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에버랜드가 세계 코끼리의 날(8월 12일)을 맞아 로스트밸리의 아시아코끼리 3마리에게 특식을 제공하고 관람객 참여 행사를 시작했다. 다만 멸종위기종 보전이라는 캠페인의 무게는 이벤트의 화제성보다 야생 개체군 회복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성과 지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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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식과 인형 찾기, ‘보전 메시지’의 출발점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는 12일 세계 코끼리의 날을 맞아 로스트밸리에서 생활하는 아시아코끼리 코식이, 하티, 우다라에게 과일과 얼음 등을 활용한 특식을 제공했다. 오는 17일까지 탐험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숨겨진 코끼리 인형을 찾아 촬영한 뒤 보전 메시지와 함께 네이버 카페에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인형을 제공하는 고객 참여 행사도 진행한다.
세계 코끼리의 날은 매년 8월 12일 코끼리 밀렵, 상아 불법거래, 서식지 훼손 문제를 알리기 위해 제정된 국제 캠페인이다. 그러나 ‘코끼리 보호’라는 구호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한 상징성에 있지 않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아시아코끼리를 멸종위기(Endangered)로 분류하고 있으며, 야생 개체 수는 2018년 기준 4만8323~5만1680마리로 추정했다.
아시아코끼리는 남·동남아시아 13개국에 분포하지만, 지난 약 60~75년인 3세대 동안 개체 수가 최소 50%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멸종위기종거래협약(CITES) 부속서 I에도 1975년부터 등재돼 국제 상업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종이다.
야생의 위기는 ‘상아’만이 아니다
코끼리 보전의 초점은 밀렵 방지에만 머물기 어렵다. IUCN과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농경지 확대, 도로·철도 등 선형 인프라 건설, 산림 단절로 이동 통로가 사라지면서 인간-코끼리 충돌이 핵심 위험으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시아에서는 이 충돌로 해마다 코끼리 450마리 이상과 사람 600명 이상이 숨지는 것으로 집계된다.
국가별 피해도 결코 작지 않다. 인도에서는 인간-코끼리 충돌로 연평균 약 400~450명이 사망하고, 보복적 살처분 등을 포함해 코끼리 약 100마리가 죽는 것으로 보고된다. 스리랑카에서는 2019년 이후 연평균 370마리의 코끼리와 125명이 충돌로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동물원·테마파크의 코끼리 캠페인이 보전을 표방하려면 관람객에게 멸종위기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더 나아가야 한다. 서식지 복원, 지역 주민의 농작물 피해 저감, 전기울타리 등 충돌 예방, 불법 거래 단속, 현지 연구 지원에 어떤 금액과 인력을 투입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공개할 때 비로소 ‘보전 활동’의 실질을 평가할 수 있다.
코식이의 유명세, 과학적 사실은 더 정교하다
이번 행사에서 36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소개된 수컷 코식이는 에버랜드 측이 ‘좋아’, ‘안돼’, ‘누워’ 등 7개 단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온 개체다. 코식이는 2012년 국제학술지 Current Biology에 실린 연구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연구진은 코식이가 코끝을 입안에 넣어 발성기관의 형태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사람의 한국어 음성을 모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문은 한국어 모어 화자 16명에게 코식이의 녹음 파일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분석했고, ‘안녕’, ‘앉아’, ‘아니야’, ‘누워’, ‘좋아’ 등 5개 단어의 모방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제시했다. 모음 일치도는 67%였지만 자음 일치도는 21%에 그쳐, 코식이가 인간 언어를 의미 단위로 구사했다기보다 인간 음성의 주파수와 모음 구조를 정교하게 모방한 사례로 해석하는 편이 정확하다.
에버랜드의 이번 행사는 코식이라는 친숙한 개체를 통해 관람객에게 아시아코끼리의 위기를 알릴 계기가 될 수 있다.
멸종위기종 캠페인의 경쟁력은 귀여운 사진의 확산량이 아니라, 야생에서 실제로 더 많은 코끼리와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했는지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