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3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0℃
  • 흐림강릉 18.9℃
  • 흐림서울 19.3℃
  • 맑음대전 17.9℃
  • 맑음대구 18.6℃
  • 맑음울산 19.2℃
  • 맑음광주 20.6℃
  • 흐림부산 23.2℃
  • 맑음고창 17.1℃
  • 맑음제주 22.5℃
  • 흐림강화 17.6℃
  • 맑음보은 14.9℃
  • 맑음금산 15.4℃
  • 맑음강진군 18.9℃
  • 맑음경주시 16.8℃
  • 구름많음거제 21.6℃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AI,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다"…이집트 시각장애 청년의 AI, 140개국으로 확장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5년 전 시력을 잃고 카이로에 사는 여학생 카렌 모라드(16)는 지난 6월 케냐 사파리에서 메타 스마트글라스와 스크라이브미(ScribeMe)를 사용했다.

 

앱은 동물의 종류뿐 아니라 사용자와의 거리, 움직임과 행동을 지속적으로 음성 설명으로 전달했고, 카렌은 로이터통신에 “이런 일이 가능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정말 이루어졌고, 정말 볼 수 있게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생성형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이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문서 판독’에서 ‘공간·상황 인지’로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앱을 개발한 사람은 카렌의 오빠인 마크 모라드로, 역시 시각장애인이다. 이집트의 시각장애 대학생 마크 모라드(20)가 개발한 AI 접근성 앱 ‘스크라이브미’가 140개국 수천 명의 사용자에게 쓰이고 있다. 개인의 시각 상실 경험에서 출발한 이 서비스는 문서 읽기를 넘어 스마트폰 카메라와 메타 스마트글라스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 음성으로 해석하는 ‘AI 보조 시각’ 도구로 진화했다.

 

실명 경험이 만든 접근성 기술

 

thenews, channelnewsasia에 따르면, 마크 모라드는 2018년부터 시력 저하를 겪기 시작했고, 희귀 시신경 질환으로 인해 결국 시력을 잃었다. 남매는 2021년 말 완전 실명 상태가 됐으며, 마크는 약 3년, 카렌은 약 6개월에 걸쳐 시력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교육 과정에서 더 선명해졌다. 기존 화면낭독기는 텍스트를 읽어줄 수 있어도 차트·도표·수식 등 시각적 구조가 복잡한 자료 앞에서는 사용성이 크게 떨어졌다. 마크는 해외 접근성 앱 개발자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고, 이후 유튜브 강좌로 코딩을 독학해 2023년 작동 가능한 초기 버전을 개발했다.

 

초기 스크라이브미의 핵심은 문서와 이미지의 내용 설명이었다. 그러나 2024년 보다폰 이집트의 ‘AI Assistive Tools Hackathon’에서 성과를 내며 공동창업자를 확보했고, 서비스 범위도 문서 스캔을 넘어 실시간 카메라 기반 질의응답과 주변 환경 설명으로 확대됐다.

 

52개국에서 140개국으로


서비스의 확장 속도는 비교적 뚜렷하다. 미국 카이로대(AUC)가 올해 4월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스크라이브미는 당시 52개국 사용자에게 도달한 상태였다. 이후 로이터가 8월 18일 보도한 최신 수치에서는 사용 국가가 140개국으로 늘었다. 단순 국가 수 기준으로 약 88개국, 약 169% 증가한 셈이다.

 

앱스토어 등록 정보도 로이터 보도와 일부 차이를 보인다. 로이터는 앱이 20개 언어를 지원한다고 전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는 영어·아랍어·프랑스어·독일어·힌디어·일본어·러시아어·스페인어 등 14개 언어가 표시돼 있다. 이는 플랫폼별 제공 언어가 다르거나, 보도 시점과 스토어 메타데이터 갱신 시점이 다를 가능성을 시사한다.

 

 

‘AI 보조 시각’의 작동 방식


스크라이브미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포착한 장면을 AI가 분석한 뒤, 사용자의 질문에 음성으로 답하거나 장면을 묘사하는 방식이다. 문서·이미지 설명, 사물 및 공간 인식, 카메라 기반 실시간 질문 응답이 주요 기능으로 소개됐다. 메타 스마트글라스와 연결하면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계속 들고 있지 않아도 되어, 보행 중 지팡이를 잡거나 물건을 다루는 데 두 손을 쓸 수 있다.

 

이 기능은 기술적으로 ‘완전한 시력 회복’이 아니라 카메라·AI 모델·음성 인터페이스를 결합한 정보 전달 체계에 가깝다. 따라서 조명, 네트워크, 카메라 시야, 모델의 객체 인식 정확도에 따라 결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보행 안전이나 위험 상황 판단을 앱의 음성 설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흰지팡이·보행 보조·현장 안전수칙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과장해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스마트글라스 연동은 접근성 기기 시장에서 중요한 변화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들어 카메라 방향을 맞춰야 했다면, 안경형 기기는 시선 가까이에 있는 카메라를 활용해 보다 자연스러운 ‘핸즈프리’ 경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크라이브미는 지난 8월 베타 단계를 거쳐 메타 AI 스마트글라스 통합 기능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시장성보다 중요한 언어 접근성


스크라이브미가 내세우는 차별점 중 하나는 아랍어 지원이다. 마크 모라드는 경쟁 도구들에서 아랍어 지원 공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AI 접근성 서비스가 영어권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기능 자체가 존재하더라도 이용자에게는 사실상 접근 불가능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언어 현지화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핵심 인프라에 가깝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근거리 또는 원거리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은 최소 22억 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10억 명의 시각 문제는 예방 가능했거나 아직 적절한 치료·교정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경우다. 또한 저소득국에서 안경이 필요한 사람의 약 3분의 2가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적 치료와 보조기기 접근성이 동시에 부족한 환경에서, 저비용 스마트폰 기반 AI 서비스는 보완적 접근성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무료 진입, 유료 기능의 과제


스크라이브미는 아이폰·안드로이드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추가 기능은 월 20달러 또는 연 200달러 구독 방식으로 제공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간 결제를 기준으로 하면 월 결제 12개월치인 240달러보다 40달러, 약 16.7% 저렴하다.

 

스크라이브미의 의미는 ‘AI가 시각을 대체한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시각 정보가 중심이었던 문서, 교실, 상점, 거리와 여행지에서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정보의 통로를 넓힌 데 있다. 이집트의 한 실명 청년이 개인적 결핍을 해결하려 만든 앱이 140개국으로 확장한 과정은, 접근성 기술의 성패가 고성능 모델 자체보다 당사자 문제의 정확한 이해, 언어 지원, 일상 환경에서의 실제 사용성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이슈&논란] "팀 쿡도 갤럭시로 갈아탔다"…삼성전자의 조롱 마케팅(미스디렉션 바이럴)이 폴더블 전쟁에 던진 신호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공개 직후, 애플 수장과 동명이인인 뉴질랜드 남성을 전면에 내세운 ‘팀 쿡이 갤럭시로 갈아탔다’는 광고를 선보였다. Reuters, 9to5mac, abcnews, phonearena, gadgets360에 따르면, 짧은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이 캠페인은 ‘폴더블 원조’ 이미지를 선점한 삼성이 애플의 시장 진입을 계기로 기술 리더십과 소비자 전환 욕구를 동시에 자극하려는 고밀도 소셜미디어 전쟁으로 해석된다. 동명이인 광고의 설계 삼성전자 뉴질랜드 법인은 11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갤럭시 Z 폴드8을 든 ‘Tim Cook’의 사진과 함께 “큰 소식입니다. 팀 쿡이 갤럭시로 갈아탔습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이어 “바로 그 팀 쿡입니다. 파머스턴노스의 팀 쿡”이라며 대상이 애플의 전·현직 경영진이 아닌 뉴질랜드 현지 동명이인임을 밝히고, “어떤 팀 쿡을 떠올렸느냐”고 되물었다. 이름을 크게, 정정 정보를 작게 배치해 소비자의 즉각적 연상을 활용한 전형적인 ‘미스디렉션(misdirection)’형 바이럴 광고다. 광고의 핵심은 팀 쿡 개인을 직접 모델로 사용하거나 사실과 다른 구매 전환을

[빅테크칼럼] “AI 곡괭이=한국 주식, 부의 소비=럭셔리, 기후 해답=물”…블룸버그가 꼽은 1만달러의 세 갈래 투자지도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커지는 국면에서,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한국 주식과 럭셔리, 물 관련 기업을 유망 투자처로 지목했다. 표면적으로는 반도체·소비재·인프라로 나뉘지만, 이들의 공통분모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초고액자산가의 소비 지속성, 기후변화가 만드는 물 부족이라는 장기 구조 변화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1만달러의 투자처를 묻는 기획에서 한국 주식, 럭셔리 기업, 물 관련 기업을 주요 후보로 제시했다. bloomberg, tradingkey, markets, mckinsey에 따르면,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미 악재가 가격에 반영됐거나 중장기 성장 동력이 뚜렷한 영역을 찾는 자금의 시선이 세 갈래로 압축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논리는 단순하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으면서도,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AI 수혜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블랙록의 러스 쾨스테리히 글로벌 투자전략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