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대표 안정호)가 침대업계 최초로 세계적인 철강·소재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통한 3자 협력 체계를 완성하며, 핵심소재 공동개발 및 공급망 구축 등 초격차 행보에 나선다.
시몬스는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침대 생산시설인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를 통해 3자 협력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완성된 소재를 공급받아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과 소재 단계부터 최적화된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독보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침대의 심장, 소재부터 설계했다…포스코·고려제강과 손잡은 이유
시몬스가 포스코·고려제강과 맺은 3자 협력은 단순한 원자재 조달 계약이 아니다. 침대 매트리스의 핵심 부품인 스프링을 원소재 개발부터 선재 가공, 완제품 설계까지 묶어 관리함으로써 품질 차별화와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제조 밸류체인 선점’ 전략에 가깝다.
실제 시몬스는 포스코와의 스프링 선재 공동 연구를 통해 매트리스에 최적화된 포스코산 바나듐 특수합금강 기반의 스프링 강선을 개발했다. 이는 고려제강의 특수 선재 가공 기술을 거쳐 정밀하게 생산돼 시몬스에 공급된다. 시몬스는 축적된 숙면 노하우를 접목해 장기간 사용에도 안정적인 지지력과 내구성을 유지하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매트리스를 생산한다.
프리미엄 경쟁의 승부처, 겉감 아닌 스프링
국내 침대 시장은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넘쳐나지만 소비자가 제품 간 차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 원단, 충전재, 디자인, 유명 모델 마케팅은 빠르게 모방할 수 있지만 장기간 누적된 소재 설계와 생산공정, 공급망은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렵다. 시몬스가 철강사 포스코와 선재 가공사 고려제강을 협력 축으로 끌어들인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시몬스는 전략은 명료하다. 포스코가 매트리스에 맞춘 바나듐 특수합금강 기반 스프링 선재를 공동개발하고, 고려제강이 이를 정밀 가공한 강선으로 생산·공급하며, 시몬스가 포켓스프링 설계와 매트리스 제조를 담당한다. 완제품 제조사가 철강 소재 단계부터 개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시몬스의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2024년 포스코와의 공동 연구를 거쳐 먼저 출시됐으며, 이후 소재 수급 안정화와 품질 관리, 차세대 스프링 기술 개발 필요성에 따라 고려제강까지 포함한 3자 협력 체계로 확장됐다. 고려제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스프링 강선 생산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기업과의 동맹, 무엇이 달라지나
통상 침대업체는 규격화된 스프링 강선이나 부품을 구매해 제품을 조립한다. 반면 이번 협력은 ‘완성된 선재를 사오는 구매 구조’에서 벗어나 소재의 성분·강도·가공성·스프링 성형 적합성까지 공동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매트리스의 지지력과 내구성, 반복 압축 이후 복원력은 단순히 스프링 개수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강선의 특성, 열처리, 코일 형상, 포켓 구조, 조립 공정이 함께 작동하기 때문이다.
바나듐은 철강의 강도와 내마모성 등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대표적 미량 합금 원소다. 학계 연구에서는 바나듐 첨가량이 늘어날수록 석출강화 효과로 강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조건에 따라 연성과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결과가 제시돼 있다. 즉 ‘바나듐을 넣었다’는 사실만으로 매트리스 성능이 자동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프리미엄의 관건은 바나듐 합금강을 매트리스 스프링에 맞게 설계하고, 균일한 강선으로 가공한 뒤, 장기 반복하중을 견디는 스프링 구조로 구현하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시몬스의 3자 협력은 마케팅 문구보다 제조공정의 통제력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 포스코의 소재 기술, 고려제강의 선재 가공 기술, 시몬스의 포켓스프링·수면공학 설계가 분절되지 않고 연결되면 품질 편차를 줄이고, 문제가 생겼을 때 원소재부터 공정별 원인을 추적·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는 최저가 경쟁보다 내구성과 신뢰도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더 큰 자산이다.
침대시장 매출 1위의 다음 전략
시몬스의 공급망 고도화는 시장 선두 방어전이라는 성격도 강하다. 시몬스는 2025년 매출 3239억원을 기록해 에이스침대의 연결기준 매출 3173억원을 약 66억원 앞섰다. 시몬스는 2023년 3138억원, 2024년 3295억원, 2025년 323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 연속 침대 전문업계 매출 1위를 유지했다. 반면 에이스침대는 2025년 침대 매출이 2831억원으로 전년 3018억원보다 감소하며 침대시장 선두경쟁에서 뒤쳐진 모습이다.
형제기업 시몬스와 에이스침대가 매출 기준 선두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시몬스가 소재와 제조 경쟁력을 브랜드 전략의 중심에 둔 것은 에이스침대가 강조하는 가격·광고·유통만으로는 방어하기 어려운 경쟁 장벽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비교 대상인 포스코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9조950억원, 영업이익 1조8270억원을 기록했고, 조강 생산량은 약 3864만톤이었다. 침대용 스프링 강선 사업이 포스코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겠지만, 시몬스 입장에서는 글로벌 수준의 철강 소재 기술과 품질관리 체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프리미엄’ 주장의 검증 기준
시몬스는 이번 협력과 함께 ‘시몬스 스탠다드 5’를 제시했다. 바나듐 포켓스프링, 품질관리, 청결한 생산환경, 자체 직배송, 고객 케어를 프리미엄의 다섯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회사는 이천 공장에서 하루 약 600~700개의 매트리스를 생산하고, 매년 약 열흘간 생산설비 가동을 멈추고 점검·보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생산성보다 품질 안정성을 우선하는 운영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안전성 인증 확대도 프리미엄 경쟁의 한 축이다. 시몬스는 기존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 환경표지인증, 난연 매트리스에 UL 그린가드 골드와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인증을 더해 ‘5대 안전 키워드’를 제시했다. 다만 소비자가 인증의 실질적 범위를 구분할 필요는 있다. 예컨대 UL 그린가드 골드는 실내공기질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방출 기준을 평가하는 인증으로, 총휘발성유기화합물 기준은 220㎍/㎥, 포름알데히드 기준은 9㎍/㎥로 제시된다. 이는 내구성, 체압분산, 수면 개선 효과를 직접 보증하는 인증과는 성격이 다르다.
결국 시몬스의 이번 ‘철강 동맹’이 프리미엄의 실질적 증거가 되려면 협력 자체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장기간 사용 후 스프링 높이 변화율, 반복압축 내구성, 하중별 지지력, 제품군별 강선 사양, 불량률과 사후처리 데이터처럼 소비자가 비교 가능한 지표가 축적돼야 한다. 바나듐이라는 소재명과 포스코·고려제강이라는 협력사의 브랜드만으로 성능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침대업체가 철강 소재 개발 단계부터 밸류체인을 묶은 시도는 국내 시장에서 눈여겨볼 변화다. ‘좋은 침대’의 기준이 고급 원단과 광고 모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스프링 강선의 조성과 가공정밀도, 그리고 안정적 공급망까지 내려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시몬스가 노리는 진짜 프리미엄은 침대 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철강 소재 단계에서부터 경쟁사가 쉽게 넘기 어려운 진입장벽을 세우는 데 있다.
이종성 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 부사장은 “시몬스와 포스코, 고려제강으로 이어지는 협력 체계는 각 기업이 보유한 핵심 역량과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범적인 기업 협력 사례”라며 “이 같은 깊고 탄탄한 협력망은 시몬스만의 초격차 기술이자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의 초석으로, 누군가가 단기간에 모방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