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 (토)

  • 흐림동두천 14.6℃
  • 구름많음강릉 16.6℃
  • 흐림서울 17.1℃
  • 구름많음대전 17.3℃
  • 구름많음대구 17.3℃
  • 맑음울산 16.8℃
  • 맑음광주 17.9℃
  • 맑음부산 20.7℃
  • 맑음고창 15.9℃
  • 맑음제주 22.6℃
  • 흐림강화 15.6℃
  • 구름많음보은 14.3℃
  • 흐림금산 14.7℃
  • 맑음강진군 17.4℃
  • 흐림경주시 14.5℃
  • 맑음거제 18.0℃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AI,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 16종 설계…스탠퍼드·아크硏 연구에 "생물학의 라이트 형제 순간" 평가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스탠퍼드 대학교와 아크 인스티튜트(Arc Institute)의 연구진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연에서 한 번도 발견된 적 없는 게놈을 지닌 기능성 바이러스 16종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성과를 합성생물학의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6일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완전하고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 게놈을 만들어낸 최초의 사례다.

 

bbc.com, press.asimov.com, arcinstitute.org, biorxiv.org, nytimes.com에 따르면, 브라이언 히(Brian Hie)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진은 챗GPT의 기반인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게놈 언어모델' Evo 1·Evo 2를 개발했다. 이 모델에 대장균만 감염시키는 자연 바이러스 ΦX-174의 유전자 11개와 그 근연종 바이러스 약 1만5,000종의 유전 정보를 학습시킨 뒤, AI가 새로운 파지 게놈 설계도 수천 개를 생성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 중 285개(다른 매체는 약 300~302개로 보도)를 실험실에서 실제 DNA로 합성했고, 그 결과 16개가 살아 있는 바이러스로서 대장균을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데 성공했다. 완성된 파지 게놈의 크기는 약 5,400개 염기쌍으로, 가장 단순한 생명체 세포 게놈(약 50만개 염기쌍)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AI가 설계한 파지들은 단순히 '작동'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본인 ΦX-174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는 점이 핵심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AI가 만든 합성 박테리오파지 16종은 대장균을 죽이는 능력에서 원본 바이러스를 앞섰고, 자연 파지가 전혀 감염시키지 못했던 항생제 내성 대장균 균주까지 파괴했다.


연구팀의 새뮤얼 킹 연구원은 "무서운 항생제 내성 병원균의 증거가 쌓이는 만큼 혁신적 대안이 필요하며, 파지 요법이 분명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동유럽에서는 수십 년간 환자 맞춤형 파지 치료가 이뤄져 왔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세균이 다시 내성을 얻는 문제로 서구에서는 확산되지 못했는데, AI 설계 방식이 이 한계를 뛰어넘을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유전체 전문가이자 DNA 합성기업 제니(Genie)의 최고경영자인 에이드리언 울프슨은 이번 논문의 의미를 "생물학의 '라이트 형제 순간'"이라 평가하며, 진화가 만든 것을 되돌아보던 시대에서 벗어나 방대한 생물학적 가능성을 마주하는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맨체스터 생명공학연구소의 패트릭 차이 교수 역시 이번 성과를 "중요한 이정표"로 부르며 게놈 언어모델이 "진화가 담아낸 설계 원리를 파악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반면 임페리얼컬리지런던의 합성유전체공학 교수 톰 엘리스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문자 그대로 가장 작고 만들기 쉬운 게놈"이라며,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무기를 만드는 일이 이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호 사이언스에 실린 논평에서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의 토머스 잉글스비 교수와 모리츠 한케 박사는 이번 연구가 "생물안전과 생물보안에 관한 시급한 질문을 던진다"고 경고했다. 한케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게놈 언어모델에게 '전염성이 더 강하거나 치사율이 더 높은 인플루엔자 게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직접 언급했다.

 

이들은 기존의 생물안전 관리 체계로는 생성형 유전체학을 감독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 문제는 '생성형 바이러스 설계가 등장할 것인가'가 아니라 '편익을 살리면서 심각한 피해를 막을 감독 체계를 세울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연구팀도 이런 우려를 반영해 AI 학습 데이터에서 동식물과 인간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사전에 제외했고, 병원성이 없는 대장균 균주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브라이언 히(Brian Hie) 스탠퍼드대 교수는 "당장 상업화 계획은 없다"면서도, 건강·인류에 돌아갈 잠재적 이익이 크기 때문에 기초 기술을 최대한 공개하는 것이 연구팀의 책무라며 Evo 2를 오픈소스로 무료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세균보다 더 큰 생물체, 나아가 더 복잡한 생명체 설계로 연구를 확장하는 데 "분명히 관심이 있다"고 덧붙여, 이번 성과가 단발성 실험이 아닌 장기 로드맵의 첫 단계임을 시사했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19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AI 곡괭이=한국 주식, 부의 소비=럭셔리, 기후 해답=물”…블룸버그가 꼽은 1만달러의 세 갈래 투자지도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커지는 국면에서,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한국 주식과 럭셔리, 물 관련 기업을 유망 투자처로 지목했다. 표면적으로는 반도체·소비재·인프라로 나뉘지만, 이들의 공통분모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초고액자산가의 소비 지속성, 기후변화가 만드는 물 부족이라는 장기 구조 변화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1만달러의 투자처를 묻는 기획에서 한국 주식, 럭셔리 기업, 물 관련 기업을 주요 후보로 제시했다. bloomberg, tradingkey, markets, mckinsey에 따르면,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미 악재가 가격에 반영됐거나 중장기 성장 동력이 뚜렷한 영역을 찾는 자금의 시선이 세 갈래로 압축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논리는 단순하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의 직접 수혜를 받으면서도,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AI 수혜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블랙록의 러스 쾨스테리히 글로벌 투자전략가

“가동 전 풀케파” 테일러의 역전승?…삼성전자 2나노, 수주와 수율이 맞물리기 시작했다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1공장이 시험 가동을 앞두고 2나노미터(㎚) 예정 생산물량을 사실상 채웠다는 업계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고객별 수주, 공장별 생산능력 배정, 수율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선단공정 수주 확대와 미국 현지 공급망 수요가 맞물리며 삼성 파운드리의 회복 기대를 키우는 신호로 해석된다. 문화일보는 8일 업계 취재를 인용해 테일러 팹이 이르면 9월 말 시범 가동에 돌입하며, 테슬라의 AI5 칩, 브로드컴의 차세대 통신용 반도체, Arm의 AI 칩 관련 수요가 이어져 2나노 생산예정 물량이 ‘풀케파’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같은 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 배정된 고객과 제품, 계약 물량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테일러 1공장은 2027년 고객사 대상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월 웨이퍼 투입능력 5만 장, 9월 말~10월 초 시험 가동 등의 수치와 일정은 업계 보도에 기반한 전망치로, 실제 상업 생산 시점과 생산성은 고객 인증 및 수율 안정화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2022년부터 총 370억 달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