전히 대체했다기보다, 거대한 내수 자동화 수요가 다수 공급자를 끌어들이면서 중국 기업의 규모와 학습효과를 동시에 키우는 구조다.

 

전자·자동차·금속으로 번진 자동화


중국의 산업용 로봇 설치는 특정 업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IFR에 따르면 2025년 중국 전기·전자산업의 산업용 로봇 설치량은 9만6,400대로 전년 대비 16% 늘었고, 전체 중국 설치량의 27%를 차지해 최대 수요처를 유지했다. 자동차산업 설치량은 7만8,900대로 38%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속·기계산업도 7만8,700대로 44% 급증했다.

 

이 수치는 중국의 로봇 경쟁력이 전기차·배터리·스마트폰·가전·태양광 등 기존 제조업 경쟁력과 맞물려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중국은 로봇을 팔기 위한 시장만 키운 것이 아니라, 대규모 제조 현장을 로봇 학습·검증·개선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범용산업 자동화는 업종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중국 식음료산업의 산업용 로봇 설치는 2024년 86% 증가한 뒤 2025년에는 37% 감소했고, 섬유·가죽·의류산업도 2019~2024년 연평균 115% 성장 후 2025년에는 92% 급감했다. 로봇 수요가 모든 전통산업에서 일방향으로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설비투자 사이클, 개별 업종의 자동화 경제성에 따라 변동한다는 의미다.

 

한국, ‘양적 열세’ 넘어 핵심기술도 경고등


한국의 과제는 특허 출원량 부족만이 아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기술수준 평가에서 미국을 100으로 놓았을 때, 고도 자율조작 기술에서 중국은 2022년 79에서 2024년 90으로 상승했다. 반대로 한국은 같은 기간 85에서 80으로 하락했다.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 역시 2022년에는 한국이 85, 중국이 84로 앞섰지만 2024년에는 한국 80, 중국 90으로 역전됐다.

 

이는 휴머노이드가 단순히 사람처럼 걷는 기계가 아니라, 시각·언어·힘 제어·손 조작·작업계획·안전판단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야 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더 무겁게 읽힌다. 특허의 양적 우위가 곧바로 기술적 우월성이나 사업 성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특허는 기업의 방어적 출원, 중복 출원, 국가별 제도 차이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심기술 평가와 대규모 제조 현장 보급까지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은 한국이 단순한 ‘특허 숫자 경쟁’으로 대응하기 어려움을 시사한다.

 

한국의 2025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는 약 3만대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2019년 이후 연간 설치량이 약 3만1,000대 수준에서 정체돼 왔지만, 세계 시장 순위는 여전히 4위다. IFR은 2027~2028년 자동차산업의 신규 투자가 본격화되면 한국 로봇 수요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국산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중국의 강점은 부품, 완성 로봇 조립, AI 소프트웨어, 대규모 제조수요가 결합된 통합 공급망에 있다. 전기차 산업에서 축적한 대량생산·원가절감·부품조달 역량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으로 이전되는 구조다. 한국 기업들이 감속기·모터·액추에이터·센서·배터리·로봇손 등 전략부품의 안정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확보한 작업 데이터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과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급망을 활용한 핵심부품 국산화에 나서고, 엔비디아 등 기술기업과 로봇 학습데이터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이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다만 단일 대기업의 기술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 제조 대기업의 공장, 물류센터, 병원, 건설현장, 식품공장 등을 실증 공간으로 연결하고, 중소 부품사와 로봇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상용화 경험을 축적하는 국가 단위의 생태계 전략이 필요하다.

 

이정헌 의원은 “AI와 로봇 혁신에서 1~2년의 지연도 회복하기 어려운 기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 R&D 투자와 IP 전략의 재정비를 촉구했다. 중국의 60% 특허 점유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로봇이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에 본격 투입되는 시기에 누가 표준, 부품, 데이터, 라이선스 수익을 선점할 것인가를 가르는 산업 패권 지표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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