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다양성 지수(Diversity Index·DI)가 58.0점으로 나타나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반적인 지표가 개선됐지만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에서는 성별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고, 여성 직원이 임원으로 올라가는 비율도 남성의 25.5% 수준에 그쳤다. 여성 임원 수는 늘고 있지만 실제 임원 진입 기회에서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은행을 중심으로 전통적으로 여성 직원이 많은 금융권에서 이같은 한계가 두드러졌다.
9월 15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WIN, 회장 김미진)과 함께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94개사를 대상으로 ‘2026년 다양성 지수’를 평가한 결과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8.0점으로 집계됐다.
평가는 남성 대비 여성의 ▲고용인원 ▲근속연수 ▲급여 ▲전체 임원 ▲등기임원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 등 6개 기본 항목에 남성 임원과 비교해 여성 임원이 얼마나 다양한 직무에 포진했는지를 평가하는 ‘여성 직무 영향도’, 전체 직원 가운데 임원으로 승진한 비율을 성별로 비교하는 ‘임원 승진기회’를 가점 항목으로 반영했다.

성별로 보는 ‘임원 승진기회’는 올해 처음 추가됐다. 여성 직원 자체가 많은 기업이나 업종은 여성 임원 수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어, 단순 임원 숫자나 비중만으로는 실제 성별 격차를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전체 직원 대비 임원 비율을 성별로 비교해 임원 진입 기회의 차이를 살펴봤다.
올해 DI는 58.0점으로 지난해 57.0점보다 1.0점 상승했다. 2023년 55.2점, 2024년 56.0점, 2025년 57.0점에 이어 4년 연속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에서는 성별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졌다. 전체 고위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지난해 5.6%에서 올해 5.5%로 낮아졌다. 남성 고위임원이 3748명으로 전년보다 238명 늘어난 데 비해 여성은 220명으로 11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원 승진기회에서도 이같은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남성 직원 가운데 임원 비율은 1.4%였지만 여성은 0.4%였다. 직원 1000명당 임원 수로 환산하면 남성은 약 14명, 여성은 4명으로 여성의 임원 진입 기회는 남성의 4분의 1 수준(25.5%)에 불과했다.

고용 부문에서는 여성 직원 수와 비중이 모두 높아졌다. 올해 남성 직원은 102만1159명, 여성 직원은 36만5907명으로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26.4%를 차지했다. 여성 직원 수는 전년보다 9616명 늘었고 비중도 26.2%에서 0.2%포인트 상승했다.
근속연수 격차도 축소됐다. 남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11.1년, 여성은 8.9년으로 여성 근속연수는 남성의 80.0% 수준이었다. 지난해 77.9%보다 격차가 줄었지만 여성 근속연수는 전년과 같았고 남성이 11.4년에서 11.1년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최근 3년간 11.6년, 11.4년, 11.1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평균 급여는 남성이 1억1420만원, 여성이 8090만원으로 여성 급여가 남성의 70.8% 수준으로 집계됐다. 여전히 여성 평균 급여가 남성의 약 70%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급여 부문의 성별 격차는 큰 편이다.
임원 구성에서는 여성 비중 확대 흐름이 이어졌다. 남성 임원은 1만4407명, 여성 임원은 1315명으로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8.4%를 차지했다. 지난해 8.1%에서 0.3%포인트 높아지며 8.4%가 됐다.

등기임원에서도 여성 비중이 확대됐다. 남성 등기임원은 2400명, 여성은 377명으로 전체 등기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13.6%를 차지했다. 지난해 12.8%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등기임원에는 독립이사(사외이사)가 포함돼 있어 이를 곧바로 여성 경영진 확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업종별 DI는 은행이 71.6점으로 가장 높았고 제약 67.3점, 생활용품 64.8점, 보험 63.9점, 서비스 63.0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은 전체 DI에서는 1위를 차지했지만 여성 직원 대비 여성 임원 비율은 유통·공기업 등과 함께 전체 업종 중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여성 직원 비중은 높은데 임원 진입 단계의 성별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여성 임원의 직무 다양성 측면에서는 여신금융, 지주, 증권, 보험, 생활용품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른 업종에 비해 여성 임원이 맡는 직무의 범위가 비교적 넓은 것이다.

건설·건자재와 자동차·부품, 에너지, 조선·기계·설비, 철강, 석유화학 등은 올해도 DI가 낮은 하위 업종에 속했다. 현장·생산직 비중이 높고 전통적으로 남성 인력이 많은 제조업의 산업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업종에서는 개선 흐름도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2차전지와 철강 DI는 전년도보다 각각 1.8점, 1.3점 상승했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총 10개사가 다양성 지수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삼보모터스·셀트리온·LG화학·코스맥스·크래프톤·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한세실업·현대자동차 등 8곳이 우수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전년 대비 개선 우수기업에는 이랜드월드·제일기획 2곳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지난 9월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26 WIN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WIN과 리더스인덱스는 2020년부터 매년 DI를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 시상하고 있으며 내년 20주년을 맞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