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전 UFC 밴텀급 챔피언 메랍 드발리쉬빌리와 물 위의 바지선에서 스파링을 벌인 영상이 확산했다. 단순한 억만장자 CEO의 이색 취미를 넘어, 개인 스포츠 서사가 거대 플랫폼 기업의 대중 접점과 맞물린 사례로 읽힌다.
geekwire.com, ufcstats.com에 따르면, 저커버그와 드발리쉬빌리는 8월 9일(현지시간) 미국 타호호에 띄운 패딩 바지선 위에서 맨발·상의 탈의 상태로 펀치, 킥, 테이크다운을 주고받았다. 해외 매체들이 전한 영상에는 드발리쉬빌리가 저커버그를 들어 물로 던지고, 저커버그도 킥으로 그를 물에 빠뜨리는 장면이 담겼다. 일부 기사에서 ‘바다 위 보트’로 표현됐지만, 바다가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네바다 경계의 타호호(Lake Tahoe) 위 바지선이다.
영상의 출발점부터 연출의 색채는 뚜렷했다. 드발리쉬빌리는 “마크 저커버그와의 2라운드, 머신 대 머신”이라고 말한 뒤 하이킥으로 스파링을 시작했고, 저커버그는 이 장면을 “메랍과 다시 바지선 위에서. 2라운드”라는 문구와 함께 공개했다. 현장에는 드론 촬영과 복수의 카메라 인력이 있었고, 저커버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카약을 타고 지나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즉흥적인 대련이라기보다 소셜미디어 유통을 전제한 콘텐츠형 훈련에 가까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를 실제 격투 경기로 과장해서는 안 된다. 승패 판정, 라운드 시간, 체급 계체, 의료진·공인 심판 여부가 공개된 공식 시합이 아니라 친선 스파링 영상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선수와 비선수라는 뚜렷한 격차가 있다. UFC 공식 통계 기준 드발리쉬빌리는 신장 5피트 6인치(약 168cm), 체중 135파운드(약 61.2kg)의 밴텀급 선수이며, 통산 전적은 21승 5패다. 분당 유효타 적중은 4.42회, 15분당 테이크다운 평균은 5.97회로 집계된다.
그의 최근 이력은 영상의 화제성을 키운 핵심이다. 드발리쉬빌리는 2024년 9월 션 오말리를 꺾고 UFC 밴텀급 챔피언이 됐고, 2025년 1월 우마르 누르마고메도프를 상대로 5라운드 판정승, 같은 해 6월 오말리와의 재대결에서 3라운드 4분 42초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2025년에는 타이틀전 4경기를 치렀으며, 이후 피터 얀에게 판정패하면서 챔피언 벨트를 내줬다.
저커버그에게 MMA는 일회성 화제 만들기만은 아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주짓수와 종합격투기 훈련을 이어 왔고, 과거 아마추어 주짓수 대회 출전 경험도 공개해 왔다. 드발리쉬빌리와의 이번 영상은 두 번째 물 위 스파링으로 보도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의 전문성을 빌리되, CEO 본인은 결과보다 도전·훈련·유머를 앞세우는 방식이다.
이 장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저커버그의 본업 규모 때문이다. 메타 주가는 10일(미국 시간) 기준 594.92달러, 시가총액은 약 1조5156억달러로 집계됐다. 메타의 2026년 2분기 매출은 608억1000만달러, 순이익은 158억4800만달러, 영업이익률은 31%였다. 같은 분기 설비투자 규모도 301억1600만달러에 달한다. 초대형 AI·데이터센터 투자를 이끄는 경영자가 비정형적인 스포츠 콘텐츠로 개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장면은, 기업의 AI 전략과 CEO 개인 브랜딩이 동시 진행되는 오늘의 플랫폼 경제를 상징한다.
핵심은 ‘억만장자가 전 챔피언과 싸웠다’는 구경거리에 있지 않다. 드발리쉬빌리는 자신의 별명인 ‘더 머신(The Machine)’을 전면에 내세웠고, 저커버그는 AI 기업 메타의 창업자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머신 대 머신’이라는 짧은 문구는 격투기 팬덤, 테크 산업, CEO 셀러브리티 문화를 한 영상에 결합했다. 선수에게는 주류 대중 노출을, 저커버그에게는 기술 경영자라는 차가운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는 서사를 제공한다.
다만 저커버그의 친근한 운동 콘텐츠가 메타의 기업 성과나 AI 전략 자체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이 스파링은 공식 대결이 아니라 고도의 영상 콘텐츠이며, 경영 평가는 결국 매출 성장, AI 투자 효율, 이용자 신뢰와 규제 대응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타호호 위의 짧은 대련은, 글로벌 빅테크 CEO가 더 이상 실적 발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스포츠와 SNS를 통해 직접 대중과 관계를 설계하는 시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