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유한회사 나이키코리아(대표이사 체이스루이스테일러)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각각 118%, 160% 가까이 끌어올렸다. 다만 실적 개선의 직접적 배경은 판매 증가보다 매출원가 하락에 있었고, 국내 매출의 약 74%에 이르는 그룹 관계사 상품 매입과 대규모 이전가격 조정이 이익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0% 해외 지배회사 체제인 나이키코리아(주소지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152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30층)는 물류 자동화 설비와 관련해 약 660억원을 건설중인 자산으로 계상했다. 이익잉여금은 4163억원까지 늘었고 현금성 자산도 1896억원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이번 회계연도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상 배당 처분액은 0원이었다.
다만 감사보고서상 재무제표는 적정의견을 받았고, 국내 진행 소송도 없는 것으로 기재됐다. 로열티 총액과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 개인 보수 역시 감사보고서에 별도 금액으로 공시되지 않았다.
매출 5.2% 감소, 영업이익은 824억원
9월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유한회사 나이키코리아의 제16기 사업연도(2025년 6월 1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 감사보고서(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매출액은 1조7936억원으로 전기 1조8913억원보다 5.2% 감소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1조5305억원에서 1조3882억원으로 9.3% 줄었다. 원가 감소 폭이 매출 감소 폭을 웃돌면서 매출총이익은 3607억원에서 4054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판매비와관리비는 3229억7743만원으로 전기보다 0.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은 378억원에서 824억원으로 446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13억원에서 812억원으로 499억원, 160% 급증했다.
수익성 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매출총이익률은 전기 19.1%에서 22.6%로 3.5%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2.0%에서 4.6%로 2.6%포인트 올랐다.
즉 이번 실적은 외형 성장에 따른 이익 증가라기보다 매출원가 개선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구조로 해석된다. 매출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원가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이익이 확대된 것이다.

관계사 상품 매입 1조3262억원…매출의 73.9%
나이키코리아의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오스트리아 소재 NIKE GmbH가 나이키코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상위 지배기업은 미국의 NIKE Inc.다. 총 출자금은 132억6004만원이며 출자좌수는 265만2008좌다.
국내 판매법인인 나이키코리아의 사업 구조는 글로벌 그룹 공급망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제16기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상 관계사로부터 매입한 재화는 1조3262억427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의 73.9%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싱가포르 법인인 NIKE Global Trading BV Singapore Branch로부터의 재화 매입액이 1조3255억3941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법인의 상품 조달이 사실상 이 관계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관계사 거래는 글로벌 브랜드의 조달·물류·마케팅·정보기술 운영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거래이며, 부당 내부거래나 위법 행위를 뜻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매출의 약 4분의 3 규모에 달하는 관계사 상품 매입은 국내 법인의 원가율과 이익률이 그룹의 공급 가격, 이전가격 정책, 환율, 재고 운용 전략 등에 민감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매출원가에는 당기 상품 매입액 1조3842억6125만원과 함께 이전가격조정금액 마이너스 465억7823만원이 반영됐다. 이 조정은 회계상 매출원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매출 감소 국면에서 영업이익이 두 배 이상 뛴 배경을 분석할 때, 소비자 판매 호조 여부뿐 아니라 그룹 내부 공급가격과 이전가격 조정이 원가율에 미친 영향을 분리해 살펴야 하는 이유다.

물류 자동화 660억원…투자 회수는 과제
나이키코리아는 2023년 8월 물류 자동화 설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26년 6월까지로 기재됐다. 2026년 5월 31일 기준 관련 건설중인 자산은 659억8000만원이며, 별도 유형자산으로 계상된 금액도 99억2000만원이다.
물류 자동화 관련 투자 규모는 매출 감소 국면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회사의 당기 유형자산 취득액은 199억8900만원으로 전기 430억9165만원보다 53.6% 줄었다. 그러나 이미 건설중인 자산으로 누적 계상된 물류 자동화 투자액만 약 660억원에 달하는 만큼, 향후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감가상각비와 유지·운영 비용이 손익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물류 자동화는 장기적으로 재고 처리 속도, 출고 정확도, 인력 투입 효율, 배송 리드타임 및 물류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 스포츠·패션 산업에서 온라인 주문과 옴니채널 유통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을 고려하면, 공급망 효율화는 경쟁력 확보 차원의 선제 투자로도 해석할 수 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감사보고서만으로는 자동화 설비의 구체적 가동 시점, 연간 처리능력, 예상 비용절감액, 투자 회수기간, 추가 자본적 지출 규모 등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매출이 5.2% 감소한 시점에 집행된 대규모 투자인 만큼, 향후 회사가 제시해야 할 핵심 지표는 자동화 설비가 실제로 재고 회전 개선과 물류비 절감, 매출 회복으로 연결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익잉여금 4163억원, 당기 배당은 0원
나이키코리아의 자본총계는 제16기 말 5435억7822만원으로 전기보다 19.3% 늘었다. 이익잉여금은 4163억0721만원으로 24.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이익 축적도 한층 빨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에는 당기 이익잉여금 처분액이 0원으로 기재됐다. 미처분이익잉여금 4096억7719만원 전액은 차기 이월됐다. 감사보고서상 이번 회계연도에 결의된 배당금은 확인되지 않으며, 배당 관련 금액은 0원으로 나타난다.
나이키코리아는 유한회사이므로 상장사의 보통주 기준 주당배당금 개념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총 출자좌수 265만2008좌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감사보고서상 당기 배당 결의 금액은 공시되지 않았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이익잉여금이 4163억원까지 증가하고 현금성 자산도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해외 모회사 체제 아래 나이키코리아가 어떤 자본 배분 원칙을 갖고 있는지, 유보된 현금을 자동화 투자·운전자본·본사 거래·향후 배당 중 어디에 배분할 것인지는 외부 이해관계자가 주목할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현금은 1896억원, 차입금은 ‘0원’…유동성 양호
나이키코리아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제16기 말 1895억8481만원으로 전기 말 655억9227만원보다 189.0% 급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441억0640만원으로 전기 480억4098만원의 약 3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재고자산은 3159억4319만원으로 전기보다 16.2% 감소했다. 재고 감소와 이익 증가, 영업활동 현금창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것은 현금흐름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유동자산은 7401억2865만원, 유동부채는 3539억2453만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209.1%다. 통상 단기 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이 200%를 웃돈다는 점에서 단기 유동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부채총계는 3709억8761만원, 자본총계는 5435억7822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부채비율은 약 68.2%다. 재무상태표에는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이 별도 항목으로 나타나지 않아, 보고서상 금융기관 차입금 잔액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차입금이 없다고 해서 지급 의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제16기 말 매입채무는 1803억5613만원, 미지급비용은 547억3553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품 매입과 운영에 따른 영업성 채무는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로열티·경영진 보수는 비공시…국내 진행 소송도 없어
나이키코리아는 대한축구협회와 2012년 1월 1일부터 2031년 12월 31일까지 20년간 후원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계약에 따라 회사는 매년 일정 금액의 후원금과 특정 라이선스 상품 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됐다.
다만 감사보고서 주석에는 대한축구협회에 지급한 연간 후원금이나 로열티 총액이 별도 금액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계약이 나이키코리아의 판매비, 지급수수료 또는 기타 비용에 미친 구체적 영향은 감사보고서만으로 산정하기 어렵다.
인건비 관련 공시를 보면 회사 전체 급여는 806억3774만원으로 전기보다 4.3% 증가했다. 퇴직급여는 93억7877만원이다. 그러나 대표이사나 주요 경영진 개인에게 지급된 급여·상여·퇴직급여는 별도로 공시되지 않았다.
판매비와관리비 가운데 지급수수료는 282억3823만원으로 전기보다 18.5% 증가했다. 급여 증가율보다 지급수수료 증가율이 높았다는 점은 눈에 띄지만, 감사보고서가 해당 수수료의 세부 거래처와 성격을 모두 공개하지 않아 특정 비용 항목이나 특정 관계사 거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지급수수료는 홍보 및 마케팅 대행 수수료, 법률 자문 및 회계 감사 수수료, 외부 용역 및 컨설팅 비용 등과 같이 외부 전문가나 기관에 의뢰한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지급수수료의 급증은 홍보 및 광고대행사와 법무법인, 특수관계사 컨설팅 등 외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감사보고서에는 보고기간 말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이 없는 것으로 기재됐다. 외부감사인도 적정의견을 제시했다. 따라서 공개된 감사보고서 범위에서는 재무제표의 중대한 왜곡표시, 국내 진행 소송, 특정 로열티 액수, 경영진 개인 보수 등에 관해 추가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

“실적 반등”보다 거래 구조와 투자 회수 검증해야
나이키코리아의 제16기 실적은 표면적으로 강한 이익 반등이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24억원, 당기순이익은 81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현금성 자산도 1900억원에 근접했다. 재고 감소와 영업현금흐름 확대, 무차입 기조는 재무 안정성 측면의 강점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번 숫자를 단순히 영업 경쟁력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는 "영업이익 급증은 판매비 절감보다 매출원가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465억7823만원의 이전가격 조정이 매출원가에 반영된 만큼, 향후에도 같은 수준의 원가 개선이 반복될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관계사 상품 매입이 매출의 73.9%에 달하는 공급 구조다. 국내 법인의 이익률은 소비자 수요와 판매 실행력뿐 아니라 그룹의 조달가격, 환율, 재고 배분 및 이전가격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법인의 독자적 수익창출력을 측정하려면 이 두 요소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660억원이 투입된 물류 자동화 설비가 투자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향후 가동 이후 물류비 절감, 재고 회전일수 단축, 배송 효율 개선, 매출 회복 등 정량적 성과가 확인돼야 대규모 설비투자의 경제성을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이익잉여금 4163억원과 현금성 자산 1896억원을 보유하면서도 배당하지 않은 자본 배분 결정도 향후 주목해볼 부분이다"면서 "100% 해외 지배구조 아래 국내 법인이 유보 현금을 어떤 전략과 원칙에 따라 활용하는지는 향후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설명이 요구되는 지점이다"고 강조했다.
나이키코리아의 올해 성적표는 ‘매출 역성장 속 이익 급증’이라는 역설로 요약된다. 숫자만 놓고 보면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려면 관계사 공급 거래, 이전가격 정산, 물류 자동화 투자 회수, 그리고 유보자금의 활용 방향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