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완성차 3개사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판매량 점유율 기준 TOP10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사무총장 추이둥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2026년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점유율 기준 BYD·지리홀딩그룹·체리자동차가 나란히 상위권에 진입하며 '동승서강(東升西降)'으로 불리는 산업 재편의 상징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번 성과는 유럽부터 한국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업계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재편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들의 10년에 걸친 빠른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새롭게 그려진 TOP10 지형
도요타는 11% 점유율로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지켰고, 폭스바겐(8.1%), 현대차·기아(7.6%), 스텔란티스(6.0%), 르노-닛산 얼라이언스(5.4%)가 5위권을 형성했다. 그 뒤를 BYD(4.8%, 6위), 지리홀딩그룹(4.6%, 7위)이 이었고, GM(4.5%, 8위)에 이어 체리그룹이 포드와 동률인 4.1%로 9위에 올랐다. SAIC는 3.7%로 11위에 머물러 TOP10 진입에는 실패했다. 세 회사를 합산하면 세계 판매량의 13.5%에 달하는 규모로, 도요타 한 곳의 점유율에 근접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BYD는 2016년 0.6%에서 4.8%로, 지리는 1.5%에서 4.6%로, 체리는 0.8%에서 4.1%로 각각 수직 상승했다. 다만 BYD의 점유율은 2025년 연간 5.4%보다는 오히려 낮아졌는데, 이는 중국 내수 시장 인도량이 상반기 79만51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9% 급감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내수 부진을 수출 확대로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의 상반기 완성차 수출은 509.6만대로 전년 대비 65.3% 늘었고, 6월 한 달 수출량은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이 중 신에너지차(NEV) 수출은 235.5만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서 일본 제치고, 한국서 독일 제쳤다
이 같은 수출 드라이브는 유럽에서 먼저 성과로 나타났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집계 기준 5월 유럽 시장에서 BYD·SAIC·지리·체리·리프모터 등 중국 5개사의 판매량은 13만8410대(점유율 12.0%)로 일본계 브랜드(11.3%)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유로뉴스 자료를 보면 2026년 1~4월 EU 역내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전년 3.2%에서 약 6%로, 영국·EFTA를 포함한 전체 유럽 기준으로는 3.7%에서 7.3%로 두 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BYD 등록은 152.9% 급증한 7만1850대, 체리 계열(오모다·재쿠·제투어)은 267.1% 늘어난 4만8350대, 리프모터는 558.8% 폭증한 2만8700대를 기록했다.
한국 시장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중 중국산 비중이 41.2%(7만9444대)로, 전년 대비 127.8% 늘며 독일산(30.1%, 5만7954대)을 처음으로 앞섰다. 전체 시장에서 중국계 브랜드 점유율도 101.7% 급증한 11.4%로 일본계(7.0%)를 밀어냈고, 그 여파로 독일·유럽계 브랜드 점유율은 61.5%에서 46.7%로 떨어져 처음으로 과반을 상실했다.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체제로
중국 업체들은 관세 장벽을 피해 단순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BYD는 헝가리 세게드 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 4분기로 확정했으며, 완공 시 연 최대 20만~30만대 규모로 가동될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 협력하는 리프모터는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하반기부터 소형 SUV 'B10'을 생산해 EU 관세를 회피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일 체리자동차가 KG모빌리티(KGM)에 7500만 달러(약 108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전량 주식 전환 시 지분율은 약 10% 수준이 되며, 양사는 내년 초 중형 SUV 'SE-10'을 공동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지커가 강남에 전시장을 열고 사전예약에 들어갔고 샤오펑도 진출을 준비 중이어서, 중국 브랜드의 한국 공세는 판매 채널 확보전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토요타·폭스바겐·현대차 등 전통 강자들의 왕좌는 아직 굳건하지만, 배터리·전동화 기술 우위와 18~24개월에 불과한 신차 개발 속도, 그리고 현지화 전략을 앞세운 중국 3사의 동반 TOP10 진입은 향후 글로벌 완성차 판도 재편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