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아들이 나란히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은 2025년 9월 처음 보도됐지만 2026년 8월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와 맞물려 정치적 뇌관으로 재점화됐다.
금융감독기구 수장의 친인척이 피감독기관에 근무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임종룡·고승범 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전 금감원장 시절에도 유사한 이해충돌 구조가 반복돼왔다.
다시 불거진 이해충돌 논란
2025년 9월 26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찬진 원장의 아들과 김용범 실장의 아들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내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며, 김 실장의 아들은 글로벌비즈니스유닛(GBU) 소속 매니저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회사가 이후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2위 사업자로 상당한 수혜를 입었다는 의혹이 야권에서 제기됐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026년 8월 5일 기자회견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아들이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근무하고 있다"며 "특정 기업에 이익을 몰아주기 위한 주가조작 성격은 아니었는지 특검으로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실장이 올 초 "나스닥에서 가능한 걸 왜 국내에서는 못하게 하느냐"며 금융위에 검토를 지시했다는 점도 함께 문제 삼았다.
제도적 장치와 그 한계
금융위원회 설치법 제11조 4항은 위원의 배우자, 4촌 이내 혈족, 2촌 이내 인척이 특정 기관·법인과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심의·의결 과정에서 해당 위원을 제척하도록 규정한다. 금감원장은 기획재정부 차관, 예금보험공사 사장, 한국은행 부총재와 함께 금융위 당연직 위원 9명 중 한 명이어서, 이찬진 원장은 임기 중 미래에셋운용 관련 모든 안건 논의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반면 대통령실 정책실장인 김용범 실장은 금융위 회의체 위원이 아니어서 법상 제척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금융위 안팎에서는 최근 10년간 실제로 친족 이해관계를 이유로 제척·회피한 금융위원은 임종룡·고승범 전 위원장 2명뿐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례가 드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복된 전임자들의 이해충돌 사례
이복현 전 원장은 매제 이강혁 씨가 미래에셋증권 준법감시부문 대표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2022년 11월 시작된 미래에셋증권 정기검사에서 배제됐다. 이후 2023년 8월 이 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재조사에 나선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서는,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이 환매 중단 직전 다선 국회의원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는 의혹이 새롭게 드러났는데, 해당 판매사에 매제가 재직 중이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이 원장은 그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매제 관련 사안에 대해 "제척 절차를 취했다"며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여기에 더해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이 2023년 5월과 9월 두 차례 이 원장의 해외 IR 출장에 동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별도의 이해충돌 논란까지 불러온 바 있다.
고승범 전 위원장은 처남인 김남구 회장 때문에 한국투자증권 관련 사안뿐 아니라 경쟁사인 케이뱅크 예비인가 심의에서도 배제되는 등, 친족 관계가 경쟁구도 전체의 심의 공정성 문제로 확산된 사례로 꼽힌다.
숫자로 본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 쏠림
논란의 핵심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은 두 회사에 극도로 집중돼 있다. 2026년 7월 중순 기준 삼성자산운용(KODEX)의 순자산총액은 6조2379억원(61.6%),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은 3조4358억원(33.9%)으로, 두 회사 합산 점유율이 95.5%에 달했다. 5월 말 집계에서는 SK하이닉스·삼성전자 관련 상품만 놓고 봐도 두 회사 합산 순자산이 5조427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91.23%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운용의 연간 기대 운용보수만 약 14억원으로 추산됐다.
해당 상품은 김용범 실장의 지시 이후 금융위가 불과 2주 만인 1월 30일 입법예고에 들어가 4월 21일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과시키고 5월 27일 상장하는 등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도입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편 이찬진 원장은 2026년 3월 재산공개에서 본인·배우자·장남 명의로 총 407억3228만원을 신고해 전체 공직자 중 3위에 올랐으며, 이는 취임 후 약 22억원 늘어난 액수로 국내 지수형 ETF 투자 수익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권 공세와 향후 전망
국민의힘은 코스피·코스닥의 급격한 변동성을 근거로 국정조사와 특검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8월 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동향, 금융감독 당국의 대응 적절성 등을 국정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장동혁 대표는 사흘 뒤 여기에 더해 "이런 정책 결정이 증권사 운용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과연 계시겠느냐"면서 핵심 부서 책임자 자녀들의 증권업계 근무와 관련해 특검을 통한 로비·부정청탁 여부 규명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급락의 원인을 AI 투자 수익성 우려, 중국의 반도체 경쟁 심화,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 복합적 대외요인으로 돌리고 있어, 이 논란이 실제 국정조사·특검으로 이어질지는 여야 협의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