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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사회학]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 지도에서 사라졌다, 왜?…'나오에로 공화국'으로 138년 만에 정체성 되찾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제까지 '나우루'로 알려졌던 태평양의 섬나라가 공식 명칭을 '나오에로 공화국(Republic of Naoero)'으로 변경했다.

 

reuters.com, indiatoday.in, dailysabah.com, aljazeera.com에 따르면, 독일이 이 섬을 식민지로 병합한 1888년 이후 138년간 사용된 외래 명칭을 버리고, 원주민 발음을 그대로 반영한 전통 이름으로 돌아간 것. 나오에로 공화국은 바티칸시국, 모나코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작은 나라다.


국민투표 없이 확정된 개헌


데이비드 아데앙 나오에로 대통령은 현지시각 8월 3일(발표는 7월 30일 정부 페이스북 성명으로 시작) 국명 변경을 공식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대통령이 의회에 개헌안을 제출한 뒤 90일의 유예 기간을 거쳤고, 5월 13일 의회는 16대 0 만장일치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국민투표를 거쳐야 했지만, 정부는 지난주 논의 끝에 이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아데앙 대통령은 "나오에로는 국민의 수용을 구해야 할 새로운 이름이 아니라 이미 국민의 정체성이며, 국장에도 새겨져 있고 지역사회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헌법이 이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지난 6월 26일 정부로부터 명칭 변경 통보를 받아 이미 시스템과 기록 전환에 착수했으며, 호주·뉴질랜드 정부와 미국·중국 대사관도 관련 웹사이트에 '나오에로' 표기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국제 코드는 NRU에서 NRO로, 국민 호칭은 '나우루안(Nauruan)' 대신 '데이-나오에로(dei-Naoero)'로 바뀐다.

 

숫자로 보는 초소형 국가


나오에로는 면적 21㎢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작은 나라이며, 2025년 추산 인구는 약 1만 2,025명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구매력 기준)은 약 1억 3,200만 달러, 1인당 GDP는 1만 962달러 수준이며, 명목 GDP 기준으로는 총 1억 7,200만 달러, 1인당 1만 4,274달러로 집계된다. 미 CIA 월드팩트북은 2023년 기준 실질 GDP를 1억 4,596만 달러, 1인당 GDP를 1만 1,400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과거 인광석(인산염) 수출로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국민소득을 기록했으나 채굴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섬 중앙부 지형과 토양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매장량 고갈로 경제는 급격히 위축됐다. 수출은 2021년 기준 1억 8,700만 달러로 태국(59%), 필리핀(19%), 한국(11%)이 주요 수출 대상국이며, 수입은 9,420만 달러로 호주(47%)와 중국(17%)에 크게 의존한다. 나오에로는 1979년 한국과 수교했으며 1999년 유엔에 가입했다.

 

호주 난민 수용 재정과 기후 위기


현재 나오에로 재정의 상당 부분은 해외 원조와 어업권 판매, 그리고 호주와의 난민 수용 협정에서 나온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9월 자국에서 갈 곳 없는 난민을 수용하는 대가로 나오에로에 25억 호주달러(약 2조 2,7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최대 350여 명의 난민 이송에 대해 초기 비용 4억 800만 호주달러(약 3,720억원)를 지급하고, 이후 30년간 매년 7,000만 호주달러(약 638억원)를 추가 지원하는 조건이다. 앞서 2025~26 회계연도 기준 호주의 해외 처리 비용은 1인당 960만 달러에 달했으며, 총예산은 9억 7,160만 달러로 편성됐다.

 

이와 함께 나오에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매우 취약한 국가로 꼽히며, 관련 인프라 확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료 시민권 프로그램을 통한 해외 투자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식민지 이름과의 결별, 세계적 흐름 합류


나오에로의 국명 변경은 식민지 시대 이름을 버리고 전통 명칭을 되찾는 국제적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아프리카 왕국 에스와티니는 2018년 4월 19일 독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스와질란드'라는 국명을 버리고 식민지 이전 명칭인 '에스와티니(스와지족의 땅)'로 바꿨는데, 국왕 음스와티 3세는 당시 "스위스(Switzerland)와 혼동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 역시 2022년 유엔에 자국어 표기 'Türkiye' 사용을 요청해 국제사회에서 공식 명칭을 바꿨다.

 

나오에로의 정식 명칭 '나우루'는 원주민어 발음이 외국인에게 어려워 편의상 굳어진 이름으로, 정부는 이를 "우리의 선택이 아닌 편의를 위해 바뀐 이름"이라고 규정했다. 아데앙 대통령은 이번 변경을 "새로운 국민적 자긍심의 시작이자 통합·책임·애국심·보건·교육·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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