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2026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는 농축수산물의 생산과 유통, 가공식품 가격, 배달 플랫폼, 대기업의 농어촌 상생 책임을 하나의 연결된 문제로 다루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국회 농해수위는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2026년도 국정감사 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의 건’을 의결했고, 농림축산식품부 감사가 열리는 10월 7일 CJ제일제당·삼양사·롯데칠성 경영진과 한화·포스코 관계자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농해수위 국감은 10월 7일 농식품부 감사를 시작으로 23일 해양수산부 종합감사까지 이어지며, 감사 대상은 농식품부 등을 포함한 51개 기관이다.
이번 국감의 핵심은 ‘기업 활동이 농민·소비자·입점 자영업자에게 미친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있다. 증인 명단에는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 조영식 CJ제일제당 부사장, 이운익 삼양사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 이강만 한화그룹 사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포함됐다.
기업별 신문 요지는 HMM 인수와 전직 해양수산부 고위 관료 영입, 기내식 국내산 농축수산물 사용, 담합 등 부당거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배달앱 입점업체의 원산지 표시 위반 등으로 나뉜다.

식품 담합의 비용, 소비자 가격으로 번졌나
가장 큰 관심은 CJ제일제당과 삼양사, 그리고 롯데칠성 관계자에게 집중될 ‘담합 등 부당거래행위’ 질의다. 이들은 모두 10월 7일 일반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며, 국회가 적시한 신문 요지는 동일하다. 다만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단순히 일반적인 거래 관행을 묻는 차원을 넘어, 올해 설탕·밀가루·전분·전분당 가격 담합 제재의 중심에 놓인 기업이라는 점에서 국감장의 답변 무게가 다르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식품 원재료 담합 관련 과징금은 올해에만 1조8269억원으로 집계된다. 설탕 담합 사건에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3개사가 연루돼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은 1506억8900만원, 삼양사는 1302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통보받았다. 공정위는 해당 담합의 관련 매출액을 3조2884억원으로 산정했다.
이어 공정위는 지난 5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을 포함한 7개 제분사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밀가루 공급가격과 판매물량 등을 담합했다고 판단해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7월에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상·사조CPK 등 4개 전분·전분당 제조·판매업체에 총 7475억78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는 국내 담합 사건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설탕, 밀가루, 전분·전분당은 라면·빵·과자·음료·소스·가공식품 전반에 투입되는 기초 원재료다. 따라서 이번 국감의 핵심은 ‘담합이 있었는가’라는 법적 판단을 반복하는 데 그치기보다, 가격 인상과 인하가 어떤 경로로 식품 제조원가와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됐는지, 원재료 가격 하락분이 소비자에게 충분히 환원됐는지, 거래 상대방과 납품업체에 불리한 조건이 전가되지 않았는지를 따지는 데 있다.
롯데칠성은 설탕 생산업체가 아니라 주요 음료 제조사이자 설탕 수요 기업이라는 점에서 증인 채택의 맥락이 다르다. 국회는 설탕 가격 담합이 음료 제조원가와 제품 가격에 미친 영향, 원재료 가격 변동분이 납품·유통·소비 단계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함께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증인 구도는 담합 가담 의혹 기업과 원재료 수요 기업을 같은 국감장에 세워 ‘원재료 가격-가공식품 가격-소비자 부담’의 연결고리를 검증하는 구조다.

배민 2707건, ‘플랫폼은 중개자일 뿐’인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석 대표가 참고인 명단에 오른 배경은 입점 음식점의 원산지 표시 위반 문제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통신판매중개업체에 등록된 음식점 가운데 농축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곳은 총 4020곳이었다. 이 가운데 배달의민족 입점업체는 2707곳으로 67%를 차지했다. 네이버가 642곳으로 16%, 요기요 314곳으로 8%, 쿠팡이츠 135곳으로 3%였다.
품목별 위반은 배추김치가 948건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돼지고기 795건, 닭고기 509건, 쇠고기 374건, 쌀 293건 순이었다. 소비자가 배달 주문에서 원산지 정보를 특히 민감하게 보는 김치·육류·쌀에서 위반이 집중됐다는 점은, 원산지 표시가 단순 행정 의무가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과 직결된 정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배민 입점업체의 적발 건수가 많다고 해서 플랫폼 운영사가 직접 원산지를 허위 표시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당 통계는 플랫폼에 입점한 개별 음식점의 위반 사례를 합산한 수치다. 그러나 국감의 본질은 형사·행정상 직접 책임 여부 보다, 대규모 주문 중개 플랫폼이 입점업체의 반복 위반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관리해야 하는지에 있다.
플랫폼의 법적 지위가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이유만으로 식품 정보의 신뢰성 문제에서 완전히 비켜설 수 있는지, 이번 국감에서 정책적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농어촌상생기금, 민간 약속이 세금으로 넘어가나
한화와 포스코에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저조 문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이 기금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시장 개방의 부담을 겪는 농어업·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됐으며, 애초 목표는 10년간 1조원 조성이었다. 그러나 올해 7월 기준 누적 조성액은 3255억원으로 목표액의 32.6%에 그쳤다.
출연 구조를 보면 민간기업 출연액은 1532억8000만원으로 전체의 47.1%였고, 공공기관 출연액은 1714억7000만원으로 민간보다 많았다. 민간의 자발적 기여를 중심으로 설계된 상생기금이 실제로는 공공기관 출연에 더 크게 의존한 셈이다. 10대 대기업 그룹의 누적 출연액도 852억7300만원에 머물렀다.
그룹별 누적 출연액은 포스코 58억2100만원, 한화 16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금액 비교만으로 기업별 책임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국감에서는 기업 규모와 FTA·수출의 수혜 정도, 농어촌 관련 사업 실적, 기금 출연의 지속성 등을 함께 비교하는 방식의 질의가 예상된다.
정부는 민간 출연 부족분을 재정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7년 예산안에 기금 출연금 2000억원을 신규 편성했고, 2030년까지 총 7000억원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해 당초 1조원 조성 목표를 채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농어촌 지원 재원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FTA 수혜 기업의 상생 책임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대체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를 낳는다. 국감의 쟁점도 “얼마를 더 낼 것인가”에서 “자발적 출연 구조가 왜 실패했으며, 어떤 인센티브와 공시·평가 장치로 기업 책임을 제도화할 것인가”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동원·대한항공, 농해수위 의제의 경계 넓힌다
동원그룹의 김남정 회장과 박영호 동원산업 상무는 HMM 인수 추진 여부와 전직 해양수산부 고위 관료 영입을 둘러싼 이해충돌 가능성 문제로 참고인 출석 요구를 받았다. 국회가 동원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핵심은 HMM 인수 검토의 사실관계, 자금조달 구상, 해양수산부 출신 인사의 영입 경위, 그리고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과정의 적정성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에게는 기내식에 쓰이는 국내산 농축수산물 비중과 조달 확대 방안이 질문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국내 최대 항공사 체제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기내식 식자재 조달이 국내 농어가 판로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국내산 사용 비중’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축산물·쌀·김치·수산물 등 품목별 국내산 구매액과 비중, 계약재배 여부, 산지조직 및 수협·농협과의 직거래 구조, 식품 안전과 안정 조달을 위한 장기 구매계약, 합병 뒤 기내식 조달 통합 과정에서 국내산 사용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등을 공개해야 정책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농민신문, 사장 선임을 넘어 편집권 독립으로
농민신문사에서는 김재기 대표이사와 김진철 경영지원국장이 명단에 포함됐다. 국회가 제시한 신문 요지는 농협중앙회장과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겸임을 엄격히 금지하는 정관 개정, 농민신문의 언론 독립성과 편집권 보장, 그리고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한 질의다.
이 사안은 특정 인사의 적격성보다 농협중앙회와 농민신문의 구조적 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농민신문이 농업·농촌 현안과 농협 정책을 감시하는 언론기관으로 기능하려면, 대주주 또는 영향력 있는 기관과의 관계에서 편집권 독립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사장 추천·선임 절차의 투명성, 편집국 인사와 경영진의 분리,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적 편집위원회 설치 여부 등이 국감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할 항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