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구글이 한국에서 네이버를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로 처음 앞질렀다. 다만 이는 ‘검색 점유율’이 아닌 앱 이용자 규모의 역전이다. 생성형 AI가 검색의 입구를 넓히는 동안 네이버는 쇼핑·결제·로컬을 연결하는 실행형 AI로 반격에 나서면서, 국내 검색 경쟁은 단순 점유율 싸움에서 AI 기반 체류시간과 전환 성과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17만7837명 차이, 처음 역전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6년 7월 구글 앱의 국내 MAU는 4702만2854명으로 집계됐다. 네이버 앱은 4684만5017명으로, 구글이 17만7837명 앞섰다. 모바일인덱스가 비교 가능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3월 이후 구글이 네이버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구글의 상승은 단기간의 급등이라기보다 누적된 추격의 결과다. 구글 앱 MAU는 2025년 5월 4000만명을 처음 넘어선 뒤 올해 5월 4600만명을 돌파했고, 6월에는 네이버와의 격차를 24만5836명까지 줄였다. 반면 네이버 앱 이용자는 2023년 1월 이후 4300만~4600만명대에서 움직였다.
특히 챗GPT의 수치는 포털 경쟁의 변화가 구글과 네이버라는 양자 구도에만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챗GPT는 2025년 3월만 해도 국내 MAU가 약 500만명으로 다음에 뒤졌으나, 한 달 뒤 1000만명을 넘어서며 다음을 추월했고, 올해 7월에는 다음의 2.6배까지 격차를 벌렸다. 정보 탐색의 첫 단계가 ‘포털 검색창’에서 ‘AI에 질문하기’로 분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AI가 만든 ‘검색 이전’의 변화
구글의 강점은 검색 인덱스, 생성형 AI 모델,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하나의 이용 흐름으로 묶는 데 있다. 이용자는 키워드를 입력해 링크 목록을 훑는 대신 복합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은 뒤 후속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구글은 5월 열린 I/O 2026에서 ‘AI 개요(AI Overviews)’의 글로벌 MAU가 25억명을 넘었고, 대화형 검색 서비스인 ‘AI 모드(AI Mode)’도 출시 1년 만에 MAU 10억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제미나이 앱의 MAU도 1년 전 4억명에서 9억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AI 제품의 대규모 사용 경험이 한국 검색 이용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구글 앱의 MAU 증가를 곧바로 ‘검색시장 지배력 역전’으로 읽는 것은 성급하다. MAU는 한 달에 앱을 한 번 이상 사용한 이용자 수를 가리키며, 검색 횟수·검색 광고 매출·체류시간·쇼핑 전환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구글 앱은 검색 외에도 각종 구글 서비스의 진입창 역할을 하고, 네이버 앱 역시 뉴스·웹툰·쇼핑·페이·카페 등 복합 서비스 이용을 포함한다.
네이버의 반격은 ‘답변’보다 ‘실행’
네이버의 대응은 단순히 AI 답변을 검색 결과 상단에 붙이는 수준을 넘는다. 지난 6월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탭’을 모바일과 PC 메인 검색창에 정식 도입했고, 쇼핑·장소 탐색·예약 등 실제 거래와 행동으로 연결되는 에이전틱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가 보유한 방어 자산은 국내 이용자 기반의 커머스·결제·로컬 데이터다. 2분기 네이버 플랫폼 매출은 1조90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늘었고, 광고 매출은 1조4472억원으로 7.5% 증가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25조2000억원으로 21.0% 성장했으며, 외부 결제액도 14조1000억원으로 26.2% 늘었다. AI 검색이 이용자 유입을 넘어 거래 전환을 만들 수 있는지가 네이버에는 핵심 과제다.
AI탭의 MAU가 이미 1000만명에 도달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네이버는 AI 브리핑 광고의 초기 성과로 기존 검색광고보다 클릭당 비용(CPC)이 30% 이상 높고, 클릭률도 30% 이상 높았으며 구매 전환율은 3배 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 수치가 장기간 재현될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AI 검색이 기존 광고 매출을 잠식하기보다 새로운 광고 지면과 고의도 전환을 만들 수 있다는 네이버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승부처는 이용자 수가 아니다
이번 MAU 역전은 네이버의 검색 지배력이 무너졌다는 확정판결이 아니라, 한국의 정보 탐색 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경고음에 가깝다. 네이버는 여전히 검색 점유율, 지역 기반 콘텐츠, 블로그·카페 커뮤니티, 쇼핑과 결제 연결에서 강한 우위를 가진다. 반면 구글은 AI 개요와 AI 모드, 크롬, 제미나이의 결합을 통해 검색을 질문·추론·비교·작업 수행의 인터페이스로 전환하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구글의 7월 MAU 우위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지다. 둘째, 네이버 AI탭과 AI 브리핑이 이용자 체류와 광고·커머스 전환을 실제로 끌어올리는지다. 셋째, 챗GPT를 비롯한 독립형 AI 서비스가 검색과 포털의 이용 시간을 얼마나 더 흡수하는지다.
결국 국내 검색시장의 새 경쟁은 “누가 더 많은 이용자를 모으느냐”보다 “누가 더 정확한 답을 주고, 더 빠르게 구매·예약·결제까지 연결하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구글의 첫 MAU 추월은 그 전환이 이미 시작됐다는 상징적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