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宇树科技)가 상하이 과학기술혁신판(커촹반) 상장 첫날 장중 공모가 대비 629%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약 4,449억위안에 도달했다.
오전 장중 890위안 수준에서도 공모가 대비 약 490% 높은 가격으로, 기업가치는 약 3,600억위안(약 75조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급등은 유니트리의 실제 성장성과 수익성에 더해, 중국 자본시장이 휴머노이드·피지컬 AI 산업에 부여한 희소성 및 정책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공모가 150.8위안에서 장중 1100위안
reuters, cnbc, indiatoday, thenextweb, chinadailyasia에 따르면, 유니트리는 19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상장해 공모가 150.8위안 대비 629.44% 오른 1100위안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가격 기준으로 공모가의 약 7.3배까지 오른 셈이다. 이후 주가는 890위안 안팎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공모가보다 490%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공모에서 유니트리는 신주 약 4044만5000주를 발행해 약 60억9900만위안, 달러 기준 약 9억달러를 조달했다. 발행 신주는 상장 후 전체 주식의 약 10%에 해당한다. 공모가 기준 상장 직후 기업가치는 약 609억9000만위안이었지만, 장중 1100위안에서는 약 4449억위안까지 불어났다.
공모 단계부터 수급은 이례적이었다. 로이터는 개인청약 경쟁률이 8000대 1을 넘어서며 상하이 커촹반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온라인 공모 물량 기준 청약 경쟁률이 5000대 1 이상, 최종 당첨률은 0.018%라고 전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청약 탈락 자금이 유통시장 매수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급등의 직접적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적은 급성장, 주가는 미래 선반영
유니트리의 기업가치가 단순한 테마성 기대만으로 형성된 것은 아니다. 회사 공시 및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유니트리의 2025년 매출은 16억9900만위안으로 전년 3억9277만위안 대비 약 332% 증가했다. 2023년 매출 1억5913만위안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2025년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2억7821만위안으로 흑자 규모가 커졌다. 주력사업 매출총이익률은 60.13%로, 일반적인 하드웨어 제조업 평균을 크게 웃돈다. 비경상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5억9075만위안으로 집계됐다. 다만 회계상 순이익과 조정 순이익 사이에 큰 차이가 난 이유는 약 3억4900만위안의 주식보상비용이 관리비로 반영됐기 때문이며, 이는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는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핵심은 이 실적이 상장 후 주가를 온전히 정당화하느냐다. 공모가 기준 유니트리의 밸류에이션은 2025년 매출의 35.89배, 이익의 219.23배 수준이었다. 이는 중국 일반장비 제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약 38.56배를 크게 상회한다. 장중 1100위안 기준 시가총액 4449억위안은 2025년 순이익 2억7821만위안의 약 1600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현재 이익보다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의 산업 표준화, 대량 생산, 글로벌 점유율 확대 가능성에 가격을 매기고 있는 셈이다.
‘인간형 로봇 1호 상장사’ 희소성
유니트리는 중국 A주 시장에서 처음으로 상장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다. 홍콩시장에는 유비테크(UBTech), 도봇(Dobot) 등 로봇 기업이 상장돼 있지만, 중국 본토 투자자가 휴머노이드·범용 로봇 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대표 종목은 사실상 유니트리가 첫 사례다.
이 같은 희소성은 중국의 산업정책과도 맞물린다. 중국은 제조업 자동화, 핵심부품 국산화, 인공지능의 물리적 구현을 뜻하는 피지컬 AI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유니트리는 텐센트, 알리바바, 딥시크 등 중국 기술기업의 투자·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창업자 왕싱싱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민간 기술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국가 지원 기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유니트리는 모터, 감속기, 컨트롤러, 라이다(LiDAR) 등 로봇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생산하는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은 5500대를 넘어 세계 시장 점유율 32.4%로 1위였고, 누적 4족 보행 로봇 출하량은 3만3000대를 넘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60%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지난 7월 말까지 여러 모델을 합쳐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1만8000대를 생산·인도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매출은 약 11억5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4% 증가했다. 연구·교육, 산업 점검, 보안 순찰, 재난 구조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은 유니트리가 단순 전시용 로봇 기업에서 산업 적용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근거다.
‘상업화 속도’가 75조원 검증한다
그러나 상장 첫날의 폭등이 곧 산업의 수익성 검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CNBC는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매출 가운데 약 4분의 3이 2025년 1~9월 연구·교육 분야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산업용 매출 역시 기업 견학·시연 등에서 비롯된 비중이 적지 않아, 반복적이고 대량의 현장 수요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성장률 둔화도 점검해야 한다. 유니트리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약 4억2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49% 증가했지만, 전년도 연간 매출 증가율 332%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는 낮아졌다. 같은 기간 비경상 항목을 제외한 순이익은 약 52.55% 감소했다. 연구개발과 마케팅 투자 확대가 이익률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장성도 아직은 확정된 결론이 아니다. 유니트리 스스로 투자설명서에서 로봇 손의 정밀도와 내구성이 대규모 상업화를 제한할 수 있으며, 상용화 진전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로봇이 춤추고 무술을 하는 시연 능력과 공장·물류·가정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반복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 사이에는 여전히 기술적·경제적 간극이 존재한다.
해외 사업 역시 변수다. 유니트리의 2025년 해외 매출은 7억3166만위안으로 주력사업 매출의 43.65%를 차지했다. CNBC는 미국 매출 비중이 약 13%에 이른다고 전하면서, 미국의 중국산 휴머노이드 및 4족 보행 로봇 수입 규제 강화가 회사의 해외 확대 전략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유니트리 상장은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에 최초의 A주 ‘가격 기준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75조~90조원대는 현재 실적이 아니라, 기대를 압축한 가격"이라면서 "이제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지표는 로봇 시연 영상의 조회 수가 아니라 산업 고객의 재주문율, 대량 생산 시 원가 절감, 현장 가동시간, 그리고 수익성 있는 해외 매출의 지속 여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