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가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 22%를 기록하며 21%의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두 회사의 격차는 약 1%포인트에 불과하지만, 메모리 가격 급등과 공급 압박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 국면에 진입한 시점에 삼성전자가 선두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작지 않다.
20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 22%, 애플 21%, 샤오미 11%, 오포 10%, 비보 8% 순으로 재편됐다. 삼성과 애플의 합산 점유율은 약 43%로, 원가 상승과 유통·마케팅 비용 증가를 견딜 수 있는 대형 프리미엄 사업자에게 시장이 집중되는 흐름이 선명해졌다.
이번 1위는 단순한 판매량 경쟁의 결과라기보다, 스마트폰 산업의 수익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부품 조달 비용이 뛰면서 저가형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중국계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과 마진 방어 사이에서 압박을 받았고, 프리미엄 제품군과 공급망 협상력, 브랜드 충성도를 갖춘 삼성전자와 애플은 상대적으로 수요를 흡수했다.
전체 시장은 6.7% 감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6.7% 감소한 2억775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메모리 공급 제약과 비용 상승이 스마트폰 가격 및 제조사 수익성에 동시에 부담을 준 결과로 해석된다. IDC는 당시 시장이 메모리 위기로 인해 뚜렷하게 양극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시장 수축 속에서도 2분기 출하량을 늘렸다. IDC 집계 기준 삼성전자는 2분기 6270만대를 출하해 22.6%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5580만대, 점유율 20.1%를 기록하며 출하량을 약 15% 늘렸다. 상위 5개 제조사 가운데 삼성과 애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는 것이 IDC의 평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기 기준 집계에서는 삼성의 2분기 점유율이 23%, 출하량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9%로 나타났다. 조사기관별로 출하량 및 점유율 수치에는 집계 방식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지만, 삼성전자가 역성장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는 큰 흐름은 일치한다.
삼성의 승부처는 ‘프리미엄+제품군’
삼성전자의 선두 복귀는 특정 단일 제품의 흥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갤럭시 S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바(bar)형 스마트폰, 중저가 A 시리즈, 폴더블 Z 시리즈를 포괄하는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지역과 가격대별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직접 경쟁하면서도, 신흥국 및 중가 시장에서 대규모 판매 기반을 유지하는 드문 사업자다. 고가 제품에서는 브랜드·AI 기능·카메라·디스플레이·생태계를 앞세우고, 중가 제품에서는 가격대별 라인업을 촘촘하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시장 수축기에 경쟁사 수요를 흡수할 여지가 커졌다.
반대로 샤오미는 상반기 11% 점유율로 3위를 지켰지만, 저가형 중심의 수익 구조가 메모리 가격 상승의 충격을 크게 받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보도는 샤오미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고 전했다.
폴더블 시장, 애플 진입이 삼성 판매를 자극
폴더블폰에서는 애플의 시장 진입이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에 불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았다는 정황도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통신업계 자료를 인용해 애플이 9월 9일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한 뒤 일주일간 국내 갤럭시 Z 폴드8 판매량이 직전 주보다 약 10%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애플 제품을 본 뒤 구매를 결정하겠다’며 대기하던 소비자가 실제 공개 후 삼성 제품을 선택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에서 256GB 기준 아이폰 듀오 가격은 329만원, 갤럭시 Z 폴드8은 228만원으로 약 101만원의 격차가 난다. 미국 내 동일 용량 모델의 가격 차가 약 100달러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국내 가격 격차가 구매 결정에 더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
‘저가폰 축소, 고가폰 집중’이 새 질서
2026년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변화는 출하량 감소에도 시장 가치가 방어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소비자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제조사들이 장기간 운영체제(OS)·보안 업데이트 지원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는 더 오래 쓸 수 있는 고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원가 압박은 200달러 미만 저가 제품의 수익성을 훼손해 공급 축소와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구조에서는 출하량 1위의 의미도 달라진다. 과거에는 대규모 물량 공급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었다면, 지금은 부품 가격 변동을 감당할 재무 여력,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 결정력, 소프트웨어·AI 서비스·웨어러블을 아우르는 생태계, 그리고 지역별 유통망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1위 탈환은 이런 변화 속에서 확보한 결과다. 다만 애플과의 격차가 1%포인트 안팎에 그치는 만큼, 연간 선두 경쟁은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판매, 갤럭시 S·Z 시리즈의 수요 지속성, 메모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부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삼성전자가 되찾은 것은 확고한 독주 체제라기보다, 침체기 프리미엄 경쟁에서 선두를 다툴 수 있는 운영 체력과 시장 대응력을 입증한 1위라는 평가가 더 적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