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이종화 기자] "영업이익은 48.5% 줄었는데, 중간배당은 순이익의 160.8%에 달했다."
한국에서 연간 3,536억원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 소비자·주주·협력사의 정당한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조용한 경영’이 아니라 설명책임의 공백이다.
유한회사 돌코리아(Dole Korea Ltd.)는 세계적인 청과·식품 기업 Dole Food Company의 아시아 사업을 인수한 이토추 상사 계열 Dole Asia Holdings Pte. Ltd.의 100% 외국인투자법인이다. 'Dole' 브랜드로 바나나, 파인애플, 청포도·포도, 아보카도, 용과, 파파야, 자몽, 로메인 상추 등 다양한 생과일과 함께 국내 생산 로컬 제품인 '로메인하트'와 '해금골드키위'를 유통하며, 자회사 DFC푸드를 통해 평택 물류·가공 시설에서 후룻볼(과일컵) 시리즈, 하이피치·하이애플·하이머스캣 등 과일주스, 돌피치팝·돌파인애플팝 같은 가공식품도 생산·판매한다.
돌코리아의 제28기 감사보고서는 불편한 대비를 보여준다.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매출은 3,535억9,0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9억5,000만원으로 48.5%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121억원으로 46.9%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현금흐름표에는 194억6,000만원의 중간배당 지급이 기록됐다. 이는 당기순이익의 160.8%, 순이익보다 73억6,000만원 많은 액수다.
문제의 핵심은 배당 자체가 아니라 설명 없는 배당이다. 실적이 꺾인 시점에 왜 이 정도의 현금을 배당으로 내보냈는지, 그 판단은 언제 어떤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는지, 국내 사업의 설비·고용·상생에 먼저 배분할 필요는 없었는지에 관해 돌코리아는 명확히 답해야 한다. 100% 지분을 보유한 싱가포르 법인 Dole Asia Holdings Pte. Ltd.가 유일한 지분 보유자인 구조에서, 배당의 귀속 주체는 사실상 이 지배기업이다.
뉴스스페이스는 고객(소비자)·비즈니스파트너·이해관계자를 대신해 배당, 특수관계자 거래, 리스, 보수, 유동성, 윤리·경영책임을 아우르는 10개 서면 질의를 돌코리아에 전달했으나, 돌코리아와 홍보대행사(피알원)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회사가 반박할 근거 또는 합리적 경영 판단이 있다면, 이제는 침묵이 아니라 수치와 절차를 갖춘 답변으로 보여줄 차례다.
수익성은 급락, 배당은 순이익을 초과
돌코리아의 매출원가는 2,826억9,000만원에서 2,912억원으로 3.0% 늘었다. 매출원가율은 79.07%에서 82.36%로 3.29%포인트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7.57%에서 3.94%로 떨어졌다. 매출이 줄고 원가 부담이 늘어난 해에, 회사는 이익잉여금 633억2,000만원 중 194억6,000만원을 중간배당으로 지급해 기말 이익잉여금을 559억6,000만원으로 낮췄다.
이 수치만으로 배당의 위법성이나 경영진의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과거 이익잉여금, 현금흐름, 향후 투자계획을 고려한 배당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의 숫자만으로는 배당 의결일, 당시의 실적 전망, 이사회 또는 사원총회의 검토 자료, 배당 한도 산정 및 국내 재투자와의 비교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질의는 단순한 ‘배당 비판’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시간표와 근거를 요구하는 최소한의 검증이다.
‘매입’과 ‘배당’의 이중 경로, 왜 이전가격 검증이 필요한가
돌코리아는 당기 중 지배기업 Dole Asia Holdings Pte. Ltd.에서 상품 2,385억3,000만원을 매입했다. 이 금액만으로도 매출액의 67.46%다. 지배기업에 지급한 기타비용 14억8,000만원까지 합치면 약 2,400억원, 매출액의 67.88%에 이른다.
그 자체로 특수관계자 거래가 부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글로벌 식품·농산물 공급망에서 계열사 조달이 효율적일 수 있고, 품질 관리·물류·브랜드 운영을 통합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하지만 거래 비중이 이 정도로 크다면, 소비자와 거래 상대방이 물어야 할 것은 명확하다. 모회사 매입단가는 독립된 제3자와의 거래 조건에 비춰 적정했는가. 원가율 상승은 환율·운임·원재료 가격·재고 평가·물량 구성 중 무엇의 영향인가. 외부 이전가격 검증 또는 독립적 비교 절차가 있었는가.
감사보고서는 특수관계자 거래 규모를 공시하지만, 이전가격의 벤치마크, 비교가능 제3자 가격, 계약의 핵심 조건, 그리고 검증 절차의 세부 내용까지 제시하지는 않는다. 바로 이 공백을 메워야 다섯 번째 질의의 ‘원가 상승 책임’과 네 번째 질의의 ‘이전가격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다. 숫자만 놓고 ‘이익 빼가기’라고 단정해서도 안 되지만, 숫자가 이렇게 큰데도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60억원 수수료·120억원 리스 취득, 공시는 숫자를 말했지만 사유는 말하지 않았다
지급수수료는 52억5,000만원에서 60억5,000만원으로 15.2% 증가했다. 감사보고서는 이 비용을 한 줄 항목으로 표시할 뿐, 관계사 컨설팅·홍보대행·법률자문 비용이 포함됐는지, 포함됐다면 수취 법인·업무 범위·성과물·산정 방식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에는 모회사에 대한 ‘기타비용’ 14억8,000만원이 별도 기재돼 있지만, 이 금액이 지급수수료와 어떤 관계인지도 공시만으로 특정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여섯 번째 질의가 갖는 의미가 선명해진다. 실적 악화기에 늘어난 비용이 판매 확대나 법률·회계·물류 등 통상적 운영비인지, 아니면 지배기업 또는 다른 특수관계사에 귀속된 관리·자문 대가인지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달라진다. 회사가 세부 내역과 필요성, 비교견적·검증 절차를 공개하면 의문은 해소될 수 있다. 답하지 않으면 의문은 비용보다 더 오래 남는다.
리스도 마찬가지다. 사용권자산은 74억9,000만원에서 189억6,000만원으로 늘었고, 당기 사용권자산 취득액은 약 120억원이었다. 리스부채 장부금액은 70억5,000만원에서 188억8,000만원으로 167.8% 증가했다. 감사보고서상 건물 사용권자산의 기말 장부금액은 124억6,000만원이지만, 이를 곧바로 신규 건물 리스의 ‘취득액’으로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공시는 회계 수치를 보여줄 뿐, 어느 시설을 왜 임차했고 예상 수익·물동량·회수기간이 어떠했는지까지 말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일곱 번째 질의는 ‘리스가 많다’는 비난이 아니라, 대규모 계약의 사업 타당성, 대안 비교, 승인권자, 사후 성과관리 기준을 확인하자는 요구다. 특히 실적이 둔화하는 국면에서 재무 부담을 확대하는 선택이었다면, 그 판단이 더 높은 수준의 설명을 요구받는 것은 당연하다.
급여는 올리고, 유동성은 낮아졌다…보수·현금관리의 답은 무엇인가
등기·비등기이사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급여는 25억8,000만원으로 전년 25억3,000만원보다 2.1% 늘었다. 다만 퇴직급여까지 합친 주요 경영진 총보상은 28억2,000만원으로 전년 29억2,000만원보다 3.3% 감소했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경영진 보수가 늘었다’는 지적은 급여 기준으로는 맞지만, 총보상 기준으로는 다르다. 그래서 여덟 번째 질의는 보수의 성과 연동 산식, 평가 지표, 성과 부진 시 조정 장치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동성도 설명이 필요한 지점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7억7,000만원에서 70억8,000만원으로 감소했고, 유동비율은 241.1%에서 201.4%로 하락했다. 회사는 감사보고서에서 보유현금과 미사용 차입한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자금수요 예측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년 내 상환해야 할 리스부채가 36억1,000만원인 상황에서, 향후 리스료·운영자금·계절적 재고자금·환율 변동에 대비한 구체적 현금흐름 계획이 무엇인지는 별도의 답변이 필요하다.
침묵은 해명이 아니다
돌코리아가 모든 질의에 즉시 답할 수 없을 수는 있다. 영업상 비밀이나 계약상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회사는 공개 가능한 범위, 비공개 사유, 검증을 위해 제공할 대체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 무대응 방식은 다르다. 회사의 침묵은 의혹의 사실성을 입증하지는 않지만, 소비자와 이해관계자가 그 회사의 지배구조와 책임경영을 신뢰할 근거도 약화시킨다.
돌코리아가 풀어야 할 과제는 복잡하지 않다. “법적으로 가능했다”는 한 줄이 아니라, 왜 그 시점에 그 규모의 배당이 필요했는지, 모회사와의 거래가격이 어떻게 검증됐는지, 한국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국내 사업과 고용·협력사에 어떻게 되돌릴 것인지, 실적과 보상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를 수치와 문서로 설명하는 일이다.
한국 소비자와 거래처는 단순한 판매 대상이 아니다. 돌코리아의 매출과 현금흐름을 함께 만든 이해관계자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 홍보 문구가 아니라, 불편한 질문에도 답하는 책임 있는 경영이다. 195억원의 배당보다 더 비싸게 치를 수 있는 것은 답변을 미루는 동안 한국 소비자들에게서 사라지는 신뢰기 때문이다.

◆ 아래는 뉴스스페이스가 돌코리아에 발송한 10개 질의서 전문
질의1. 순이익 초과 배당의 타당성
귀사는 2025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이 121억원임에도 이를 74억원이나 초과하는 195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여 이익잉여금이 633억원에서 560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8.5% 급감한 시점에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을 결정한 구체적인 경영상 근거와 이사회 의결 과정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2. 배당 시점과 실적 악화의 인과관계
195억원의 배당 결정 시점이 영업이익 급감 사실이 확인된 이후였는지, 아니면 이전이었는지 여부와, 실적 악화가 예견된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3. 모회사 배당 구조와 국내 재투자 계획
195억원의 배당금 전액이 지분 100%를 보유한 싱가포르 법인 Dole Asia Holdings Pte. Ltd.로 유출되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창출한 이익이 재투자 없이 해외로 전액 유출되는 구조에 대해, 향후 국내 설비투자·고용·상생 등에 배분할 계획이 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질의4. 특수관계자 매입 의존 구조와 이전가격 적정성
당기 중 모회사로부터 매출액의 67.9%에 달하는 약 2,400억원 규모의 상품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특수관계자 거래의 매입 단가가 독립된 제3자 거래와 비교해 적정하게 산정되었는지, 이전가격 검증 절차나 외부 감사를 거쳤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5. 매출원가율 상승과 수익성 방어 대책
매출이 1.1% 감소한 반면 매출원가는 오히려 3.0% 증가하여 매출원가율이 79.1%에서 82.4%로 상승했습니다. 원가 상승이 모회사발 매입 단가 인상에 기인한 것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수익성 방어 대책은 무엇인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질의6. 지급수수료 급증의 세부 내역
지급수수료가 전년 52억원에서 61억원으로 17.3% 증가했습니다. 실적 악화 상황에서 오히려 늘어난 이 지급수수료 중 특수관계사에 지급된 컨설팅·자문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지, 포함되어 있다면 그 규모와 용도를 구체적으로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7. 대규모 리스 계약의 투자 타당성 검증
당기 중 건물 관련 사용권자산 취득액이 125억원에 달하며, 이로 인해 부채비율이 46.6%에서 74.0%로 27.4%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실적이 악화되는 시점에 대규모 신규 리스 계약을 체결한 배경과, 해당 투자에 대한 사전 타당성 검토 및 이사회 승인 절차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8. 경영진 보수와 실적의 연동성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고 순이익을 초과하는 배당으로 이익잉여금까지 감소한 상황에서, 주요 경영진 급여는 증가했습니다. 경영진 보수가 회사 실적과 어떤 방식으로 연동되어 있는지, 실적 악화에도 보수가 증가한 사유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9. 유동성 관리 계획
유동비율이 241.0%에서 201.4%로 하락하고 리스부채가 71억원에서 189억원으로 168% 증가하는 등 단기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금성자산 71억원 규모로 향후 리스료 상환 및 운영자금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유동성 관리 계획을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의10. 대표이사 관련 사내 윤리·경영 책임 확인
김도형 대표이사 재임 기간 중 사내 갑질, 직장 내 괴롭힘, 회계·인사상 비위 또는 도덕적 해이와 관련된 내부 제보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이 있는지, 그리고 이번 순이익 초과 배당 및 경영진 보수 인상 결정에 대표이사가 어떤 방식으로 관여하고 책임지고 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