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국 소비자 주머니 털어 본사 배불리기인가?"
화려한 명품 캐리어의 대명사 리모와.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국 소비자의 주머니를 털어 빚더미 속에서도 본사 배만 불리는 씁쓸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유)리모와코리아(RIMOWA KOREA, 대표이사 미쉘산드라미첼)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본사 및 특수관계자로 빠져나가는 막대한 자금 유출과 기형적인 비용 구조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2025년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회사는 한 해에만 94억원이 넘는 이전가격 조정 명목의 '판매보전비'를 본사 측에 지급했으며, 특수관계자 매입 규모는 무려 338억원에 달하는 등 전형적인 '국부 유출'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겉으론 사상 최대 실적, 속은 '골병' 드는 기형적 수익구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2025년도 리모와코리아 감사보고서(새빛 회계법인)에 따르면, 리모와코리아의 2025년 매출은 767억 5,500만원으로 전년(705억 2,500만원) 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1억 5,300만원을 기록해 전년 41억 1,100만원 대비 25.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5억 4,400만원으로 전년(14억 9,600만원) 대비 무려 203.7%나 늘어나는 등 겉보기에는 화려한 실적 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에는 기형적으로 부풀려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그리고 특수관계자로 향하는 막대한 자금 유출이라는 심각한 페인포인트(Pain Point)가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리모와코리아의 판관비는 411억 9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이 훌쩍 넘는 53.6%를 차지했다. 특히 지급수수료는 165억원으로 전년(147억원) 대비 12% 급증하며 판관비 상승을 주도했다. 백화점 판매수수료 명목으로 빠져나간 금액만 127억 6,200만원에 달해, 이른바 '유통공룡'들의 배만 불려주는 취약한 유통 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반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고객대상의 브랜딩 비용이라 할 수 있는 광고선전비는 34억 8,400만원으로 전년(44억 4,400만원) 대비 21.6%나 쪼그라들며 대조를 이뤘다.

본사 배불리는 '마법의 지팡이', 판매보전비와 시스템 수수료
가장 심각한 리스크 요인은 해외 본사(LVMH 그룹 및 RIMOWA GMBH 등)를 비롯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다. 리모와코리아는 당기 특수관계자로부터 338억 2,400만원 규모의 상품 등을 매입했는데, 이는 전년(288억 5,600만원) 대비 17.2%나 급증한 수치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른바 '이전가격 조정' 명목으로 지급되는 '판매보전비'다. 감사보고서 주석에 따르면, 리모와코리아는 특수관계자인 RIMOWA INTERNATIONAL SAS 등과의 상품매입 거래에 대해 거래순이익률법을 사용하여 정상가격을 산출하고, 이로 인한 가격 조정을 판매보전비로 인식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이렇게 본사 측에 지급된 판매보전비는 무려 94억 1,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81억 8,300만원) 대비 15.1% 증가한 것으로, 리모와코리아 전체 영업이익(51억 5,300만원)의 1.8배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실질적인 로열티 명목으로 한국 법인이 벌어들인 이익보다 훨씬 더 많은 자금이 본사로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RIMOWA GROUP SERVICES와 맺은 시스템 보수 관련 계약에 따라 지급된 수수료 역시 당기 12억 3,300만원으로 전년(6억 700만원) 대비 무려 102.9% 폭증했다. 본사의 지원이라는 명목 아래 다방면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빨대 꽂기'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명품기업들의 '이익 이전' 판매보전비, 구조적 문제로 韓 과세당국과 신경전
판매보전비는 리모와코리아가 발명한 독특한 회계 기법이 아니라,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기업 특히 명품·패션업계에서 널리 활용되는 이전가격 조정의 한 형태다. 문제는 이 제도 자체의 합법성이 아니라,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규모로 반복 활용되면서 사실상 '이익 이전 파이프라인'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도 이런 흐름을 이미 문제 삼아왔다. 국세청은 넷플릭스, 딜리버리히어로(배달의민족)를 포함한 21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이전가격 조작 여부를 조사했으며, 그중 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수입가격을 올려 국내 이익을 줄이고 세금을 회피한 사례를 확인했다.
기업재무분석 및 국세법 전문가들은 "제도는 합법이지만 활용 방식은 도덕적 해이에 가깝다. 매년 영업이익의 2배 금액을 본사에 보내는 관행이 한국 시장과 소비자 입장에서 정당한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결국 이같은 편법이 명품업계의 영업이익과 이전가격 이슈에 대해 국세청과의 묘한 긴장이 형성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세 전문가는 "판매보전비, 관리 수수료, 시스템 사용료 같은 항목들이 내부적으로 정당한 근거를 갖고 있더라도, 이를 합산했을 때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을 초과한다면 이는 조세회피 목적이 아니더라도 국내 자본과 일자리 재투자를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돼 감사보고서 공시 의무 외에는 외부 감시가 약한 외국계 법인일수록, 판매보전비 같은 항목이 별다른 견제 없이 본사 의사결정만으로 확대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악화되는 재무건전성, 빚으로 쌓아 올린 모래성
이러한 막대한 자금 유출은 리모와코리아의 재무건전성을 급격히 훼손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리모와코리아의 부채비율은 212.5%로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자본총계는 90억 7,800만원에 불과한 반면, 부채총계는 192억 8,9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유동부채는 185억 3,500만원으로 전체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특수관계자에 대한 미지급금이 114억 8,200만원에 달해 자금 압박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특수관계자 매입채무 역시 28억 300만원으로, 해외 본사에 갚아야 할 빚더미에 짓눌려 있는 형국이다. 재고자산 평가손실 역시 당기 6억 6,900만원으로 전년(4억 4,000만원) 대비 크게 늘어나며 재고 관리의 부실함마저 드러냈다.
이익잉여금은 75억 5,300만원으로 전년(30억 900만원) 대비 증가했으나, 막대한 부채 규모를 고려할 때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행히 배당금은 지급되지 않아 추가적인 현금 유출은 막았지만, 이미 판매보전비와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본사가 충분히 이익을 회수해 간 상황에서 배당 미지급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매출총이익률 60%, 마진율의 함정…'판관비 블랙홀'에 막힌 6%대 영업이익률
리모와코리아의 매출원가는 305억원, 매출총이익은 462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매출액으로 나눈 매출총이익률(마진율)은 60.27%로, 전년 매출총이익 420억원(마진율 59.64%) 대비 9.99% 증가했다. 상품 판매 단계에서의 수익성만 보면 절반 이상을 이익으로 남기는 우량한 구조지만, 이 높은 마진이 실제 영업이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상당 부분 판관비와 본사 이전가격 조정금으로 소진되고 있다. 결국 남는 영업이익률은 6.71%(영업이익 51억 5,300만원)에 그쳤다.
즉 상품 하나를 팔 때마다 원가를 제하고 60%를 남기지만, 백화점 판매수수료(127억 6,200만원)와 각종 지급수수료(165억 1,700만원), 그리고 본사에 지급하는 판매보전비(94억 1,900만원) 등이 이 마진의 대부분을 흡수하면서 최종적으로 회사에 남는 이익은 매출 대비 6~7%대로 급격히 줄어드는 구조다. 명품 브랜드의 전형적인 특징인 '고마진-고비용' 구조가 리모와코리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호구인가?" 지배구조 리스크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논란
리모와코리아는 LVMH 산하 RIMOWA GMBH가 100% 지분을 소유한 유한회사다. 외부 감시의 눈길이 덜한 유한회사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한국 시장에서 거둔 수익을 이전가격 조정이라는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본사로 대거 빼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내 유통 및 패션업계 관계자는 "리모와코리아는 단순히 기업의 수익 창출을 넘어, 한국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고가 정책을 유지하면서 그 과실은 오롯이 해외 본사가 독식하는 전형적인 다국적 기업의 '먹튀'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면서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판매보전비 지급은 경영진의 독립성 결여와 도덕적 해이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한국 법인의 자생적 성장보다는 본사의 이익 극대화에만 매몰된 종속적인 지배구조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고 지적했다.
기업재무분석 전문가들은 "리모와코리아의 재무제표는 겉으로는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본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정교한 자금 유출 파이프라인에 불과하다"며, "특히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판매보전비와 급증하는 시스템 수수료는 한국 법인의 존립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페인포인트이자, 다국적 기업의 꼼수 회계에 대한 과세 당국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리모와코리아가 한국소비자를 볼모로 삼아 현금인출기같은 단순한 '캐시카우' 오명을 벗고 진정한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아니면 '껍데기 한국법인'이라는 꼬리표를 계속 달고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뉴스스페이스의 취재 및 질의요청에 대해 리모와코리아측은 대행사를 통해 "홍보팀의 담당범위를 벗어나는 재무, 공시관련 사항으로 PR팀에서는 공식입장을 전달드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 아래는 뉴스스페이스가 리모와코리아와 홍보대행사 디마코에 발송한 10개 질의서 전문
질의 1. 판매보전비 규모의 적정성에 관하여
2025년도 귀사가 RIMOWA INTERNATIONAL SAS 등 특수관계자에 지급한 판매보전비(이전가격 조정금)는 94억 1,900만원으로, 전년(81억 8,300만원) 대비 15.1% 증가했으며 이는 귀사의 2025년도 영업이익(51억 5,300만원)의 약 1.8배에 해당합니다.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규모의 조정금을 매년 본사에 지급하는 이러한 구조가 어떠한 산출 근거와 절차를 통해 결정되는지, 그리고 이 금액이 한국 법인의 정상적인 수익 배분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시는 근거를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2. 거래순이익률법(TNMM) 적용의 검증 절차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귀사는 특수관계자와의 상품매입 거래에 대해 거래순이익률법을 사용해 정상가격을 산출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이 국세청의 사전승인(APA) 등 공적 검증 절차를 거친 것인지, 아니면 본사 및 특수관계자 측 회계 기준에 따라 내부적으로만 결정된 것인지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해당 방식이 매년 판매보전비를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적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3. 특수관계자 매입 급증 배경에 관하여
2025년 특수관계자로부터의 상품 매입액은 338억 2,400만원으로 전년(288억 5,600만원) 대비 17.2%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매입 단가 및 물량 증가가 어떠한 협상 절차를 거쳐 결정되었는지, 한국 법인이 매입가격에 대해 독립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질의 4. 시스템 수수료 급증 사유에 관하여
RIMOWA GROUP SERVICES에 지급된 시스템 보수 관련 수수료가 2025년 12억 3,300만원으로 전년(6억 700만원) 대비 102.9% 증가했습니다.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구체적인 서비스 내역과 계약 조건(수수료 산정 기준, 계약 갱신 여부)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5. 유통 비용 구조 및 마케팅 투자 축소에 관하여
2025년 지급수수료는 165억 1,700만원(전년 대비 11.8% 증가)이며, 이 중 백화점 판매수수료가 127억 6,200만원으로 판관비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34억 8,400만원으로 전년(44억 4,400만원) 대비 21.6% 감소했습니다. 유통 채널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케팅 투자를 축소한 배경과, 이러한 비용 구조가 향후 매출 성장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귀사의 판단을 듣고자 합니다.
질의 6. 재무건전성 악화 및 상환 계획에 관하여
2025년 말 기준 귀사의 부채비율은 212.5%(자본총계 90억 7,800만원, 부채총계 192억 8,900만원)이며, 특수관계자에 대한 미지급금이 114억 8,200만원, 특수관계자 매입채무가 28억 300만원에 달합니다. 본사 대상 채무가 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 상황에서, 귀사가 계획하고 있는 구체적인 재무건전성 개선 방안이나 자본 확충 계획이 있는지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질의 7. 이전가격 정책에 대한 내부 검증·승인 체계에 관하여
판매보전비, 특수관계자 매입가격, 시스템 수수료 등 본사와의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인 내부의 어떠한 의사결정 기구(이사회, 감사 또는 외부 자문기관 등)를 통해 검토·승인되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되어 외부 감시 체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귀사의 입장은 무엇인지도 함께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 8. 이해상충 관리 방침에 관하여
한국 법인 경영진이 본사(LVMH 그룹 및 RIMOWA GMBH) 소속이거나 본사의 지시를 받는 구조에서, 한국 법인의 이익과 본사의 이익이 상충할 수 있는 거래(예: 판매보전비 조정, 매입가격 결정)에 대해 한국 법인 경영진의 독립적 판단이 실제로 반영되는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질의 9. 무배당 정책과 실질적 이익 환수의 관계에 관하여
귀사는 이익잉여금이 75억 5,300만원(전년 30억 900만원)으로 증가했음에도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보전비 및 각종 수수료를 통해 이미 본사가 상당한 이익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무배당 정책이 한국 법인의 재투자를 위한 것인지, 혹은 배당 외 다른 경로로 이익이 환수되는 구조이기 때문인지에 대한 귀사의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질의 10. 경영진의 의사결정 책임성 및 윤리경영 관련 사안에 관하여
영업이익을 초과하는 규모의 판매보전비 지급을 승인하는 등 본사에 유리한 거래 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법인 대표이사 및 경영진이 이해관계자(소비자, 협력사, 임직원 등)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3년 내 경영진의 불공정 거래, 갑질, 윤리경영 위반, 도덕적 해이 등과 관련하여 내부적으로 제기된 문제나 외부 민원·신고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회사의 대응 및 재발 방지 조치가 있었는지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