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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트럼프, 최대 5만달러 스페이스X 지분"…공직자 투자와 정책 사이, 이해충돌 시험대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주식을 최대 5만달러어치 매수한 사실이 공직자 재산공개를 통해 드러났다. 투자 규모 자체는 작지만, 대규모 연방 계약을 수행하는 우주·방산 기업에 현직 대통령이 간접적으로나마 경제적 이해관계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정책 결정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쟁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3일 스페이스X 주식 최대 5만달러어치를 매입했다. 우리 돈으로 6930만원 수준이다. 해당 거래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2일 서명하고 8월 22일 공개된 재산공개 서류에 포함됐으며, 6월에 이뤄진 1000건 이상 주식 거래 가운데 하나였다. 미국 연방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는 자산 가치를 구간으로 신고하도록 해 실제 매수금액과 보유 주식 수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번 매수 시점은 특히 주목된다. 스페이스X는 6월 12일 주당 135달러에 5억5500만주 이상을 팔아 약 750억달러를 조달하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IPO를 기록했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1조7700억달러였고, 상장 첫날 주가는 19% 올라 시가총액이 2조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매수는 상장 11일 뒤인 6월 23일 이뤄졌다.

 

작아 보이지만 민감한 지분


5만달러는 스페이스X의 2조달러 안팎 시가총액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규모다. 최대 투자액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지분율은 약 0.0000025%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의 의사결정이나 주가를 좌우할 수 있는 지분은 아니다.

 

그러나 쟁점은 지분율이 아니라 정책 권한과 투자 대상의 관계다. 스페이스X는 위성통신, 우주발사, 국가안보 관련 사업에서 미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는 핵심 공급업체다. 행정부의 조달, 우주산업 규제, 발사 허가, 국방·정보 분야의 사업 발주 등이 회사의 매출 전망과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매수가 백악관과 주요 정부 계약업체 사이에 새로운 재무적 연결고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0일 참모진에 상업용 우주 발사 확대를 지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 발사 확대는 스페이스X뿐 아니라 블루오리진, 로켓랩 등 민간 우주기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정책이다. 다만 재사용 로켓과 스타링크 위성통신망, 정부 발사 계약에서 이미 대규모 사업 기반을 확보한 스페이스X가 정책 수혜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기 어렵다.

 

백악관 “지수 추종형 독립 운용”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 종목 투자를 지시하거나 매매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로이터에 외부 금융기관이 대통령의 포트폴리오를 독립 운용하며, 슈와브 1000(Schwab 1000) 같은 공인 지수를 복제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누구도 투자 종목이나 매매 시점에 대해 지시·영향·의견 제시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스페이스X 편입은 특정 기업을 겨냥한 대통령 개인의 투자 판단이라기보다, 지수 편입 종목을 자동 반영하는 모델 포트폴리오의 결과일 수 있다. 실제로 테크크런치는 스페이스X가 상장에 앞서 주요 지수의 조기 편입을 위해 지수 규정 변경을 추진했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지수형 상품을 통해 스페이스X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독립 운용’은 정치적 논란을 완전히 차단하는 장치는 아니다. 백악관과 연방기관의 정책이 스페이스X 주가와 수주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해당 자산의 경제적 이익 또는 손실을 공유한다는 사실은 남는다. 특히 개별 주식을 직접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 지수형 포트폴리오를 활용했다는 점은 고의성 논란을 낮출 수는 있어도, 이해관계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반복되는 행정부 투자 논쟁


스페이스X를 둘러싼 이해관계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로이터는 켈리 뢰플러 미 중소기업청(SBA) 청장이 스페이스X 및 xAI에 각각 100만~5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xAI는 이후 스페이스X와 합병됐으며, 뢰플러 청장의 첫 xAI 투자는 투자시점과 원금에 따라 스페이스X IPO 당일 700만~26억달러의 가치가 됐을 수 있다고 피치북의 프랑코 그란다 애널리스트는 추산했다. 두 번째 투자분의 추정 가치는 220만~2540만달러였다.

 

추정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것은 미국 공직자 재산공개가 정확한 투자 원금, 취득 시점, 세부 거래 조건 대신 범위 중심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는 공개 제도가 공직자의 이해관계를 대략적으로 식별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실제 수익 규모와 정책상 이해충돌의 강도를 정밀하게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스페이스X의 IPO는 750억달러를 끌어모으며 대형 기술·우주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동시에 그 기업이 연방정부의 핵심 계약업체이고, 대통령과 일부 고위 행정부 인사가 직간접 투자자가 된 상황은 민간 우주산업의 성장과 공직 윤리 문제가 더 이상 분리된 의제가 아님을 드러낸다.

 

향후 관건은 투자 규모가 아니라, 백악관이 스페이스X 관련 계약·규제·산업 육성 정책에서 어떤 공개와 회피 기준을 제시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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