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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다리오 아모데이의 2% 지분, 50.1% 의결권으로…앤트로픽의 초강력 지배구조 방어막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Claude)’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이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공동창업자들이 핵심 경영 의사결정을 사실상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례적 지배구조를 도입한다.

 

Reuters, cnbc, tradingview, investmentnews, forbes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에게는 주당 1표를 부여하면서도, 7명의 공동창업자에게는 전체 의결권의 50.1%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상장으로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되, 월가와 일반 주주의 단기 수익 압력으로부터 AI 안전성·공익 사명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로이터가 29일(현지시간) 입수한 앤트로픽 IPO 신청서에 따르면, 회사는 7명의 공동창업자로 구성된 ‘파운더 LLC(Founder LLC)’를 신설한다. 이 법인은 단일 클래스 F(Class F) 주식 1주를 보유하며, 공동창업자 7명 가운데 과반의 의사에 따라 이 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한다. 클래스 F 주식은 일부 이사회 이사 선임과 주주총회 안건 등 핵심 사안에서 전체 의결권의 50.1%를 갖는다. 공모로 상장하더라도 창업자 집단이 사실상 거부권을 포함한 경영 지배력을 유지하게 되는 구조다.

 

앤트로픽은 이 구조를 단순한 창업자 보호장치가 아니라 ‘미션 보존 장치’로 규정한다. 회사는 델라웨어주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PBC) 지위를 유지하며, 투자자 이익뿐 아니라 사회와 인류에 대한 공익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법적 틀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이 내세운 목표는 ‘책임 있는 AI를 통해 인류에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주주 권한은 축소


상장 후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될 클래스 A 보통주는 주당 1개의 의결권을 갖는다. 그러나 클래스 F 주식 1주가 총 의결권의 50.1%를 차지하는 만큼, 보유 지분이 아무리 넓게 분산되더라도 일반 주주가 창업자 연합의 의사결정을 뒤집기는 사실상 어렵다. 전략적 파트너가 보유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주식도 의결권이 제한되거나 최소화돼 있다.

 

앤트로픽은 투자설명서에서 이 위험을 직접 인정했다. 회사는 해당 구조가 “단기·중기·장기적인 재무적 이익 및 사업 성과와 충돌할 수 있는 결정을 낳을 수 있으며, 그 결과 클래스 A 보통주 가치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 창업자들이 안전성, 장기 연구, 사회적 영향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높은 사업 기회를 늦추거나 포기할 경우, 일반 주주는 그 비용을 주가 하락으로 감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 기술기업에서 낯선 구조는 아니다. 메타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초다수 의결권 주식을 바탕으로 약 60%의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고, 스페이스X 역시 일론 머스크 CEO에게 강한 지배력을 부여하는 이중의결권 구조를 운영한다. 다만 앤트로픽의 차이는 한 명의 창업자가 아니라 7명의 공동창업자가 과반 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집단 통치형’ 구조라는 점이다.

 

‘1인 지배’ 아닌 7인 공동통치


파운더 LLC에는 다리오 아모데이 CEO,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 톰 브라운 최고컴퓨팅책임자(CCO), AI 연구자 크리스 올라 등을 포함한 7명의 공동창업자가 참여한다. 다리오 아모데이와 다니엘라 아모데이는 2020년 오픈AI를 떠난 뒤 앤트로픽을 창업한 핵심 인물들이다. 로이터는 이들 창업자 그룹이 창업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결속을 유지해 왔다고 전했다.

 

이사회 구성에는 별도의 견제 장치가 결합된다. IPO 완료 후 다니엘라 아모데이 이사회 의장, 다리오 아모데이 CEO, 그리고 아직 지명되지 않은 이사 1명은 클래스 F 및 클래스 A 주주가 선출한다. 나머지 이사 4명은 앤트로픽의 독립 감독기구인 장기혜택신탁(Long-Term Benefit Trust)이 선출한다. 현재 신탁 수탁자에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리처드 폰테인 전 신미국안보센터(CNAS) 최고경영자 등이 포함돼 있다.

 

형식적으로는 창업자 집단이 다수 의결권을 행사하되, 이사회의 과반은 장기 공익 목표를 감독하는 신탁이 선임하도록 설계한 셈이다. 이는 창업자 지배력과 공익 감독을 동시에 유지하려는 복합 구조다. 다만 파운더 LLC와 장기혜택신탁이 실제로 독립적 긴장관계를 형성할지, 또는 창업진의 장기 전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작동할지는 상장 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AI 안전을 위한 ‘수익 포기’ 제도화


앤트로픽은 이미 안전성 때문에 일부 사업 기회를 제한하거나 늦춘 사례를 IPO 문서에서 제시했다. 사이버보안 성능이 특히 강력한 AI 모델 ‘미토스 프리뷰(Mythos Preview)’에는 접근 제한 프로그램을 적용했고, 이미지·영상 생성 모델처럼 상업성이 높은 제품군은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같은 선택이 연구와 안전성에 컴퓨팅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지배구조의 핵심 논리와 연결된다. AI 기업은 대규모 모델 학습과 추론 서비스 운영에 천문학적 컴퓨팅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동시에, 모델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사이버 공격·생물학적 악용·사회적 혼란 등 안전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 일반 상장사 체제에서는 분기 실적과 매출 성장률이 최우선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앤트로픽은 공익법인과 창업자 통제 구조를 통해 ‘수익보다 안전’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여지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구조는 투자자 관점에서 명확한 할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창업자들이 주주의 재무적 이해와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을 회사 스스로 공시했고, 일반 주주는 그 결정에 실질적으로 제동을 걸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익이라는 명분이 경영진의 책임 회피나 폐쇄적 의사결정을 정당화하는 장치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이사회 독립성·안전성 기준의 투명한 공개·신탁의 실질적 감시 기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보상은 수천만달러, 지분 80%는 기부 약정


IPO 서류의 보수 공시에 따르면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2025년 주식 및 옵션 보상을 중심으로 약 1800만달러를 받았다.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은 1640만달러를 받아 회사 내 두 번째로 높은 보수를 기록했다. 현금 급여보다 주식·옵션 보상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두 경영진의 보상은 회사 가치 상승과 직접 연동되는 성격이 강하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들은 개인이 보유한 앤트로픽 지분의 80%를 자선 목적으로 기부하겠다고 약정했다. 그러나 기부 약정의 구체적 시점, 수증 기관, 집행 조건 등은 로이터가 인용한 IPO 문서 요약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창업자의 특권 의결권에도 퇴출 및 일몰 장치는 존재한다. 공동창업자가 회사를 떠나거나 사망할 경우, 과도한 지분을 매각한 경우, 또는 ‘귀책 사유(for cause)’로 해임된 경우 파운더 LLC에서 제외될 수 있다. 창업자 또는 그 승계인이 2명 이하로 줄어들면 클래스 F 주식의 강화된 의결권은 단계적으로 일몰 절차에 들어간다.

 

최대 2조달러 몸값과 지배구조의 시험대


앤트로픽의 IPO는 AI 산업 사상 최대급 상장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이터는 앤트로픽이 지난 5월 기업가치 9650억달러 기준으로 650억달러를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IPO 기준 기업가치가 최대 2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공모가격·공모주 수·최종 상장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2조달러는 확정 가치가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의 논의 및 기대 수준으로 봐야 한다.

 

이번 사례는 AI 시대 상장사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고도의 위험을 수반할 수 있는 범용 AI 개발을 일반 상장사의 주주가치 원칙에 전적으로 맡길 것인가, 아니면 창업자와 독립 감독기구에 장기적 통제권을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다. 앤트로픽은 후자를 택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시장은 회사가 내세운 ‘공익’이 실제로 안전 중심의 장기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일반 주주의 발언권을 제약하는 경영권 방어 장치에 그치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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