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한국계 미국인 최초의 우주비행사 조니 김(42)이 2026년 8월 27일(현지시간) NASA를 떠나 미 해군 현역 장교로 복귀했다.
NASA발표와 Space.com 보도에 따르면, 해군 중령 계급인 Lieutenant Commander로서 해군 항공훈련 체계에서 잔여 군 복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2017년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지 9년 만이다.
조니 김의 NASA 이력은 단순한 ‘우주 체류 기록’으로 축소하기 어렵다. 그는 2025년 4월 러시아 소유스 MS-27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해 익스페디션 72·73의 비행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약 8개월, 정확히 245일 동안 ISS에 머물며 지구를 3920회 공전했고, 총 비행거리는 약 1억400만 마일, 약 1억6700만㎞에 달했다. 이는 지구 둘레 약 4만㎞를 기준으로 하면 4000바퀴가 넘는 이동거리다.
그의 임무에는 기술개발, 지구과학, 생물학, 우주의학 및 인간 대상 연구가 포함됐다. NASA는 이 연구들이 향후 장기 유인우주탐사와 우주기술 고도화에 필요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니 김은 익스페디션 73 후반기에 미국 운영 구역 책임자 역할을 맡아 ISS의 국제 모듈 운영을 총괄했다. 그의 재임 중 ISS는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도킹 포트가 동시에 점유되는 기록을 세웠다.
조니 김은 또 캐나다암2(Canadarm2) 로봇팔을 조작해 노스럽그러먼의 신형 화물선 ‘시그너스 XL’을 포획하는 첫 임무에도 참여했다. 이 화물선은 약 1만1000파운드, 약 4990㎏의 보급품을 ISS에 전달했다. ISS가 단순한 과학실험 공간을 넘어 미국·러시아·유럽·일본·캐나다 등 다국적 우주 인프라가 결합된 고난도 운영 체계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연구 수행자뿐 아니라 우주정거장 운영 책임자에 가까웠다.
NASA 내부에서도 조니 김은 미래 유인탐사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인력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우주비행사 후보 훈련을 마친 뒤 지상 관제센터의 캡콤(CAPCOM)으로 활동하며 ISS 승무원과 관제센터 사이의 통신을 담당했다. 이후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도 참여했고, 우주비행사 탐사 부문과 승무원 운영 부문에서 업무를 맡았다. NASA는 그가 익스페디션 65의 인크리먼트 리드(increment lead) 역할도 수행했다고 밝혔다.
NASA가 조니 김을 주목한 이유는 이력의 화려함만이 아니다. NASA는 그의 네이비실, 의사, 해군 비행사 경험이 임무 운영과 승무원 지원에서 고유한 관점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우주비행사는 과학자이면서 시스템 운용자이고, 장기 체류 승무원의 의료·심리·안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고신뢰 조직의 구성원이다. 전장 의무병, 응급의학 훈련 의사, 항공의무장교, 군 비행사, 우주정거장 비행 엔지니어라는 경력의 결합은 이런 복합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그는 2002년 고교 졸업 뒤 미 해군에 입대해 병원군의무병(hospital corpsman) 훈련을 받았고, 이후 기본수중폭파·네이비실(BUD/S) 과정을 거쳐 SEAL Team Three에 배속됐다. NASA에 따르면 그는 100회가 넘는 전투작전에서 의무병·저격수·항법 담당·선두요원으로 복무했다. 이 과정에서 은성훈장(Silver Star), 전투 ‘V’ 장치가 달린 동성훈장(Bronze Star Medal with Combat “V”) 등을 받았다.
군 복무 뒤에는 학문과 의학으로 경력을 확장했다. 조니 김은 샌디에이고대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의대에서 의학박사(MD)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보스턴의 매사추세츠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과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인턴 과정을 밟았다.
NASA는 그가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와 플로리다 휘팅 필드 해군항공기지에서 비행훈련을 받고, 플로리다 펜서콜라의 해군항공우주의학연구소에서 항공우주의학 교육을 이수해 해군 비행사와 비행외과의(Flight Surgeon) 자격을 함께 갖췄다고 밝혔다.
2017년 NASA의 22기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된 그는 2년간 ISS 시스템, 러시아어, 로봇공학, T-38 항공기 운용, 지질학, 생존훈련, 우주유영 준비 교육 등을 받았다. 당시 선발된 12명 가운데 한 명이었으며, 이들은 ‘더 터틀스(The Turtles)’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졌다.
NASA는 조니 김의 퇴장을 ‘이탈’보다 공공복무의 연장으로 규정했다.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은 “그의 ISS 기여는 수십 년간 NASA의 미래 임무를 형성할 핵심 과학을 진전시켰다”고 평가했다. 바네사 와이치 NASA 존슨우주센터 소장도 조니 김의 영향력이 “세대를 거쳐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니 김은 NASA 퇴임 소감에서 “우주 탐사에 기여하고 NASA에서 복무한 일은 평생의 영광이었다”며 “임무와 훈련, 하드웨어를 넘어 성공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에 대한 헌신, 우주와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 지난 10년간 얻은 교훈을 다음 여정으로 가져가 인류의 미래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조니 김의 사례는 ‘한국계 최초 우주비행사’라는 상징성만으로 읽기에는 범위가 넓다. 우주개발 경쟁이 발사체·위성·반도체·통신기술 경쟁을 넘어, 고도의 군사·의료·항공·로봇·심리·조직운영 역량을 융합하는 인재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그의 복귀는 NASA와 미군 사이의 인력 순환이 지닌 전략적 성격을 드러낸다. 우주정거장 운영, 로봇팔 운용, 유인우주선 시스템, 항공의학, 장기체류 승무원 지원 경험은 해군 항공훈련과 직접적으로 동일한 영역은 아니지만, 고위험 시스템 운영과 안전문화, 다기관 협업, 실시간 의사결정 역량이라는 측면에서 전이 가능한 자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