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제주항공의 몽골 울란바토르발 인천행 여객기가 현지 급유 문제로 이륙하지 못하면서, 항공기 급유 단계의 품질관리와 비정상 상황 대응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YTN보도에 따르면, 당초 이 항공편은 17일 오후 1시 40분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급유 관련 이상이 발생하면서 운항이 중단됐다. 탑승 예정 승객은 165명이며, 이들은 12시간 넘게 공항에서 대기한 끝에 숙소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항공청은 현지 급유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항공기 제작사 보잉으로부터 해당 항공기의 비행 가능 여부에 관한 기술적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체는 보잉 737 기종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18일 다른 항공기를 현지에 보내 승객들을 인천으로 수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어떤 연료가 얼마나 잘못 주입됐는지, 실제로 ‘혼유’가 확인됐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사건의 성격을 가르는 대목은 승객 진술이다. 승객은 YTN에 제주항공 측이 “추가 급유 과정에서 다른 항공유가 들어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도에서 승객은 제트엔진용 ‘A-1’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중국 항공기들이 사용하는 다른 기름이 들어갔다는 취지로 말했다.
운항 중단은 과잉 대응이 아니다
상업용 제트 여객기에 쓰이는 항공터빈연료는 통상 Jet A 또는 Jet A-1 계열의 등유 기반 연료다. Jet A-1은 국제선 운항에서 널리 사용되는 규격으로, Jet A보다 동결점 기준이 낮아 저온 환경에서의 운용성을 고려한 연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안전성 판단은 연료 명칭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연료의 정확한 규격, 첨가제, 수분·침전물 등 오염 여부, 혼입량, 급유 후 연료계통 상태, 엔진 제조사 및 기체 제작사의 정비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다른 항공유’라는 표현은 여러 경우를 포괄할 수 있다. 같은 항공터빈연료 계열이지만 규격·첨가제·공급체계가 다른 연료가 들어갔을 수도 있고, 전혀 허용되지 않는 연료가 혼입된 상황일 수도 있다. 두 경우의 기술적 위험과 조치 수준은 전혀 다르다.
165명의 지연, 남은 책임의 문제
이번 사안은 안전 문제인 동시에 국제선 지상조업 리스크의 문제다. 항공기 운항은 항공사만의 업무가 아니라 공항운영기관, 연료 공급업체, 급유차 운영자, 지상조업사, 정비조직, 기체·엔진 제작사의 확인 절차가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다. 급유 전후의 연료 품질 확인, 급유차·탱크의 식별, 급유 기록, 이중 확인 절차, 항공사 운항통제와 현장 정비 판단 등이 어느 단계에서 작동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승객 165명이 12시간 이상 공항에 머물렀다는 점은 안전 판단과 별도로 항공사의 위기 대응 능력도 평가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장시간 지연 상황에서 항공사는 정확한 원인 설명, 대체편·숙박·식사·수하물 처리, 출입국 절차 지원, 취소·변경 희망 승객에 대한 안내를 신속하고 일관되게 제공해야 한다. 제주항공은 대체 항공기를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출발 시각과 승객별 보상·지원 범위, 수하물 처리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가 기체 결함인지, 현지 급유업체의 작업 오류인지, 연료 공급망의 식별·관리 문제인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책임 소재를 서둘러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항공유는 가격이 아니라 규격과 품질, 추적 가능성이 안전을 좌우하는 물질인 만큼, ‘다른 연료가 들어갔다’는 초기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제선 현지 급유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사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연료 부족’이 아니라 실제로 다른 규격의 연료가 혼입됐는지와 그 관리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로 좁혀지고 있다"면서 "게다가 승객들의 12시간 대기부분도 항공사의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심각한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