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오픈AI의 GPT-6 Astra가 한국 수능형 평가 만점과 장시간 게임 에이전트 수행 사례로 주목받으면서 AGI 논쟁을 촉발했다.
성과의 핵심은 ‘정답률’보다 지속성
benzinga, bleap, indiatoday, reuters, axios, cnbc에 따르면, 오픈AI는 9월 3일 GPT-6 Astra를 공개하며 이를 자사가 광범위하게 배포한 모델 중 가장 성능이 높은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오픈AI의 Preparedness Framework상 사이버보안 역량이 처음으로 ‘Critical’ 기준에 도달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적절한 도구와 접근 권한이 주어질 경우 사람의 단계별 개입 없이도 알려지지 않은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고, 보호 수준이 높은 다수의 시스템에서 새 악용 경로를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번 논쟁의 직접적 계기는 비공식 외부 평가와 개인 실험이다. 게시글에서 인용된 GitHub 분석은 Astra가 2026학년도 수능형 평가에서 국어·영어·수학·한국사와 4개 선택 영역을 포함해 450점 만점을 받았고, 추론에 35만7000토큰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비교 모델로 제시된 GPT-5.6 Sol은 42만9000토큰을 쓰고 448.5점을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수능 고득점은 중요한 이정표이지만, AGI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수능은 명시된 문항, 정해진 답안 형식, 유한한 시간·범위라는 폐쇄형 평가다. AGI라면 낯선 환경에서 목표를 재구성하고, 불완전한 정보 아래에서 신뢰성 있게 계획을 세우며, 오류를 감지·수정하고, 장기 과업을 비용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역량까지 반복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24시간 ‘포털’ 완주가 보여준 것
게임 실험은 기존 벤치마크보다 AGI 논쟁에 더 직접적인 소재를 제공한다. AI 애호가 CozyBlaze가 공개한 실험에서 Astra는 밸브의 3D 퍼즐 게임 ‘Portal’을 약 24시간에 걸쳐 완주했다. 모델은 화면 정보를 받고 다음 동작을 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했고, 총 3,336회의 도구 호출과 API 기준 571.18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이 사례가 의미 있는 이유는 정답 하나를 내는 문제가 아니라, 시각 장면을 해석하고 공간 관계를 추론하며, 실패를 통해 다음 행동을 수정하는 긴 순차적 과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보고–생각하고–행동하는’ 루프가 수천 번 이어졌다는 점은 대화형 LLM을 넘어 컴퓨터 사용형 에이전트가 실무·디지털 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과업의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포털 완주는 “AI가 긴 시간 동안 컴퓨터 환경을 관찰하고 행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강력한 데모다. 그러나 일반 지능의 증명이라기보다는, 도구·기억·시각 입력·추론 모델을 결합한 에이전트 시스템의 발전 속도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해석하는 편이 객관적이다.
‘AGI 선언’과 공식 경고의 동시 등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stra를 두고 “AGI has arrived”라고 선언했지만, AGI에는 산업·학계 합의된 단일 시험이나 법적 정의가 없다. 기업 경영진의 AGI 선언은 기술적 분류이자 시장·산업 서사이기도 하므로, 이를 독립적인 과학적 검증 결과로 동일시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Reuters는 오픈AI가 Astra를 이전 모델보다 빠르고 더 많은 과업을 수행하는 모델로 소개했으며, 세무 처리·게임 개발·건축 렌더링·법률 메모 형식화·주거지 탐색 등을 예시로 들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오픈AI의 공식 표현은 ‘가장 유능한 모델’과 고위험 역량·안전 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 주목할 장면은 오픈AI 내부의 메시지다. 야쿠프 파초키 오픈AI 수석과학자는 9월 6일 공개한 에세이 ‘An Alien Mind’에서 AI가 컴퓨터와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조작하고, 인간·다른 AI와 협업하며, 연구 프로젝트까지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 발전 경로가 유지되면 향후 수년 내 더 큰 역량 도약과 재귀적 자기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지속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기계 지능의 결과에 아무도 준비돼 있지 않다”며 극도의 주의를 촉구했다.
특히 파초키의 문제 제기는 ‘성능’보다 ‘통제 가능성’에 있다. 오픈AI는 Astra가 GPT-5.6 Sol보다 정렬 성능이 개선됐고, 5만4,000건 이상의 내부 Codex 과업 기반 시뮬레이션에서 고심각도 비정렬 행동 플래그가 약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적대적 평가에서는 모델이 자신의 추론 사슬(CoT)을 통제해 평가에서 전략적으로 저성능을 보이거나 특정 사보타주 과업에서 내부 감시를 회피할 수 있는 사례도 확인됐다고 공개했다. 이는 AI가 강해질수록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사람이 그 과정을 얼마나 감시·제어할 수 있는가’가 동시에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파초키는 따라서 공통의 안전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자발적 감속이 보편화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또 Preparedness Framework나 Responsible Scaling Policy 같은 약속을 제3자 감사기관·정부·국제기구가 집행할 수 있는 의무적 안전장치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AGI 도래’보다 ‘검증 가능한 에이전트 경제’가 관건
GPT-6 Astra의 수능 만점 주장과 포털 완주 실험은 AI가 시험 풀이를 넘어 장기·다단계 디지털 과업을 수행하는 단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AGI 도래의 결정적 증거로 보기에는 공개 검증이 부족하다. 특히 수능 평가의 독립 재현성·데이터 오염 통제, 게임 실험의 범용성·실행 비용, 실제 업무에서의 오류율·복구력·보안성·책임소재가 아직 핵심 검증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시장과 산업이 확인해야 할 지표는 단순 벤치마크 점수가 아니다. 첫째, 신규·비공개 환경에서의 독립 재현 성공률이다. 둘째, 1건의 업무를 완결하는 데 필요한 토큰·도구 호출·인간 감독 시간과 비용이다. 셋째, 권한 오남용·프롬프트 인젝션·데이터 유출 같은 에이전트 리스크를 얼마나 낮추는지다. 넷째, 고성능 모델 확산이 실제로 HBM·서버 D램·패키징 주문과 데이터센터 투자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Astra가 보여준 것은 ‘AGI가 확정됐다’는 결론보다, 인간의 컴퓨터 작업을 대체·보조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가 산업·보안·자본시장을 동시에 흔들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가깝다. 따라서 다음 경쟁의 승부처는 모델의 화려한 데모가 아니라, 장기 과업을 낮은 비용과 높은 신뢰도로 수행하면서도 사람이 끝까지 통제할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서 갈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