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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NASA “노이즈로 버린 최저에너지 신호가 84개 우주광원"… 찬드라가 연 초연질 X선원의 정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NASA 찬드라 X선 관측소의 공개 아카이브에서 그간 사실상 ‘관측 노이즈’에 가까운 것으로 취급됐던 최저에너지 X선 신호가 새로운 천체 집단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6개 은하에서 총 84개의 ‘초연질 X선원(hypersoft X-ray sources)’을 찾아냈지만, 이들이 단일 천체종인지, 백색왜성·중성자별·블랙홀을 포함한 여러 강착계의 공통적 방출 양상인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찬드라 아카이브의 ‘사각지대’

 

Newswise, iflscience, science.nasa, mirror, nature, phys에 따르면, 앨라배마대 무스타파 무히불라 연구팀은 《네이처 천문학》에 게재된 연구에서 찬드라 관측 자료를 재분석해, 가장 낮은 X선 에너지 대역에서는 검출되지만 더 높은 에너지 대역에서는 사라지는 광원들을 분리해냈다. 이들이 명명한 초연질 X선원은 고에너지 X선보다 저에너지 X선을 압도적으로 많이 내며, 그 방출 에너지 분포상 강한 극자외선(EUV) 방출도 동반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이 확보한 표본은 총 84개다. 대상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M31), 바람개비은하(M101) 등 나선은하 2개와 타원은하 4개로 구성됐다. 특히 이 광원들은 젊은 별이 활발히 만들어지는 영역뿐 아니라 늙은 별이 많은 영역에서도 함께 발견됐다. 이는 이 현상이 특정한 별 형성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관측 데이터는 1999~2017년 축적된 찬드라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과거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분석이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 X선에 집중됐고, 기기 감도가 낮고 잡음·기기 효과와 구분하기 어려운 최저에너지 채널은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재검토하며 인공 신호와 잡음을 정교하게 제거한 끝에 새 광원 집단의 흔적을 추려냈다.

 

‘새 천체’라기보다 새 방출군


이번 발견을 ‘새로운 종류의 천체’라고 단정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 단계에서 초연질 X선원은 물리적으로 동일한 천체 하나의 분류라기보다, 매우 낮은 에너지 X선과 강한 극자외선이 두드러지는 방출 스펙트럼의 범주일 가능성이 크다.

 

로잔 디 스테파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연구원은 "이 집단이 백색왜성·중성자별·블랙홀 강착계를 함께 포함하는 이질적 집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지미 어윈 앨라배마대 교수도 “초연질 X선원”이 특정 천체의 이름이라기보다 방출되는 에너지의 성격을 나타내는 표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84개의 새로운 별’을 찾았다기보다, 기존 관측 체계가 놓쳐온 고에너지 자외선 방출 강착계의 표본을 처음 체계적으로 포착했을 가능성이 더 정확한 해석이다.

 

온도 섭씨 20만~25만도


IFLScience가 연구진에게 확인한 설명에 따르면, 동반성에서 빨려 들어온 물질은 섭씨 약 20만~25만도, 화씨 약 36만~45만도까지 가열될 수 있다. 이 온도는 방출의 정점이 가시광선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 영역, 즉 극자외선과 연질 X선 부근에 형성될 수 있음을 뜻한다.

 

문제는 이 극자외선이 직접 관측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별과 별 사이 공간을 채우는 수소와 헬륨이 고에너지 자외선을 강하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지구 또는 지구 궤도 망원경에 도달하는 신호는 본래 방출의 일부, 즉 연질 X선 쪽 ‘꼬리’에 불과할 수 있다. 연구진이 본 84개는 전체 집단의 일부일 수 있으며, 실제 은하 안에는 훨씬 많은 유사 광원이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이번 성과의 핵심은 ‘밝은 새 천체의 직접 발견’만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 X선 분석이 최저에너지 영역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으면서 생긴 관측 공백을 줄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디 스테파노 연구원은 찬드라 아카이브를 정밀하게 훑어봄으로써 망원경의 ‘블라인드 스폿’을 제거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Ia형 초신성의 전구체 찾기


가장 큰 과학적 파급력은 Ia형 초신성 연구다. Ia형 초신성은 우주론에서 거리 측정의 ‘표준 촛불’로 사용되며, 우주 팽창이 가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백색왜성이 어떤 조건과 진화 경로를 거쳐 임계 상태에 이르고 폭발하는지를 놓고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일부 초연질 X선원이 동반성에서 물질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이며 핵연소를 지속하는 백색왜성이라면, 이들은 Ia형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의 전구체 후보군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천문학계는 폭발 후의 잔해와 관측 신호를 통해 Ia형 초신성을 역추적해 왔지만, 폭발 전의 모천체를 체계적으로 식별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어윈 교수는 폭발 전 단계를 포착할 수 있다면 무엇이 실제 폭발을 점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결정적 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초연질 X선원 발견 = Ia형 초신성 전구체 발견’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현재 확실한 사실은 84개 광원이 비정상적으로 부드러운 X선 스펙트럼을 보였다는 점이며, 각 광원의 중심 천체 질량, 동반성의 성질, 강착률, 핵연소 여부, 향후 Ia형 초신성으로의 진화 가능성은 추가 관측으로 확인해야 한다. 

 

은하 진화의 빈칸


두 번째 과제는 은하 속 성간가스의 이온화다. 수소·헬륨 등 성간가스에서 전자가 떨어져 나가는 이온화는 가스의 온도·화학 상태·냉각 과정과 연결되고, 결과적으로 별 형성의 속도와 은하 진화 경로에 영향을 준다. 뜨겁고 질량이 큰 별이 주요 이온화원이라는 점은 알려져 있지만, 일부 은하에서 관측되는 이온화 수준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연구진은 초연질 X선원이 내는 강한 극자외선이 이 ‘부족분’을 메우는 이온화원일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초연질 X선원이 활발한 별 형성 지역뿐 아니라 늙은 항성 집단에서도 나타났다는 관측은, 거대질량 젊은 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온화 환경에 대한 보완 가설을 제공한다. 그러나 광원 하나당 실제 극자외선 광도와 은하 전체 이온화 예산에서의 비중은 직접 측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성간가스 이온화의 해답’이라는 표현보다는, 중요한 후보 기작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가 객관적이다.

 

연구팀은 향후 허블우주망원경 등을 이용해 84개 광원의 다파장 특성을 점검하고, 더 많은 은하로 표본을 확대할 계획이다. 후속 관측의 초점은 각 광원이 실제로 어떤 밀집천체를 품고 있는지, 가려진 극자외선 방출량이 얼마인지, 그리고 백색왜성 강착계와 Ia형 초신성의 연결고리가 통계적으로 성립하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이번 발견은 우주에 완전히 새로운 물리 법칙이 등장했다는 발표라기보다, 27년 가까이 축적된 찬드라 데이터의 가장 약한 신호에서 ‘보이지 않던 개체군’을 끌어낸 성과에 가깝다. X선 천문학이 관측하기 어려운 저에너지 영역을 다시 바라보면서, Ia형 초신성의 기원과 은하 이온화라는 두 난제에 동시에 접근할 새 관측 창을 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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