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중국의 신세대 중형 발사체 창정 7A가 통신위성 중싱 4B(ChinaSat-4B)를 싣고 발사된 뒤 약 85초 만에 공중 폭발했다. 2020년 초도 비행 실패 이후 운용 안정성을 회복해 온 창정 7A의 두 번째 실패이자, 올해 중국 발사 프로그램 전반의 품질관리 부담을 키우는 사건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SCMP에 따르면 창정 7A는 10일 오후 8시 2분(베이징 시간) 하이난성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중싱 4B 위성을 탑재하고 이륙했으나, 비행 중 이상이 발생해 임무가 실패했다. 중국 당국은 원인 조사에 착수했지만, 엔진·구조체·유도제어계 가운데 어느 부문에서 이상이 발생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로켓은 발사 후 약 85초 동안 상승한 뒤 강한 섬광과 함께 공중에서 파괴됐다. 로이터는 원창 인근에서 목격자들이 발사체 폭발 장면과 파편을 촬영했다고 전했으며, 기체와 탑재 위성이 모두 소실됐다고 보도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은 로켓이 낮은 고도와 속도에서 파괴된 것으로 보여 잔해가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고궤도 통신 임무의 손실
이번에 사라진 중싱 4B는 중국의 정지궤도 통신 서비스 확대를 위한 위성이다. 정지궤도 통신위성은 방송·데이터·정부 통신 등 장기간 운용되는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에, 발사 실패의 비용은 기체와 위성 가격에만 그치지 않는다. 후속 위성 확보, 보험 처리, 발사체 재배정, 서비스 개시 지연까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창정 7A는 이런 임무를 위해 개발된 액체연료 발사체다. 높이 약 58m, 직경 3.35m로 설계됐으며, 정지궤도전이궤도(GTO)에 최대 약 7톤의 탑재체를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형 창정 7에 상단을 추가해 고궤도 임무 수행 능력을 확보한 모델로, 중국의 통신·방송·군사 목적 위성 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단순한 한 건의 발사 실패보다, 중국이 고궤도 통신위성 발사에 활용해 온 주력 발사체의 운용 신뢰도에 직접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중국이 후속 중싱 계열 또는 유사 임무를 창정 3B, 창정 5 등 다른 발사체로 옮길지, 혹은 창정 7A 운항을 중단하고 전면 점검할지가 향후 핵심 변수다.
2020년 이후 두 번째 실패
창정 7A의 첫 비행은 2020년 3월 실패로 끝났다. 이후 중국은 발사체를 재정비해 운용을 재개했고, 원창 발사장을 중심으로 통신위성과 데이터중계 위성 임무를 수행해 왔다. 불과 지난 7월에도 창정 7A는 톈롄 III-01 위성을 예정 궤도에 투입했고, 이 발사는 원창 우주발사장의 50번째 발사 기록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약 6년 만에 두 번째 실패가 발생하면서, 이전 성공 기록만으로 체계적 신뢰성이 완전히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려워졌다. 특히 이번에는 이륙 직후 1단 비행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초기 상승 단계의 실패는 추진기관 이상, 연료 공급, 구조체 결함, 비행제어 오류 등 여러 가능성을 남기며,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특정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
일부 분석에서는 기체가 공기역학적 하중이 크게 작용하는 구간에서 구조적 이상을 보였을 가능성, 또는 비정상 비행 이후 비행종료시스템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는 영상 기반의 외부 추정일 뿐이며, 중국 당국이 “비행 중 이상” 외에 기술적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발사 횟수 확대’와 품질관리의 충돌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중국 우주발사 체계에서 나타난 네 번째 주요 실패 사례로 거론된다. 1월에는 국유 발사체 창정 3B와 민간기업 갈락틱에너지의 세레스-2가 각각 실패했고, 4월에는 스페이스 파이오니어의 재사용 로켓 톈룽-3 첫 비행도 실패했다.
물론 국가 발사체와 민간 발사체의 실패를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설계 성숙도, 임무 난도, 시험비행 여부, 추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유 체계의 창정 3B와 창정 7A, 민간 부문의 세레스-2와 톈룽-3에서 모두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중국의 ‘고속 발사 확대 전략’이 품질관리와 검증 역량의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위성인터넷 군집, 정지궤도 통신위성, 달·심우주 탐사, 유인우주 비행까지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발사 수요가 늘어날수록 생산 라인, 부품 공급망, 엔진 시험, 조립·통합 점검, 발사장 운영 인력까지 전체 시스템의 부담도 커진다. 발사 횟수 확대가 산업 경쟁력을 뜻할 수는 있지만, 반복되는 실패는 일정 압박과 공급망·품질보증 체계의 취약성이 함께 커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달 탐사 일정과는 분리, 그러나 영향은 불가피
이번 사고가 중국의 창어 7호 달 탐사 계획을 직접 중단시키는 사안은 아니다. 창어 7호는 창정 7A와 다른 계열의 대형 발사체를 활용하는 임무로 알려져 있다. 다만 동일한 원창 발사장을 활용하는 대형 우주 프로젝트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발사 안전 절차와 운용 점검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실패 원인의 공개 범위와 재발 방지 조치다. 정확한 고장 지점이 추진기관인지, 구조체인지, 비행제어계인지에 따라 창정 7A의 비행 재개 시점과 후속 위성 발사 일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발사체 조사 결과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할 경우 시장과 외부 관측자들은 후속 성공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
창정 7A의 폭발은 중국 우주 개발의 확장 속도가 곧 발사 신뢰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이 이번 실패를 계기로 기술적 결함을 얼마나 신속히 규명하고, 후속 발사에서 개선 효과를 증명할 수 있을지가 고궤도 통신위성 시장과 향후 대형 우주 임무의 신뢰도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