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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동산

[The Numbers] 최태원 ‘9440억 재상고’ 得일까 失일까…‘법정·재원·지배력' 변수는 SK㈜ 주가

CXO연구소, 최태원 회장 보유 SK㈜ 주식평가액 변동 분석
최태원 보유 SK㈜ 지분가치 대비 재산 분할금 부담률 2년 전 67%대→최근 10%대로 급락
SK㈜ 주가 1만원 달라질 때마다 최태원 지분가치 약 1298억원 변동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를 결정하면서 이번 선택이 최 회장에게 경제적으로 득(得)이 될지 실(失)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8월 16일 최 회장의 재산분할액과 SK㈜ 보유지분 가치, 향후 재산분할금 마련 가능성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번 재상고의 경제적 득실을 가를 핵심 변수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두 가지는 대법원에서 재산분할액을 얼마나 추가로 낮출 수 있는지 여부와 최 회장의 핵심 자산인 SK㈜ 주가가 어느 수준을 유지하느냐다.

 

특히 2년여 사이 최 회장의 재산분할 부담을 둘러싼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2024년 2심 당시 재산분할액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가치의 67.3%에 달했지만, 지난 7월 파기환송심 선고 때는 이 비율이 11.5%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4년 5월 2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297만5472주의 평가액은 같은 해 5월 30일 기준 2조514억원 수준이었다. 재산분할액이 SK㈜ 보유지분 가치의 67.3%에 달한 것이다.

 

쉽게 말해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가치 100원 가운데 67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산분할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재산분할금 마련 과정에서 SK㈜ 지분과 그룹 지배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2년여 만에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재산분할액은 9440억원으로 낮아졌다. 2심보다 4368억원, 31.6% 줄었다. 여기에 SK㈜ 주가까지 크게 상승하면서 최 회장이 체감하는 재산분할 부담은 금액 감소폭보다 더 빠르게 낮아졌다.

 

2024년 2심 당시 67%대였던 ‘SK㈜ 지분가치 대비 재산분할 부담률’은 파기환송심 선고 때 1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산분할금의 절대 규모는 여전히 1조원에 육박하지만 이를 감당할 최 회장의 ‘주식재산 체력’은 2년 전과 크게 달라진 셈이다.

 

실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평가액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움직였다. 1심 선고일인 2022년 12월 6일 2조7183억원 수준이던 주식가치는 2024년 2심 선고 무렵 2조514억원으로 떨어졌다. 대법원 선고 때인 2025년 10월 16일에는 2조8351억원으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2조원대였다.

 

그러다 올해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6월 25일 SK㈜ 주가가 종가 기준 85만8000원까지 상승하면서 최 회장의 보유지분 가치는 11조1329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7월 24일에는 8조1745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조9584억원 감소했고, 같은 달 30일에는 6조원대까지 내려갔다. 이달 14일 기준으로는 7조5906억원 수준이다. 불과 수주 사이 최 회장의 주식재산이 수조원씩 움직인 것이다.

 

첫째 ‘법정의 계산’…재산분할액 얼마나 더 줄일까

 

재상고를 통해 최 회장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는 재산분할액의 추가 감소다. 현재 파기환송심에서 결정된 9440억원이 향후 8500억원으로 낮아지면 940억원, 7500억원이면 1940억원, 6500억원까지 내려가면 2940억원의 부담을 추가로 덜게 된다.

 

반대로 재상고를 통해 판결이 다시 변경되지 않아 9440억원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에게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가 현실적인 과제로 떠오른다. 결국 최 회장 입장에서는 법률적으로 재산분할액을 낮추는 것과 동시에 9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투트랙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둘째 ‘재원의 계산’…현금으로 얼마까지 충당할까

 

우선 생각할 수 있는 1차 재원은 최 회장이 그동안 보유주식에서 받은 배당금과 계열사 급여 등을 통해 축적한 현금성 자산이다. 최 회장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10년간 SK㈜에서 받은 배당금만 7755억원을 넘고, SK㈜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급여까지 합하면 수령액은 8822억원을 상회한다.

 

그렇다고 과거 수령한 배당금과 급여가 현재 그대로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세금뿐 아니라 소비·투자·대출 상환 등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 규모는 외부에서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일정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우선 투입하고 부족분을 SK㈜ 지분을 활용해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예컨대 현재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재원을 3000억~4000억원 안팎으로 가정할 경우 9440억원 가운데 약 30~40%를 우선 충당하고, 나머지 5000억~6000억원 정도를 별도 방식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어디까지나 가용 현금자산 규모를 전제로 한 시나리오다.

 

셋째 ‘지배력의 계산’…SK㈜ 지분 얼마나 활용할까

 

부족한 5000억~6000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최 회장의 핵심 자산인 SK㈜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표적인 방법은 SK㈜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거나 필요할 경우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주식담보대출 역시 한계가 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운데 일부는 이미 담보대출과 질권 등이 설정돼 있다. 확인 가능한 기존 대출 규모만 43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추가로 수천억원을 빌릴 경우 이자 부담과 담보유지비율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시장 여건과 개인별 대출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연 3~6% 수준의 금리를 가정하면 5000억원을 추가로 빌릴 경우 연간 이자 부담만 150억~300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 기존 대출까지 합치면 전체 차입 규모가 1조원 안팎으로 커질 가능성도 있어 담보대출만으로 재산분할금을 충당하는 것이 반드시 최적의 선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일부는 담보대출을 받고 일부는 SK㈜ 지분을 직접 매각하는 방식도 가능한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이때 가장 중요한 변수가 SK㈜ 주가다. 주가가 높을수록 같은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하거나 처분해야 하는 주식 수가 줄어든다. 이는 최 회장의 SK㈜ 지분율과 그룹 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유리하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같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활용해야 한다. 결국 최 회장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9440억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보다 ‘SK㈜ 지분을 얼마나 적게 활용하면서 9440억원을 마련할 수 있느냐’로 압축된다.

 

SK㈜ 1만원 움직이면 최태원 주식재산 1298억원 변동

 

최 회장은 현재 SK㈜ 주식 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 계산하면 SK㈜ 주가가 1만원 움직일 때마다 최 회장의 보유지분 평가액은 약 1298억원씩 변한다. 주가가 5만원 움직이면 약 6488억원, 10만원 변하면 약 1조2975억원의 평가액 차이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 7월 24일 파기환송심 선고 당시 SK㈜ 주가는 63만원이었지만 6일 뒤인 30일에는 46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25.7% 하락한 것이다. 이후 이달 14일에는 일부 회복했지만 파기환송심 선고 당시와 비교하면 최 회장의 SK㈜ 지분 평가액은 5800억원 이상 줄어든 상태다.

 

이는 재상고를 통해 재산분할액을 1000억~3000억원 낮추는 것 못지않게 SK㈜ 주가 흐름이 최 회장의 전체 재산가치와 향후 자금조달 여건에 중요한 변수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재산분할액 감소는 실제 지급해야 할 현금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고, 주가 변동에 따른 보유지분 평가액 변화는 미실현 평가손익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성격은 다르다.

 

따라서 두 금액을 단순히 동일한 손익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SK㈜ 주가가 향후 담보대출이나 지분 매각 과정에서 직접적인 자금조달 조건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주가의 중요성은 작지 않다.

 

 

SK하이닉스 주가도 변수…32거래일 중 27일 같은 방향

 

최근 SK㈜ 주가 향방을 살펴볼 때 SK하이닉스 기업가치도 눈여겨볼 변수다. SK그룹의 주요 지분구조는 ‘최태원→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진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가치가 상승하고, 이는 SK스퀘어와 이를 지배하는 SK㈜의 투자자산 가치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올해 7월 이후 SK㈜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을 비교한 결과 32거래일 가운데 27일(84.4%)에서 전일 대비 등락 방향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두 종목이 상당 기간 동반 상승하거나 동반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의미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지난 7월 30~31일이다. 최 회장은 30일 처음으로 SK하이닉스 주식 약 48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공교롭게도 다음 거래일 SK하이닉스 주가는 132만2000원에서 171만8000원으로 29.95% 급등했고, 같은 날 SK㈜ 주가 역시 46만8500원에서 55만7000원으로 18.89% 상승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새로 취득한 SK하이닉스 주식에서는 하루 만에 10억원 넘는 평가이익이 발생했고, 기존에 보유한 SK㈜ 지분 평가액은 하루 만에 약 1조1483억원 정도 증가했다. 물론 최 회장의 주식 매입과 두 종목의 상승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와 SK㈜ 주가가 동조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향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SK하이닉스 기업가치 상승이 SK㈜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최 회장에게는 자금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SK㈜ 보유지분 가치가 높아지는 동시에 담보대출이나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재산분할금을 마련할 때 활용해야 할 주식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SK㈜ 주가까지 동반 하락한다면 최 회장의 주식재산은 감소하고 같은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해야 하는 SK㈜ 주식 수는 늘어날 수 있다.

 

SK실트론도 재원 후보…문제는 ‘가격보다 시간’

 

SK실트론 지분을 활용해 재산분할금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거론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핵심 변수는 지분가치 자체보다 실제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우선 최근 협상이 진행된 SK㈜ 보유 SK실트론 지분 거래부터 마무리돼야 한다. 관련 지분 정리가 모두 끝나는 시점은 빨라도 2027년 1월경이다.

 

이후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에 대한 별도 협상과 거래 절차까지 이어질 경우 실제 현금을 확보하기까지는 추가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최 회장이 증권사와 맺은 TRS 계약 만기도 2027년 8월 말경이다.

 

결국 SK실트론 지분은 최 회장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잠재 자산이지만 재산분할금 지급 시점에 맞춰 곧바로 동원할 수 있는 ‘즉시성 재원’인지 여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SK실트론 지분을 매각해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 못지않게 필요한 시점까지 실제 현금화가 가능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법정·재원·지배력’ 세 계산의 공통분모는 SK㈜ 주가

 

결국 최 회장의 ‘9440억원 손익계산서’는 세 가지 계산으로 압축된다. 첫째는 대법원에서 재산분할액을 얼마나 더 낮출 수 있느냐는 ‘법정의 계산’이다. 둘째는 확정된 재산분할금 가운데 얼마를 배당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충당할 수 있느냐는 ‘재원의 계산’이다. 셋째는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지분을 얼마나 활용해야 하느냐는 ‘지배력의 계산’이다. 그리고 세 계산의 공통 분모에는 결국 SK㈜ 주가가 있다.

 

재상고를 통해 재산분할금을 1000억~3000억원 추가로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재산분할금 지급 시점까지 SK㈜ 기업가치가 어느 수준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최 회장이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각해야 할 주식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실트론이라는 또 다른 재원 마련 카드가 있지만 현금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과 SK㈜ 지분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결국 최 회장의 ‘9440억원 손익계산서’는 법정에서 시작하지만, 최종 계산은 증시에서 완성되는 셈이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2024년 2심 당시에는 재산분할액이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가치 중 3분의 2 정도에 해당해 그룹 지배력에도 상당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재산분할액이 줄고 SK㈜ 지분가치는 크게 높아져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며 “SK㈜ 주가 1만원 차이가 최 회장의 지분가치를 약 1300억원 움직이게 하는 만큼 재판에서 재산분할금을 얼마나 줄이느냐뿐 아니라 SK㈜ 기업가치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느냐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SK스퀘어를 거쳐 SK㈜의 투자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반도체 업황과 SK하이닉스 주가 흐름도 최 회장의 재산분할금 마련과 지배력 유지라는 측면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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