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대교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약 10억7000만원어치 자기주식을 지급했다. 그러나 주가가 1000원선에서 상장유지 요건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에, 현금 대신 대규모 자사주를 풀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번 결정은 법적으로는 신주 발행이 아니지만, 특히 우선주 기준으로는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물량을 10%가량 늘리는 효과를 낸다.
대교는 8월 10일 보통주 16만2393주와 우선주 140만5950주, 총 156만8343주를 임직원 포상 목적으로 처분했다. 보통주는 장기근속 구성원에게, 우선주는 창립 50주년 기념 포상으로 지급됐다. 처분 단가는 7월 31일 종가 기준 보통주 901원, 우선주 660원으로 산정됐으며, 총 처분금액은 10억7424만원이다. 주식은 회사 법인계좌에서 임직원 개인 증권계좌로 이체됐다.
‘신주발행’은 아니지만, 유통주식은 늘었다
이번 논란을 정확히 보려면 ‘발행주식 수’와 ‘시장 유통 가능 주식 수’를 구분해야 한다. 대교가 처분한 주식은 새로 찍어낸 신주가 아니라 회사가 이미 보유하던 자기주식이다. 따라서 법률상 발행주식 총수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주식은 통상 의결권과 배당권이 제한되므로, 이를 임직원에게 넘기면 그만큼 시장과 주주권 행사 영역으로 되돌아온다. 처분 전 대교의 자기주식은 보통주 927만6730주, 우선주 554만5183주였다. 처분 후에는 보통주 911만4337주, 우선주 413만9233주로 감소했다.
특히 우선주가 핵심이다. 처분 전 우선주 발행주식 1942만6990주 가운데 회사가 보유한 물량은 554만여주였다. 자기주식을 제외한 우선주 물량 약 1388만주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에 임직원에게 넘어간 140만5950주는 약 10.1%에 해당한다. 보통주 처분 물량은 자기주식 제외 기준 유통 가능 물량의 약 0.2% 수준이지만, 우선주는 단기간에 거래 가능 물량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따라서 “자사주 처분이 곧바로 주가 하락을 유발했다”는 단정은 성급하다. 다만 주가가 취약하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에서 유통 가능 주식이 증가하면 잠재 매물 부담과 주당 가치 희석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주주들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성립한다. 포상 주식에 별도 의무보유 조건이 있었는지도 투자 판단의 중요한 변수인데, 이번 처분 결과 공시에서 구체적인 보호예수 조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1000원 방어전과 겹친 ‘포상’의 타이밍
논란이 커진 이유는 대교의 주가가 단순히 부진한 수준을 넘어 상장유지 요건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2026년 7월부터 종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25거래일 연속 기준 미달 시점에는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도 요구된다.
대교 보통주는 7월 1일 947원에서 출발해 7월 31일 901원으로 마감하며 한 달 동안 4.9% 하락했다. 8월 5일 976원에서 8월 7일 1109원까지 반등했지만, 자사주 처분일인 8월 10일에는 1030원으로 7.1% 떨어졌다. 이후 8월 11일 1150원, 8월 12일 1072원으로 다시 움직였다. 단 하루의 주가 흐름을 자사주 지급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1000원선 방어가 기업의 최우선 과제가 된 국면에서 시장에 추가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신호가 투자심리를 흔들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대교는 이에 앞서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1000원으로 높이는 2대 1 주식병합을 추진했다. 병합 후 보통주 발행주식 수는 8046만7700주에서 4023만3850주, 종류주식은 1942만6990주에서 971만3495주로 줄어드는 구조다. 다만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나 시가총액을 늘리는 조치가 아니라 주당 가격과 주식 수를 기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상장유지 규정 대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수익성·현금흐름·사업 경쟁력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현금 486억원, 적자 36억원…자본배분의 질문
주주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대교의 실적과 재무여력이 있다. 대교의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1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5억7000만원, 지배주주 순손실은 약 39억원이었다. 같은 시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86억5000만원이었고, 총자산은 5906억원, 총부채는 3201억원, 자본총계는 약 2705억원이었다.
10억7000만원의 포상 규모는 현금성자산의 약 2.2%로, 대교가 현금 보상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현금 유출을 줄이면서 장기근속자와 전 임직원에게 주주로서의 이해관계를 부여할 수 있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주주들이 묻는 것은 지급 능력이 아니라 우선순위다. 회사가 현금 486억원을 보유한 상태에서, 주가가 상장유지 기준선 아래로 밀릴 위험을 겪고 있고 분기 적자도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자기주식은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또는 성장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대교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고,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활용 방침을 사전에 제시해 왔다. 절차적 적법성과 별개로, 그 판단이 소액주주에게 경제적으로 설득력 있었는지는 다른 문제다.
자사주 규제 강화의 역설
이번 사안은 한국 자본시장이 자사주를 바라보는 기준이 빠르게 바뀌는 시점과도 맞물린다. 국회는 2026년 2월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과 처분 절차 강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제도는 기존 보유 자사주에도 소각 또는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보유·처분 계획을 요구하고, 임직원 보상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활용 목적 중 하나다.
로이터는 한국의 최근 상법 개정이 이사회의 주주 이익 고려 의무 강화, 독립이사 확대, 자사주 소각 확대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려는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교의 자사주 처분은 규정을 위반한 사례라기보다, 개정 제도가 허용한 임직원 보상 예외를 활용한 사례에 가깝다.
그럼에도 시장의 평가는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당 가치와 주주환원에 긍정적이라는 기대가 생기지만, 임직원에게 처분하면 시장은 보상 필요성, 성과 연계성, 처분 가격의 공정성, 매각 제한 여부를 따진다. 대교가 앞으로 답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이번 10억7000만원 규모의 주식 포상이 회사의 장기 성과와 연결되는 보상 설계였는지, 아니면 실적 반등과 주가 방어에 대한 분명한 로드맵 없이 유통물량만 늘린 일회성 이벤트였는지다.
대교는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역풍에 대응해 아이레벨의 중남미 진출과 시니어 케어푸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2대 1 주식병합으로 주당 가격을 높이고, 자사주를 포상으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기업가치가 회복되지 않는다.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1000원이라는 숫자의 방어가 아니라, 교육 본업의 수익성 회복과 신사업의 매출·이익 기여를 숫자로 증명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