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SK텔레콤 정재헌 대표와 LG유플러스 홍범식 대표가 2026년 상반기 각각 17억500만원, 18억1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두 CEO 보수의 약 60%는 상여금이었고, 회사들은 AI·AX 전환과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 수익성 개선을 핵심 보상 근거로 제시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상반기 CEO 보수 공시는 국내 통신업계 경영진 보상 체계가 기존 통신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넘어 AI 인프라와 AX 성과에 얼마나 연동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AI 사업의 고성장이 단기 수치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현금흐름과 주주가치 확대로 이어질지, 경영진 보상에 대한 시장의 검증도 더 엄격해질 전망이다.
홍범식 18억·정재헌 17억…상여가 보수의 60%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상반기 급여 7억2600만원, 상여 10억8900만원, 기타 근로소득 100만원을 합쳐 총 18억1600만원을 받았다. 현직 통신 3사 CEO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상여금 비중은 전체 보수의 약 60.0%에 이른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도 급여 7억원, 상여 10억원, 임원 복리후생 등 기타 근로소득 500만원을 더해 17억500만원을 수령했다. 상여 비중은 약 58.7%다. 정 대표 보수는 전년 동기보다 13.3% 증가했다.
홍 대표의 전년 동기 대비 보수 증가율은 154.3%로 집계됐다. 다만 비교 기준이 되는 지난해 상반기 보수 자체가 7억1400만원 수준이었던 만큼, 단순한 증가율보다 보상 산정의 성과 기준과 지속성을 함께 봐야 한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SKT, ‘AI DC 성장’이 상여 근거
SK텔레콤은 정 대표의 급여와 상여 산정에 고객 신뢰 회복, AX를 통한 이동통신사업 경쟁력 강화, AI 인프라 사업 주도, AI B2B 사업의 구체적 성과 등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상여의 경우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약, 정부 GPU 임차지원 사업 공급사 선정,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팀 구성, ‘에이닷 4.0’ 출시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실적만 놓고 보면 AI 인프라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SK텔레콤은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3% 증가했고,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362억원으로 92.5% 늘었다. AI B2B·B2C 매출 역시 클라우드 수주 확대 영향으로 6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그러나 통신 본업의 흐름은 AI 사업과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이동통신 매출은 무선 가입자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회사의 AI 전환 전략이 신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와 별개로, 전통 통신사업의 고객 기반과 수익성 방어가 동반돼야 보상 논리의 설득력이 커질 수 있다.
LGU+, 수익성 개선과 AX 보상 연결
LG유플러스는 홍 대표의 상여 산정에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5조5000억원, 영업이익 8921억원을 달성한 점과 AX 기반 수익구조 효율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성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장기과제 성과 등을 고려해 평균 임원 연봉의 75% 수준으로 상여금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2026년 2분기 실적도 수익성 중심의 개선을 나타냈다. LG유플러스는 연결 기준 영업수익 3조6949억원, 서비스수익 3조765억원, 영업이익 34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1% 늘어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수익 대비 영업이익률은 11.2%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LG유플러스의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와 기업인프라 성장, 비용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매출 외형이 감소한 상황에서 고정비 효율화와 고수익 사업 비중 확대가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는지가 향후 AX 성과보상의 핵심 검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현 CEO 공시 제외…전임 CEO는 12억
KT는 3월 말 취임한 박윤영 대표의 상반기 개인별 보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상 개인별 보수 공시 대상은 보수총액이 5억원 이상인 이사·감사이며, 박 대표는 상반기 재직 기간이 약 3개월에 그쳐 해당 기준에 미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3월 30일 퇴임한 김영섭 전 KT 대표의 보수는 총 12억400만원으로 공시됐다. 급여 1억3900만원, 상여 4억5800만원, 기타 근로소득 800만원, 퇴직소득 5억9900만원으로 구성됐다. 퇴직소득이 전체 금액의 약 49.8%를 차지한다.
KT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6799억원, 영업이익 64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1%, 36.1% 감소했지만, 부동산 개발사업에 따른 전년도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가 실적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다. 반면 AI·클라우드 중심 AX 매출은 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AI 성과보상’의 다음 질문
이번 공시의 핵심은 CEO 보수 규모 자체보다 상여의 근거가 AI·AX 성과로 빠르게 이동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AI DC 매출 92.5% 증가, LG유플러스는 AIDC 매출 28.9% 증가를 제시하며 신사업 성과를 보상 논리로 삼았다.
하지만 경영진 성과보상이 주주와 고객의 신뢰를 얻으려면 단기 프로젝트 수주나 특정 분기 실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의 자본지출 대비 수익률, AI 서비스의 반복 매출과 수익성, 통신 본업의 가입자·매출 방어, 고객 신뢰 지표, 그리고 장기 총주주수익률(TSR)과의 연계가 함께 공개돼야 한다.
통신 3사의 AI 경쟁이 인프라 구축 단계를 지나 수익성 검증 단계로 진입하는 만큼, 보수위원회 역시 “AI를 추진했다”는 정성적 설명보다 “AI가 얼마의 현금흐름과 기업가치를 만들었는가”를 중심으로 성과보상 기준을 더 투명하게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