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두 분기 연속 순이익 1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다만 2분기 세전이익의 약 64%가 스페이스X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으로 집계된 만큼, ‘본업의 체력 강화’와 ‘비상장 혁신기업 가치 변동’이라는 두 축을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12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세전이익 2조5287억원, 당기순이익 1조90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9.4%, 직전 분기보다 90.2% 급증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1분기 순이익 1조20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순익 1조원’을 달성하면서,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2조9072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반기 순이익이 2조원을 넘은 사례도 처음이다.
연결 매출은 21조6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1% 늘었고, 영업이익은 2조4899억원으로 397.5% 증가했다.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 2조406억원을 약 22% 상회한 수치다. 상반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9.5%, 6월 말 자기자본은 약 1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과 자본 증가를 함께 반영한 결과지만, ROE 역시 대규모 평가이익이 반영된 지표인 만큼 이를 경상적 수익성으로 곧바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본업’도 개선됐지만 이번 실적이 오로지 일회성 투자평가손익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고객자산 기반 사업의 증가와 해외법인의 수익성 회복도 숫자로 확인된다.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6256억원으로 1분기보다 36% 늘었고,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수익은 1310억원으로 직전 분기 1125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딩 및 기타금융손익은 전 분기 대비 107% 증가한 8369억원, IB 수수료 수익은 65% 늘어난 428억원이었다. 이는 국내 주식 거래 활성화, 금융상품 판매 확대, 시장 반등에 따른 트레이딩 환경 개선이 동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외 총 고객자산(AUM)은 784조원으로 1분기 말보다 124조원 증가했다. 연금자산도 80조원을 넘겼으며, 회사 측은 최근 1년간 퇴직연금 적립금 성장률이 60%를 웃돌아 시장 평균의 약 2.5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단순 매매수수료 중심의 증권사 모델에서 벗어나, 고객자산·연금·상품판매를 기반으로 반복 수익을 확보하려는 WM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해외법인의 존재감도 커졌다. 2분기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약 609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연결 세전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4%로 전 분기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이 해외법인 이익의 37%, 홍콩이 35%, 런던이 18%, 인도가 5%를 차지했다. 회사가 제시한 해외법인 ROE는 24.8%다. 이는 미국·홍콩 등 핵심 거점의 투자와 자산운용 성과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의미인 동시에, 해외 투자자산의 가격 변동이 향후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음을 뜻한다.
사상 최대 이익의 64%는 스페이스X
그러나 이번 ‘순익 1조9000억원’은 실적의 절대 규모와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구별해서 봐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투자목적자산 공정가치 평가손익은 1조6407억원이며, 이 중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 1조624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2분기 세전이익 2조5287억원의 약 64.2%에 해당한다.
단순히 스페이스X 평가이익 1조6242억원을 2분기 세전이익에서 제외하면 약 9045억원이 남는다. 물론 이는 법인세, 성과보수, 다른 투자자산 평가손익 등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비교여서 ‘조정 이익’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분기 이익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이자·IB 수익이 아니라 특정 비상장 혁신기업의 가치 재평가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미래에셋증권은 6월 말 스페이스X 주가 178.86달러를 기준으로 해당 평가이익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비상장 기업 투자는 성장성에 따라 높은 평가익을 낼 수 있지만, 상장주식보다 유동성이 낮고 가치 산정의 민감도가 크다. 향후 기업가치, 후속 투자 조건, 환율, 매각 가능성 등에 따라 평가이익이 평가손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글로벌 플랫폼’의 성과와 과제
미래에셋증권은 홍콩에서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글로벌 투자 플랫폼 ‘MAPS’를 출범시킨 데 이어 미국·싱가포르 등으로 서비스를 넓힐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미래에셋 ETF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인바운드 유통 플랫폼, 디지털엑스와의 협업을 통한 실물연계자산(RWA) 토큰화와 토큰증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략의 방향은 분명하다. 국내 브로커리지와 부동산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자산관리·연금·ETF·대체투자·디지털 금융을 연결해 자본시장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2분기 해외법인 이익과 고객자산 증가는 이 전략이 숫자로 드러난 첫 성과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성적표는 한국 증권업의 이익 규모를 새로 쓴 기록이다. 그러나 투자자와 시장이 확인해야 할 것은 1조9052억원이라는 순이익의 크기만이 아니다. WM·연금·브로커리지·해외법인에서 발생하는 경상 이익이 얼마나 더 커지는지, 그리고 스페이스X처럼 특정 자산의 가치 변동이 실적과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회사가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고 관리하는지가 ‘1조 클럽’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