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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NASA의 '빅뱅' 수리로 보이저 2호 임무 최소 1년 연장…다음 차례는 ‘1광일’ 앞둔 인류 최장거리 탐사선 보이저 1호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보이저 2호의 전력 배분을 재설계하는 이른바 ‘빅뱅(Big Bang)’ 작전을 성공시켰다.

 

cnn science, livescience, starlust, gadgetreview에 따르면, 절감한 전력은 약 10와트에 불과하지만, 매년 약 4와트씩 줄어드는 보이저호의 발전 여력을 고려하면 이는 남은 과학 관측을 최소 1년 연장하는 결정적 여유가 됐다.

 

수십억 마일을 가로지른 치밀한 도박

 

1977년 8월 20일 발사된 보이저 2호는 2026년이면 49년째 비행 중인 탐사선이다. NASA는 8월 4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이번 조치로 보이저 2호에 남아 있는 3개 과학 장비의 운용을 적어도 1년 더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에는 2026년 말 이전 우주선 관측 장비(Cosmic Ray Subsystem·CRS)를 추가로 꺼야 할 상황이었으나, 이번 재구성으로 그 시점을 뒤로 미뤘다.

 

'빅뱅'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절차는 7월 9일, 고전력 가열 장치를 저전력 대안으로 동시에,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교체하는 작업이었다. 엔지니어들은 잔열을 유지하기 위해 단순히 켜 두었던 전용 히터 두 개와 디지털 테이프 레코더를 끄고, 더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도 성간 우주 공간에서 탐사선의 연료관이 얼지 않을 만큼 충분한 열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들로 대체했다.

 

‘빅뱅’은 전력 증산이 아니다


이번 작전의 본질은 새로운 전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탑재된 장비를 열원으로 재배치해 전력 손실을 줄인 데 있다. 보이저호는 플루토늄-238의 붕괴열을 전기로 바꾸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기발전기(RTG) 3기로 작동한다. 그러나 방사성 붕괴와 열전소자 노화 때문에 두 탐사선의 가용 전력은 매년 약 4와트씩 감소한다.

 

JPL 팀은 7월 보이저 2호에서 연료관 보온에 쓰이던 전용 히터 2개와, 잔열을 내기 위해 계속 켜 두던 디지털 테이프 레코더를 끄는 대신 더 적은 전력을 쓰는 대체 장치들을 동시에 가동했다. 구체적으로는 저전력 히터와 추진계 관련 장치를 활용해 연료관 동결을 막는 열 균형을 유지하면서, 총 전력 수요를 약 10와트 줄였다.

 

10와트는 발사 당시 보이저호가 생산했던 약 470와트와 비교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현재의 전력 환경에서는 연간 감소량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NASA가 공식적으로 “최소 1년”의 임무 연장을 제시한 것은 이론적 전력 절감분과 실제 우주 환경에서의 열·통신·장비 신뢰성 변수를 구분한 보수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수십억 킬로미터 밖의 단 한 번의 스위치


이 작전이 위험했던 이유는 잘못된 명령을 되돌릴 시간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보이저 2호와의 편도 통신에는 약 20시간이 걸리며, 명령 전송부터 결과 확인까지는 40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연료관 온도가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추진 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지구를 향한 고이득 안테나의 자세 제어와 통신 유지 자체를 위협한다.

 

그래서 JPL은 본 실행 전 전력 시험과 열 시험을 별도로 실시했다. 보이저 2호는 5~6월 시험을 통과한 뒤 7월 중순까지 재구성 절차를 완료했으며, NASA는 이 탐사선을 보이저 1호보다 전력 여유가 더 있고 지구에도 상대적으로 가까운 ‘선행 시험대’로 선택했다.

 

이번에 살아남은 보이저 2호 장비는 ▲삼축 플럭스게이트 자력계(MAG): 성간공간 자기장을 측정 ▲플라즈마파 서브시스템(PWS): 저주파 플라즈마파를 관측 ▲우주선 서브시스템(CRS): 고에너지 우주선 입자와 성간환경을 분석하는 세개다.

 

다음은 더 위태로운 보이저 1호의 차례


보이저 1호의 전력 사정은 보이저 2호보다 더 긴박하다. NASA는 2026년 2월 27일 정기 자세기동 중 예상치 못한 전력 저하가 발생한 뒤, 4월 17일 저에너지 하전입자 장비(LECP)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이온·전자·우주선을 측정해 태양권 바깥 성간매질의 압력과 입자 밀도 변화를 추적해왔지만, 전력 확보를 위해 희생됐다.

 

현재 보이저 1호에서 가동 중인 과학 장비는 자력계와 플라즈마파 장비 2개뿐이며, CRS는 2025년 2월에 이미 전력 절약 목적으로 꺼졌다. 반면 보이저 2호는 MAG·PWS·CRS 3개를 유지하고 있다.

 

JPL은 보이저 2호의 성공을 바탕으로 보이저 1호에도 같은 재구성을 적용하고 있다. 7월 말 전력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열 시험이 뒤따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빅뱅 재구성이 순조롭게 완료될 경우, 보이저 1호의 LECP 재가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봤다. 다만 이는 확정 계획이 아니라 추가 전력 여유와 열 관리 성과에 달린 조건부 시나리오다.

 

‘1광일’ 앞둔 인류 최장거리 탐사선


보이저 1호는 2026년 11월 18일 지구에서 259억206만8,356km, 즉 빛이 24시간 동안 이동하는 거리인 ‘1광일’에 도달할 예정이다. NASA에 따르면 이는 인류가 만든 물체로는 처음 맞는 이정표다. 이 시점 이후에는 지구에서 보낸 명령이 탐사선에 도달하는 데 24시간, 응답을 확인하는 데 최소 이틀이 걸린다.

 

보이저 1호와 2호는 태양이 만든 입자·자기장 보호막인 태양권 바깥에서 작동한 유일한 두 탐사선이다. 보이저 1호는 2012년, 보이저 2호는 2018년 성간공간에 진입했다. 특히 두 탐사선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내는 자기장·플라즈마파·우주선 데이터는 태양권 경계와 성간매질의 구조를 비교할 수 있게 하는 사실상 유일한 현장 관측값이다.

 

‘빅뱅’은 노후 탐사선의 극적인 부활이라기보다, 한정된 전력·열·통신이라는 물리적 한계 속에서 우선순위를 다시 설계한 임무 운영의 사례다. 보이저호의 마지막 국면에서 10와트는 단순한 절전량이 아니라, 인류가 아직 직접 측정하지 못한 성간공간 데이터를 더 받아낼 수 있는 시간의 단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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