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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The Numbers] 공장 멈춘 롯데네슬레, 빚 100억·현금 30억 남기고 104억 '배당잔치'…롯데웰푸드·네슬레에 52억씩

롯데·네슬레 50대50 합작사, 청산 직전 104억 배당…단기차입 100억, 현금 30억
매출 84%가 네슬레 계열 특수자거래…롯데네슬레 청산 전 104억 배당의 민낯
공장 닫고 현금 빼냈나…롯데네슬레 104억 배당, 채권자 보호는 뒷전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롯데네슬레코리아(대표이사 김태현)가 공장 중단에 이어 합작법인 해체와 청산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103억7400만원의 배당을 집행했다. 청산계획을 반영한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9억7300만원에 그쳤고, 단기차입금은 100억원이었다. 

 

청산 예정 법인의 잔여재산 처리와 주주 배당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 다만 공장 가동 중단과 청산을 앞둔 시점에 배당으로 현금이 유출되고 차입금이 남아 있다는 점은 채권자 보호, 퇴직·세금·청산비용 등 잔여채무 이행 여력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감사인은 이 재무제표에 적정의견을 냈지만, 감사의견과 별도로 청산계획을 강조사항으로 명시했다.

 

9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롯데네슬레코리아 제40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12개월 동안 103억74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발행주식 1만주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당 배당금은 103만7400원이다. 배당기준일 현재 자본금은 1억원이어서, 액면가 1만원 대비 배당률은 1만374%에 이른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롯데웰푸드와 네슬레 계열사인 소시에테 데 프로뒤 네슬레(Société des Produits Nestlé S.A.)가 각각 지분 50%씩을 보유하고 있다. 양대 주주의 보유지분 기준 배당금은 각각 약 51억8700만원으로 계산된다. 

 

 

롯데네슬레코리아측은 2025년 3월 14일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합작법인 해체계약에 동의했고, 2026년 1분기 내 제조활동과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장은 2026년 3월 가동을 중단했다. 공장 및 공장부지는 2026년 8월 10일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27일 잔금 수령을 완료했다. 회사는 2026년 9월 23일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한 뒤 10월 해산등기, 12월 31일 청산종결등기를 마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한영회계법인은 감사의견에서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중요성의 관점에서 공정하게 표시됐다고 판단해 적정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감사보고서의 ‘강조사항’에는 합작법인 해체와 공장 가동 중지, 공장부지 매각 및 청산 일정을 별도로 기재했다. 이는 감사의견 변형 사유는 아니지만, 재무제표 이용자가 청산계획을 핵심 변수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기업재무 분석 전문가는 "이번 감사보고서 숫자의 핵심은 흑자 자체가 아니라 ‘청산 전환’이다. 129억원의 영업이익과 48억원의 순이익은 정상 영업의 체력이라기보다 재고 소진, 비용 축소, 자산 처분, 청산 기준의 회계처리가 뒤섞인 결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현금 30억원 안팎, 단기차입금 100억원인 상황에서 104억원을 배당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향후 공장 매각대금이 유입되더라도, 채무·세금·퇴직·청산비용 정산보다 주주환원이 먼저 이뤄졌는지에 대한 이해관계자 검증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청산 성과가 섞인 ‘흑자’


롯데네슬레코리아의 당기 매출액은 15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 매출액은 1571억이었다. 표면상 매출은 14억원, 약 0.9% 감소했다. 그러나 전기 회계기간은 2025년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6개월, 당기는 2025년 7월 1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12개월이다. 회사도 주석에서 회계기간 변경으로 전기 6개월과 당기 12개월 간 재무자료 비교가 제한된다고 명시했다.

 

당기 영업이익은 129억400만원으로 전기 54억6400만원보다 74억4000만원 증가했다. 단순 비교상 136.2% 증가지만, 비교기준이 6개월과 12개월로 서로 달라 증가율의 의미는 제한적이다. 당기 영업이익률은 8.3%로, 전기 3.5%보다 4.8%포인트 높아졌다.

 

당기순이익은 47억71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전기에는 630억28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다만 이 역시 단순한 본업 회복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전기에는 청산계획과 관련한 유형자산 손상 및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이 대규모로 반영됐고, 당기에는 청산계획 아래 재고 소진, 영업양도, 일부 자산처분 등이 진행됐다. 

 

매출총이익은 268억9400만원으로 전기 239억3000만원보다 29억6400만원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17.3%로, 전기의 15.2%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당기 매출원가는 1288억1200만원으로 전기의 1332억600만원보다 43억9400만원 줄었다. 매출 감소폭보다 매출원가 감소폭이 컸다는 점에서 외형 축소에도 매출총이익률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마진 개선을 향후 사업 경쟁력 개선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회사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청산을 전제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만큼, 일반적인 생산·판매 체제에서 반복 가능한 원가 구조인지 판단할 근거는 부족하다. 청산 과정의 재고 처분, 비용 제거, 자산평가 방식 변경 등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용 절감 뒤 남은 차입


판매비와관리비는 139억9000만원으로 전기 184억6700만원보다 44억7600만원 감소했다. 단순 비교 시 24.2% 감소다. 다만 이 역시 전기가 6개월, 당기가 12개월인 기간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 청산 및 공장 중단으로 정상 영업비용이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어 비용 감소를 곧바로 효율성 개선으로 평가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세부 판매비와관리비 가운데 가장 큰 항목은 급여로 48억9100만원이었다. 전기 급여 53억7300만원보다 4억8200만원 줄었다. 퇴직급여는 6억1100만원으로 전기의 1억4700만원보다 늘었다. 광고선전비는 5억5900만원으로 전기 26억원보다 급감했고, 지급수수료도 37억2800만원으로 전기 53억6600만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청산 과정의 비용은 영업외손익에도 반영됐다. 당기 기타비용은 123억76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9억7300만원으로 전기말 126억600만원에서 96억3300만원 감소했다. 현금 감소액은 대부분 재무활동에서 발생했다. 당기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124억3400만원 순유출이었고, 이 가운데 배당금 지급이 103억7400만원이었다. 회사는 단기차입금 증가로 2428억200만원을 조달했지만,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상환으로 2442억1400만원을 지출했다.

 

 

당기말 단기차입금은 100억원이다. 전기말 114억1200만원보다 약 14억1200만원 감소했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 29억7300만원의 약 3.4배 수준이다. 단기차입금은 모두 유동부채로 분류됐고, 만기는 2026년 7월 8일 40억원, 7월 27일 60억원이다. 차입처는 BNP파리바로 공시됐다.

 

총부채는 187억4800만원, 자본총계는 120억9600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부채비율은 약 155.0%다. 전기말 부채비율은 약 761.2%였으나, 청산 과정에서 매입채무·기타채무와 유동기타비금융부채 등이 크게 줄면서 수치가 낮아졌다.

 

유동자산은 66억8100만원, 유동부채는 187억4800만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35.6%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면 1년 내 상환할 부채보다 1년 내 현금화할 자산이 적다는 뜻이지만, 이 회사는 청산계획에 따라 자산 매각·부채 정산이 진행되는 특수 상황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본사·계열사 거래 집중


롯데네슬레코리아의 최대주주 구조는 명확하다. 스위스 네슬레 계열사인 소시에테 데 프로뒤 네슬레와 롯데웰푸드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동등지분 합작법인이다. 감사보고서상 양측은 1인당 5000주씩, 총 1만주를 보유한다. 따라서 한쪽 주주가 단독으로 지배권을 행사하는 구조라기보다, 주요 의사결정에서 양대 주주의 합의가 필요한 공동지배 구조다.

 

그러나 회사는 네슬레 계열과 광범위한 특수관계자 거래를 지속해 왔다. 당기 특수관계자 매출은 1307억4500만원, 매입은 96억8400만원, 기타 거래는 39억1000만원으로 공시됐다. 매출액 1557억7000만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4.0%다. 청산 직전 회사의 매출 기반이 사실상 네슬레 글로벌 계열사 거래에 크게 연결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특수관계자 매출 가운데 Osem Investments Ltd.에 대한 매출이 472억85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네슬레필리핀 157억8300만원, 네스트래드 129억5400만원, 네슬레호주 106억9200만원, 네슬레캐나다 94억7900만원, 네슬레칠레 80억2600만원 등이었다. 특수관계자 매입에서는 네슬레일본이 19억8300만원, 네슬레제조 말레이시아가 30억6800만원, 네슬레호주가 7억62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의 Nestle S.A. 및 Societe des Produits Nestle S.A. 와 기술도입 계약등을 체결, 당기 기술도입료 10억7100만원(전기 기술도입료 16억8530만원)이 지급수수료로 계상됐다. 한편, 2014년 중 향후 30년간 기술도입료의 50%에 해당하는 408억4800만원을 선급했으며, 전기에 잔액 257억5690만원은 모두 선급로열티청산손실로 계상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롯데지주(주)와도 경영자문계약을 체결, 당기와 전기에 각각 1억5726만원, 3억원의 경영자문수수료가 지급수수료에 계상됐다.

 

특수관계자 채권·채무도 청산 전까지 존재했다. 당기말 특수관계자에 대한 매출채권은 전액 회수돼 잔액이 없었지만, 특수관계자 매입채무는 21억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청산을 앞두고 특수관계자 거래를 포함한 공급·판매 관계를 정리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거래조건의 적정성, 가격 산정 방식, 독립기업 원칙 충족 여부는 감사보고서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공장 팔고 남은 법인


청산계획에 따라 회사는 2026년 6월 말 기준 재고자산을 전액 제거했다. 전기말 587억5300만원이던 재고자산이 당기말에는 ‘0원’이 됐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도 503억9960만원에서 12억4500만원으로 급감했다. 유동자산은 1260억8800만원에서 66억8100만원으로 1194억7000만원 줄었다.

 

유형자산은 239억7500만원으로 남아 있다. 토지 196억1300만원, 건물 43억6300만원, 기계장치 등 일부 설비로 구성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6년 8월 공장 및 공장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잔금을 수령했다. 2026년 6월 말 기준 공장·공장부지 장부가액은 약 239억7500만원이며, 공장 매각 예정가는 347억원으로 공시됐다. 다만 매각 잔금은 재무제표 기준일 이후인 8월에 수령됐기 때문에, 당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 29억7300만원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무형자산은 1억8800만원으로 전기말 2억6000만원에서 감소했다. 사용권자산은 전기말 24억6300만원에서 당기말 ‘0원’이 됐다. 회사는 청산계획에 따라 리스계약을 종료 또는 해지해 당기말 사용권자산과 리스부채 잔액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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