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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우크라의 인터넷 생명선’ 노린 스타링크 불길…폴란드 기지 화재, 러시아식 하이브리드전 시험대

2만9500대 스타링크의 후방기지에 불…폴란드, 러시아식 교란전 의심
스타링크 전력설비 태운 화재, 우크라 인터넷 끊기 노렸나
러시아 배후는 아직 ‘미확인’…그러나 폴란드 스타링크 화재가 던진 경고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폴란드 중부의 스타링크 연계 지상국 화재가 단순 전기 사고가 아닌 방화·사보타주일 가능성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다만 러시아 연계 여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폴란드 정부의 강한 의혹 제기와 별개로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러시아 배후’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력설비·비상발전기 태운 화재

 

reuters, euronews, ukrinform, eadaily에 따르면, 9월 23일 밤(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남쪽 약 40㎞의 마조비에츠키에주 볼라 크로보프스카(Wola Krobowska) 소재 위성통신 지상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는 전력공급 설비와 배전반, 비상발전기 등을 태웠으며, 소방당국은 초기 조사에서 방화 정황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기적 합선 가능성도 여전히 조사 대상이다.

 

이 시설은 폴란드 국영 통신기업 엑사텔(Exatel)이 운영하는 통신 거점으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통한 데이터 전송에도 활용된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중·동부 유럽의 인터넷 연결을 지원하는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현장 피해 규모보다 전략적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시슈토프 가프코프스키 폴란드 부총리 겸 디지털부 장관은 화재가 “기지의 작동을 멈추게 하고 인터넷 연결을 끊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사보타주”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을 포함한 여러 기관의 인터넷 접근을 교란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사건 당일 “좋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면서도, "완전한 조사 이전에 이를 사고 또는 사보타주로 확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취지의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폴란드 보안당국 역시 "방화 가능성은 크다"고 보면서도 "구체적 동기와 배후를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불탄 시설’보다 큰 통신망 의존도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조적 통신수단을 넘어 군·민간의 핵심 디지털 인프라가 됐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장 통신과 일부 드론 운용에 수만 대의 스타링크 단말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부 발표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5만 대 이상의 스타링크 단말기가 운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폴란드가 공급한 단말기는 2만9500대 이상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 최대 공급 물량이다.

 

폴란드의 지원은 장비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폴란드 디지털부 관련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2022~2024년 우크라이나용 스타링크 단말기 구매 및 구독료에 약 3억2300만 즈워티를 지출했다. 2025년 구독료만도 7700만 즈워티를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단말기 구매보다 매월 발생하는 서비스 유지 비용이 전시 디지털 지원의 장기 부담으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상화됐지만 ‘단일 거점’ 위험은 남았다


폴란드 정부에 따르면 문제의 지상국은 화재 이후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도 현재까지 이번 화재가 자국 내 통신망이나 전선 운용에 어느 정도의 실제 장애를 초래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화재는 위성통신이 우주에 있는 위성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냈다. 스타링크 서비스는 위성, 사용자 단말기, 지상국, 광통신 백홀망, 전력설비와 비상발전 체계가 맞물려 돌아간다. 즉 위성 자체를 공격하지 않고도 지상 전력·배전·데이터 전송 거점을 노리면 통신망 운영을 교란할 수 있다.

 

특히 엑사텔 시설은 폴란드를 경유하는 데이터 전송과 우크라이나 연결에 쓰이고, 리투아니아의 유사 거점과 함께 중·동부 유럽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지역 시설 화재가 아니라, NATO 동부전선의 통신 회복력과 분산·중복망 설계를 시험하는 사건이라는 해석을 낳는다.

 

‘하이브리드전’ 경고, 증거는 별개


가프코프스키 장관은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 교리” 및 하이브리드전 양상과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전은 정규군의 공개적 무력 사용만이 아니라 사이버 공격, 통신·에너지 인프라 교란, 사보타주, 허위정보 유포, 대리세력 활용 등을 결합해 상대국의 사회·군사 체계를 압박하는 방식을 뜻한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사보타주 위험 경계 수준을 높여 왔다. 유럽 각국도 철도·공항·통신·방산시설 등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위협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관련 의혹을 반복적으로 부인해 왔고, 이번 화재와 러시아를 직접 연결하는 공개 증거 역시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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