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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달에 새겨진 인류의 그림자…스페이스X 로켓 잔해, 우주쓰레기 209t 시대를 열다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스페이스X의 로켓 잔해가 8월 5일(현지시간) 달 표면에 충돌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이날 오전 달 뒤편 아인슈타인 크레이터 인근에 시속 5,400마일(약 8,690㎞)의 속도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충돌 개요…1년 반을 떠돈 팰컨9, 결국 달과 만나다


2025년 1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상단 추진체가 미국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의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 미션1'과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레질리언스'를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투입한 뒤, 지구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해 1년 넘게 지구와 달 사이 궤도를 표류했다.

 

이 잔해는 2026년 8월 5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2시 34~35분(한국시간 오후 3시 34~35분경) 시속 약 8,690~8,700km(초속 2.43km, 음속의 약 7배) 속도로 달 서쪽 가장자리 아인슈타인 분화구 인근에 충돌했다.

 

잔해 질량은 보도마다 약 4t(8,800파운드)에서 4.5t까지로 다소 엇갈리며, 길이는 약 12~13.8m, 지름은 약 3.7m로 알려졌다. 이번 충돌은 지구 근접 천체 추적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플루토'를 운영하는 천문학자 빌 그레이가 궤적을 추적해 사전에 정확히 예측한 사례로, 인공 물체의 달 충돌을 며칠 전부터 예측·관측한 사실상 최초의 경우로 평가된다.

 

충돌 위력과 새로 생긴 흔적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이번 충돌로 폭 약 65~100피트(19.8~30.5m)의 새 구덩이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사전 예측 단계에서는 지름 27m, 깊이 5m 규모의 크레이터와 함께 TNT 약 3t 규모 폭발력이 예상됐다. 충돌 시 발생하는 섬광은 지속 시간이 1초 미만으로 지구에서 직접 관측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지만, 솟구친 파편 구름은 수 킬로미터 뻗어나가 지구에서도 망원경으로 수십 분간 관측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누리를 포함한 국제 관측 총력전


이번 충돌 지점과 원인 규명을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한국 우주항공청이 공동 관측에 나섰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충돌 당일 궤도를 조정해 예상 지점 상공을 세 차례 지나며 고해상도 카메라 '루티'(LUTI)와 광시야 편광 카메라 '폴캠'(PolCam)으로 충돌 전후 모습을 촬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누리는 충돌 2분 전 로켓 잔해에 불과 수 킬로미터 이내로 접근할 것으로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벤저민 페르난도 연구원은 예측했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분석 결과 충돌 순간 다누리는 달 반대편에 위치해 잔해와 충돌할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달 우주쓰레기 209t, 심화되는 국제 규범 공백


이번 충돌로 더해진 잔해까지 포함하면 196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달 표면에 쌓인 인공 파편은 약 209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아폴로 시대 착륙선과 각국 우주기관의 추락한 탐사선이다. 유사 사례로 2022년 3월에도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로켓 상단부가 달 뒷면 헤르츠스프룽 분화구에 충돌해 크레이터 두 개를 남긴 바 있어, 이번이 버려진 로켓이 달에 의도치 않게 충돌한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된다.

 

전문가들은 로켓 파편 자체의 위험성보다, 점점 더 많은 물체가 달 궤도에 몰려들면서 커지는 구조적 위협에 주목한다. 달이 우주 탐사 요충지로 부상하면서 더 많은 로봇과 우주비행사가 도착하기 전에 잔해 감시 및 교통 통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페르난도 연구원은 "이번 충돌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잔해 충돌이 향후 우주비행사들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과제


정확한 충돌 지점과 크레이터 규모는 다누리와 NASA 달 정찰 궤도선(LRO)이 확보할 영상 분석을 통해 향후 며칠에서 몇 주 사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인공 물체의 달 충돌을 사전 예측·관측한 세계 최초 사례로서 과학적 가치를 남겼지만, 동시에 NASA의 달 기지 건설 추진과 중국·민간기업의 달 탐사 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궤도상 잔존 로켓체 처리 규범의 공백을 다시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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