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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AI 값은 내려가고, 1인 기업의 일감은 커진다”…오픈AI가 제시한 ‘일의 민주화’ 청사진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오픈AI가 “더 강력하고 더 저렴해진 AI가 개인과 기업이 해낼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힌다”는 메시지를 공식화했다. 핵심은 단순한 챗봇 고도화가 아니라, 과거에는 인력·예산·전문 조직을 갖춘 대기업만 수행할 수 있었던 조사·문서작성·고객응대·개발·분석 업무를 개인과 중소기업도 낮은 단가로 실행할 수 있게 만드는 ‘업무 역량의 가격 하락’이다.

 

 

openai, goldmansachs, seekingalpha, cryptobriefing, aibusinessweekly에 따르면,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사라 프라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 명의의 글 ‘The Work Now Within Reach’를 통해 더 높은 성능과 낮아진 비용이 사람과 기업의 생산가능경계 자체를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소비자와 기업 고객 기반을 함께 보유한 만큼, 새 AI 역량을 이미 이용자가 쓰는 제품을 통해 빠르게 배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AI 성능’보다 중요한 것은 ‘동일 성능의 가격’


생성형 AI 경쟁은 더 이상 모델의 지능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시장 전환점은 특정 수준의 AI 성능을 이용하는 비용이 얼마나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가에 있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2025년 AI 인덱스는 GPT-3.5 수준의 성능을 내는 모델의 추론 비용이 2022년 11월 100만 토큰당 20달러에서 2024년 10월 0.07달러로 내려갔다고 집계했다. 약 18개월 만에 280배 이상 하락한 것이다. 같은 보고서는 하드웨어 비용이 연간 약 30% 떨어지고, 에너지 효율은 매년 약 40%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수치는 AI가 ‘비싼 연구실 기술’에서 ‘반복적으로 호출할 수 있는 업무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기업이 외부 리서치, 문서 초안, 고객 문의 분류, 번역, 코드 점검 등을 사람이나 전문 업체에 건별로 맡겼다면, 앞으로는 AI를 업무 흐름에 붙여 수백~수천 번 실행하는 방식이 경제성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오픈AI가 이번 글에서 말한 “손 닿는 곳에 있는 일”은 이 비용 하락이 만든 변화다. AI가 사람을 일괄적으로 대체한다는 의미라기보다,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업무의 양과 복잡도를 키우는 ‘디지털 동료’가 된다는 설명에 가깝다. 예컨대 1인 콘텐츠 사업자나 소규모 유통업체도 AI에 시장조사, 경쟁사 모니터링, 고객문의 초안, 상품설명문 제작, 회의록 정리, 광고 문안의 A/B 버전 작성 등을 연속적으로 맡기면서 소규모 조직의 운영 반경을 넓힐 수 있다.

 

‘1인 팀’의 현실화…반복 업무에서 먼저 효과


생산성 효과는 이미 일부 실험과 현장 연구에서 수치로 확인된다. 샤케드 노이와 휘트니 장의 연구는 대학 교육을 받은 전문직 453명을 대상으로 직무형 글쓰기 과제를 수행하게 한 무작위 실험에서, 챗GPT 사용 그룹의 과제 소요 시간이 평균 약 40% 줄고 결과물의 품질은 약 18%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험 과제에는 보도자료, 짧은 보고서, 분석계획, 민감한 내용의 이메일 작성 등이 포함됐다.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을 활용한 66개 기업·지식노동자 7137명 대상의 6개월 무작위 현장 실험에서도 AI 사용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업무에서 먼저 효과를 냈다. 샘플 기간의 절반 이상 도구를 사용한 근로자는 주당 이메일 업무 시간이 3.6시간, 즉 31% 감소했고 문서 작성도 다소 빨라졌다. 반면 회의 시간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AI가 모든 업무를 한꺼번에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메일·자료정리·초안작성처럼 개인 단위로 표준화하기 쉬운 작업부터 바꾼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과는 오픈AI가 제시한 ‘AI 비서’의 실체를 구체화한다. AI에게 “메일을 읽고 우선순위를 분류하라”, “지난 3개월의 업계 뉴스에서 경쟁사 리스크만 뽑아달라”, “이 자료를 기반으로 임원 보고서 초안을 세 가지 톤으로 작성하라”, “고객 문의 500건에서 반복 불만을 유형화하라”고 지시하면, 사용자는 결과를 검토·수정·의사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다만 ‘1인 팀’은 자동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가 초안을 만들 수는 있어도 사실 확인, 숫자의 원출처 대조, 법률·회계·의료 등 고위험 판단, 기업의 대외 메시지 최종 승인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사 작성, 투자 판단, 공시 분석, 계약서 검토에서는 AI 결과를 원문 공시·1차 자료·전문가 검토로 교차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다.

 

중소기업은 이미 도입했지만, ‘전사 전환’은 별개


비용 하락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기술 접근 격차를 좁히고 있다. OECD의 2025년 중소기업 디지털화 관련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AI 활용 비중은 2024년 26%에서 2025년 39%로 상승했다. 특히 생성형 AI 활용 비율은 같은 기간 18%에서 26%로 늘었으며, 생산성과 혁신 목적의 도입이 가장 널리 나타났다.

 

미국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도입은 빠르다. 미국소기업기업가정책협의회(SBE Council)의 2026년 3월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82%가 최소 한 가지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고, 사용 도구의 중앙값은 5개였다. 업무 활용처는 일반 사업조사 37%, 콘텐츠 제작 30%, 마케팅 자동화·프로젝트 관리·소셜미디어 관리가 각각 25%였다. 경영자는 개인적으로 주당 중앙값 5시간, 조직 전체로는 주당 중앙값 11.5시간의 시간을 절감했다고 응답했다.

 

미국 상공회의소 재단이 2026년 5월 1070명의 중소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근로자의 절반이 직장에서 AI를 쓰고 있다고 응답했다. AI 이용자 가운데 64%는 초안 작성·요약·브레인스토밍 등 개인 생산성을 주 용도로 꼽았다. 즉 현재 시장의 주된 변화는 ‘사람을 없애는 자동화’보다 ‘사람 한 명이 처리하는 업무량을 늘리는 보조 기술’에 가깝다.

 

그러나 도입률과 전사적 성과 창출을 같은 의미로 볼 수는 없다. 맥킨지의 2025년 글로벌 조사에서 조직의 88%는 최소 한 개 업무 기능에서 AI를 활용한다고 답했지만, 전사적으로 AI를 완전히 확장한 기업은 7%에 그쳤다. AI 에이전트를 시험하거나 실험 중인 기업 비율은 62%였고, 실제로 기업 내 일부 기능에서 에이전트형 AI를 확장하는 기업은 23%였다.

 

이는 ‘챗봇 구독’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 사이에 큰 간극이 있다는 뜻이다. 많은 기업이 AI로 문서를 빨리 쓰고 리서치를 보조받는 단계에는 도달했지만, 데이터 연결, 권한관리, 업무 표준화, 성과 측정, 보안 통제까지 갖춘 운영체계로 발전한 사례는 아직 제한적이다.

 

가격 하락의 역설…싸진 AI가 ‘AI 사용량 폭증’을 부른다


AI 가격이 낮아지면 기업의 AI 지출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단가 하락은 기존 업무를 싸게 처리하게 하는 동시에, 이전에는 비용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새로 만들어낸다. 이른바 ‘수요의 확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이전에는 월간 시장 동향 보고서 한 건만 외주 조사에 의존했다면, 저렴한 AI를 통해 매일 경쟁사 뉴스와 공시를 정리하고, 영업사원별 고객 대응 문안을 맞춤 생성하며, 제품별 리뷰 수천 건을 분석하고, 회의 전후에 의사결정 메모를 자동화할 수 있다. 한 번의 AI 호출 비용이 낮아질수록 ‘AI를 쓸 만한 업무’의 경계가 넓어진다.

 

오픈AI가 비용·성능·배포 역량을 함께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델의 성능 개선이 단가 하락과 결합할 때, AI는 제한된 고급 기능이 아니라 매일 쓰는 범용 업무 레이어가 된다. 오픈AI는 100만 곳 이상의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 수치는 오픈AI의 자체 주장으로, 기업별 도입 깊이와 생산성 효과를 독립적으로 검증한 통계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승부처는 ‘AI 구매’가 아니라 ‘업무 재설계’


오픈AI의 메시지는 결국 AI 모델 판매보다 업무 재편 시장을 겨냥한다. AI가 값싸지고 성능이 높아질수록 경쟁 우위는 어떤 모델을 구독하는가보다, 어떤 업무를 쪼개고 어떤 데이터를 연결하며 어떤 단계에서 인간 검토를 넣는가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AI는 이미 ‘무엇을 대신해줄 수 있나’를 묻는 단계에서 ‘낮아진 비용으로 얼마나 더 자주, 얼마나 넓은 업무에 투입할 수 있나’를 묻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오픈AI의 이번 글은 그 변화가 기술 시연이 아니라 가격·배포·업무설계가 맞물린 산업 전환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다만 AI 비용의 하락이 자동으로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데이터 품질, 보안, 직원 교육, 검증 절차와 조직의 실행력이 갖춰질 때에만 ‘더 싼 AI’는 ‘더 큰 일’을 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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