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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스타링크가 벌고 AI가 쓰다…스페이스X, 상장 후 첫 성적표의 두 얼굴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 공개한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매출과 손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압도적으로 웃돌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하며 '실적에서는 이겼지만 시장에서는 지지 않은'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매출 78억 1,400만 달러(전년비 92%↑)라는 숫자 뒤에는 스타링크의 견고한 현금창출력과, 그 현금을 순식간에 삼켜버리는 AI 인프라 투자라는 두 개의 상반된 서사가 겹쳐 있다.

 

숫자로 본 깜짝 실적, 그러나 대가는 컸다


미 동부시간 4일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에서 스페이스X는 매출 78억 1,400만 달러, 순손실 5억 4,100만 달러(전년 10억 800만 달러 대비 46% 개선), 조정 EBITDA 35억 3,800만 달러(전년비 191%↑)를 기록했다. 팩트셋과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 매출(약 68억~69억 3,000만 달러)을 10억 달러 가까이 상회했고, 주당순손실도 0.09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26달러 손실보다 크게 양호했다.

 

문제는 이 호실적을 만들어낸 '비용'이다. 2분기 전체 자본지출은 184억 달러로 직전 분기(101억 달러) 대비 83억 달러 늘었고, 이 중 AI 인프라에만 158억 달러, 전체의 약 86%가 투입됐다. 연합뉴스는 이 여파로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19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유가증권 1,000억 달러, 수주잔고 475억 달러를 보유해 투자 여력 자체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스타링크, 유일하게 흑자를 낸 '캐시카우'


통신(커넥티비티) 부문 매출은 42억 9,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6%, 전분기 대비 32% 늘며 3대 사업부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은 16억 5,600만 달러(전년비 79%↑), 조정 EBITDA는 25억 9,700만 달러(전년비 64%↑)로 회사 전체의 현금창출 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스타링크 가입자는 2분기 말 1,200만명으로 전년 동기(약 600만명) 대비 정확히 두 배 늘었고, 전분기 대비로도 170만명 증가해 역대 최대 순증을 기록했다. 다만 소비자 매출(24억 8,500만 달러, +44%)보다 기업·정부 매출(18억 600만 달러, +108%)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졌는데, 미 우주군과 60억 달러 규모의 다년간 '스타쉴드' 계약을 새로 수주하고 아메리칸항공·사우스웨스트·버진애틀랜틱 등 항공사, 소프트뱅크·NTT도코모 등 통신사와의 제휴가 이를 뒷받침했다.

 

AI 매출 3배 폭증, 그러나 자본지출은 매출의 2배


AI 부문 매출은 25억 6,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47%, 전분기 대비 213% 늘며 시장 예상치(21억 8,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 증가는 앤트로픽, 구글 등 외부 기업에 데이터센터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이 견인했으며, 2분기 중 총 141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체결해 이 중 16억 달러를 분기 매출로 인식했다. AI 부문 조정 EBITDA는 11억 4,600만 달러로 처음 흑자 전환(전년 동기 2억 7,600만 달러 적자)했지만, GAAP 기준 영업손실은 여전히 12억 5,700만 달러에 달했다.

 

문제는 규모다. AI 인프라 관련 자본지출만 158억 달러로 분기 전체 매출(78억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데이터센터 용량을 외부 임대로 돌리면서 정작 자사 AI 모델 학습에 쓸 수 있는 연산 자원은 오히려 줄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회사는 AI 코딩 도구 커서(Cursor)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3분기 완료 예정)을 발표하고, 7월에는 1.5조 파라미터급 그록 4.5를 출시했다.

 

우주 사업은 성장했지만 적자는 더 벌어졌다


우주 부문 매출은 9억 6,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9%, 전분기 대비 55% 늘며 컨센서스(8억 3,5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상반기 총 78회 발사로 1,041메트릭톤의 화물을 궤도에 올렸고, 5월과 7월 두 차례 스타십 V3 시험비행에서 착수·재점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5억 4,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3억 6,900만 달러 적자)보다 오히려 확대돼,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간극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주가는 왜 떨어졌나…실적보다 수급과 밸류에이션


정규장에서 9.43% 급등했던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에서 한때 8% 넘게 밀렸다가 낙폭을 4~5%대로 줄였다. 도이체방크는 직원 보유 주식의 보호예수 해제와 나스닥100 편입 이후 패시브펀드 매수세가 예상보다 적었던 점을 주가 하락 배경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8월 6일부터 최대 9억 1,150만 주(제한 보유 주식의 최대 20%)의 락업이 풀리는 일정이 겹치면서, S3파트너스 집계 기준 공매도 잔액은 유통 주식의 약 34%인 2억 2,000만 주까지 늘어난 상태다. 결국 이번 실적은 스타링크의 현금창출력과 AI의 성장 잠재력을 동시에 입증했지만, 그 성장을 지탱하는 막대한 자본지출과 대규모 잠재 매물이라는 두 변수가 여전히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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