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5 (토)

  • 맑음동두천 26.8℃
  • 흐림강릉 24.3℃
  • 맑음서울 28.3℃
  • 맑음대전 28.3℃
  • 구름많음대구 26.0℃
  • 맑음울산 25.1℃
  • 맑음광주 29.6℃
  • 맑음부산 27.6℃
  • 맑음고창 29.0℃
  • 맑음제주 28.4℃
  • 구름많음강화 26.4℃
  • 맑음보은 26.0℃
  • 흐림금산 26.5℃
  • 맑음강진군 29.7℃
  • 구름많음경주시 24.3℃
  • 맑음거제 27.1℃
기상청 제공

Culture·Life

[이슈&논란] "인간의 소원판이 된 거북, 배수로에 버려진 생명"…부산 ‘낙서 거북’이 드러낸 외래종 관리 공백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부산 기장군 해안가 배수로에서 발견된 대형 거북은 단순한 ‘기이한 방생’ 사례가 아니다. 등딱지에 주소·이름·소원이 적힌 채 발견된 이 개체는 반려동물 유기, 종교적 방생 관행, 외래생물 관리의 빈틈이 한 장면에 겹쳐진 사건으로 볼 수 있다.

 

30㎝ 거북, 발견 뒤 사라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9일 오전 7시께 부산 기장군의 한 리조트 카페 앞 배수로에서 몸길이 약 30㎝의 거북 1마리가 발견됐다. 주민이 촬영한 사진에는 등딱지에 ‘화합·번창·건강’, ‘업무 번창’ 등 소원과 함께 부산·김해 지역 주소, 사람 이름으로 보이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발견자는 몇 시간 뒤 현장에 되돌아갔지만 거북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문제는 거북을 자연에 놓아주는 행위가 동물에게 자유를 주는 일이 아니라, 기존 생태계에 새로운 포식자·경쟁자를 투입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붉은귀거북은 토종 거북과 먹이·일광욕 장소를 놓고 경쟁할 수 있고, 양서류·어류·수생식물 등 다양한 먹이를 이용하는 잡식성이라는 점에서 수생 생태계에 압력을 줄 수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도 붉은귀거북을 토종 물고기와 개구리 등을 포식하는 종으로 분류하며 방생 금지 대상으로 안내해 왔다.

 

‘방생’이 아니라 외래종 확산 경로


국립생태원 한국외래생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붉은귀거북은 1980년대 후반 애완용과 종교적 방생 목적으로 국내에 유입됐고, 현재 서울·경기부터 충청·영호남·제주까지 전국적으로 넓게 분포한다. 붉은귀거북은 2001년 12월 24일 국내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환경부는 악어거북과 플로리다붉은배거북도 애완용으로 수입돼 사육되다가 하천·생태공원 등에 방생 또는 유기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설명한다. 2020년 이들 종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추가 지정할 당시, 국립생태원의 생태계 위해성 평가는 두 종을 모두 최고 위험 단계인 1등급으로 판정했다.

 

세계화된 ‘작은 반려동물’의 비용


부산 사례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농업·생물과학센터(CABI)에 따르면 붉은귀거북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 미국에서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 개체 수만 5,200만 마리 이상으로 집계됐다. 작은 크기와 낮은 초기 사육비 때문에 대량 유통됐지만, 성장한 뒤 감당하기 어려워진 개체가 유기·방생되는 구조가 전 세계 침입종 문제의 주요 경로가 됐다.

 

학술 자료들은 붉은귀거북이 유럽·아프리카·오세아니아·아시아·아메리카의 70개국·지역 이상에 도입됐다고 보고한다. 이 종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침입외래종전문가그룹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침입외래종 100종’ 목록에도 포함돼 있다.

 

이 수치는 ‘한 마리의 방생’이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외래종 문제는 대개 한 번의 유기에서 시작하지만, 정착·번식·확산 이후에는 포획과 제거에 지속적인 행정비용이 투입되는 공공 문제로 바뀐다.

 

법적 판단도 ‘종 확인’이 출발점


현행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4조의3은 생태계교란 생물 또는 생태계위해우려 생물을 생태계에 방출·방생·유기·이식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허가 없는 방출 등이 확인될 경우 법 위반 여부가 검토될 수 있으며, 생태계교란 생물 관련 불법 행위에는 최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 실제 처벌 여부를 논하려면 최소한 세 가지가 확인돼야 한다. 거북의 정확한 종, 누가 어떤 경위로 배수로에 놓았는지, 그리고 등딱지에 글씨를 적는 과정에서 피부·등딱지 손상 등 동물 학대에 해당할 만한 고통 또는 상해가 발생했는지다. 낙서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동물보호법상 학대 해당성은 행위의 방식과 피해 정도에 따라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

 

부산의 ‘소원 거북’은 결국 소망의 상징과 환경 현실이 충돌한 사례다. 방생의 선의가 생태계에 위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 반려동물 포기가 자연 방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 그리고 발견 즉시 지자체·환경당국에 신고할 수 있는 구조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 생명을 존중하는 방식은 자연에 무작정 놓아주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책임 있는 관리 체계를 찾는 데서 시작된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내궁내정] 비 냄새는 비가 아니라 땅이 내는 향기…지오스민의 두 얼굴, 페트리코르의 과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비가 내린 직후 공기 속에 번지는 특유의 흙내음은, 엄밀히 말해 빗물 자체의 냄새가 아니다. 건조한 기간 토양과 암석 표면에 축적된 식물성 기름, 토양 미생물이 만든 휘발성 물질, 그리고 빗방울이 땅을 때리며 만들어내는 미세 에어로졸이 결합해 완성되는 후각의 사건이다. 그 중심에 있는 분자가 바로 ‘지오스민(geosmin)’이다. 지오스민은 그리스어로 땅을 뜻하는 ‘geo’와 냄새를 뜻하는 ‘osme’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화학식은 12 22 인 세스퀴테르펜 계열 휘발성 유기화합물로, 축축한 흙의 향뿐 아니라 붉은 비트의 흙맛, 일부 민물고기의 흙내, 물에서 나는 곰팡이·흙 냄새에도 관여한다. 인간은 이 물질을 극도로 낮은

[내궁내정] 콜라·맥주병 뚜껑은 왜 왕관 모양이 됐나…‘21개 톱니’의 비밀에 숨겨진 과학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유리병 콜라나 맥주를 딸 때 손에 남는 금속 뚜껑, 작은 이른바 ‘왕관뚜껑(crown cap)’에는 대개 일정한 간격의 주름 또는 톱니가 반복된다. 이 숫자를 둘러싼 그럴듯한 설명이 널리 퍼져 있다. “전 세계 콜라와 맥주병 뚜껑은 정확히 21개다.” “톱니가 너무 적으면 탄산이 새고, 너무 많으면 병이 깨진다.” “발명가 윌리엄 페인터가 삼각형과 3의 배수 원리를 적용해 5년간 실험한 끝에 21이라는 황금 숫자를 찾아냈다.” 이 이야기에는 사실과 과장이 섞여 있다. 윌리엄 페인터가 1892년 왕관형 병마개를 특허 내고 탄산음료의 대량 유통을 바꾼 것은 특허 원문과 미국 국립발명가 명예의 전당, 미국기계학회 자료로 확인된다

[강남비자] “티 안 나는 비싼 옷” 콰이어트 럭셔리 뭐길래?…로고 지웠지만 가격표·문화자본은 남았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명품 로고를 크게 내세우는 시대가 한풀 꺾이면서, 소재·봉제·재단처럼 ‘아는 사람만 아는’ 요소로 부를 드러내는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가 럭셔리 시장의 핵심 문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급 호텔 라운지나 글로벌 테크기업 최고경영자의 사진에서 종종 발견되는 옷이 있다. 커다란 로고도, 금빛 장식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노그램도 없다. 색상은 회색·검은색·베이지·네이비처럼 얌전하고, 실루엣은 단순하다. 그런데 가격표를 확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에 이르는

[공간사회학] 동네마다 있는 교회와 편의점, 어느 것이 더 많을까…‘생활 인프라와 관계 인프라'가 그린 '결핍의 지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국에는 교회가 많을까, 편의점이 많을까.” 얼핏 보면 농담 같은 질문이지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곳의 갯수는 비슷하다. 전국 개신교 교회가 약 5만3000곳이라는 널리 인용되는 추정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25년 말 4대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5만3266개와 사실상 같은 규모다. 다만 ‘프랜차이즈 편의점 전체’라는 공식 통계 기준에서는 2024년 5만4780개로 편의점이 교회 추정치보다 약 1780개 많다. 도시의 불빛, 십자가와 편의점 간판 사이 밤의 한국 도시는 두 종류의 빛으로 기억되곤 한다. 하나는 골목마다 켜진 편의점의 간판이고, 다른 하나는 건물 위에 떠 있는 교회의 십자가다. 이 둘은 한국 사회의 도시 풍경과 공동체 변화를 압축한 비교다. 교회는 의미와 신앙을 제공하는 장소이고, 편의점은 상품과 즉시성을 제공하는 장소다. 하나는 생활의 편의를, 다른 하나는 초월적 질서를 표방하지만, 두 공간 모두 한국인의 일상 반경 안에 촘촘히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닮았다. 전자는 24시간 소비사회가 만든 ‘즉시성의 빛’이고, 후자는 한국의 압축성장과 이주, 가

[강남비자] “신발 사라지고, 뒤꿈치만” 280만원 샤넬 샌들…기이한 신발 계보·맨발의 자유와 불편함의 정치학·부재를 통한 존재의 상품화·미완성의 완성품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편집자주> 지금 이순간에도 강남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강남 환상’ 혹은 '강남의 찐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비강남 사람들에게 진실된 모습을 알리고자 한다. 때론 강남을 우상화하고, 때론 강남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강남의 가치가 급등해 비자를 받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강남VISA'라 명명한다. 나아가 강남과 강북간의 지역디바이드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 허상도 파헤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이니 오해없이 그냥 가볍게 즐겨주길 바란다. 샤넬이 이상한(?) 신발을 만들었다. 사진 속 신발에는 우리가 신발이라고 부르는 핵심 부품 상당수가 보이지 않는다. 앞코도, 발바닥을 감싸는 갑피도, 바닥 밑창도 없다. 남은 것은 발뒤꿈치를 받치는 작은 힐 캡과 발목을 묶는 가느다란 스트랩이다. 정면에서 보면 맨발이고, 측면에서 보면 뒤꿈치 장식이며, 이름을 붙이자면 ‘신발 없는 신발’에 가깝다. 즉 이번에 선보인 물건은 “발을 감싸는 신발”이 아니라 “발이 신발처럼 보이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인 셈이다. SNS 반응 역시 “이건 신발도 아니다”,

[내궁내정]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80년 동안 숫자 세기 고작 '25억'…‘무한한 숫자’ 앞에서 인간의 시간은 얼마나 작은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오직 숫자만 센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1초에 하나씩 센다는 비현실적인 조건에서도 80년 동안 셀 수 있는 숫자는 약 25억2460만8000에 그친다. 10억 단위의 숫자조차 인간의 한 생애를 통째로 소진해야 겨우 도달할 수 있는 규모다. ‘1초 1개’의 냉정한 한계 계산은 간단하다. 1년을 평균 365.25일, 즉 3155만7600초로 놓으면 80년은 25억2460만8000초다. 매초 숫자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말할 수 있다면 1부터 25억2460만8000까지 세는 것이 이론적 상한선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에게 불가능한 전제다. 수면·식

[공간혁신] "호텔 풀파티도 진화"…반얀트리 '오아시스 풀파티',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로 수영·음악에 운동까지 '한번에'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하 반얀트리 서울)이 오아시스 풀파티의 대미를 장식할 ‘2026 오아시스 풀파티 : HYDROX HOLIDAY’를 오는 9월 5일 개최한다. 이번 풀파티는 올여름 뜨거운 열기를 이어온 오아시스 풀파티의 마지막 회차다. 국내 최초로 풀파티에 하이브리드 피트니스 ‘하이록스’ 콘텐츠를 도입해 운동과 수영, 음악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기획됐다. 하이록스는 러닝과 기능성 운동을 결합한 글로벌 피트니스 레이스로, 8km의 유산소 러닝과 8개의 기능성 운동(스키에르그·슬레드·로잉·월볼 등)을 순차적으로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 세계 동일한 규격과 코스로 운영돼 일반인부터 전문 선수까지 기록에 도전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대표적인 액티브 웰니스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HYDROX HOLIDAY’에서는 하이록스 주요 종목을 풀파티 콘셉트에 맞게 재구성해 수영과 피트니스 동작을 결합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체험존에서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단기 서킷 및 미션을, 메인 풀에서는 단거리 수영 미션을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