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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소셜 미디어 조기 사용, 수년 후 성적 저하"…11~12세에 연 SNS 계정, 6개월치 학업격차로 돌아왔다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11~12세에 소셜 미디어 계정을 개설한 아이들은 4년 후 학업 성취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 대학교 마르코 구이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8월 3일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됐다.

 

stpetersburg.usf.edu, gizmodo, nature에 따르면, 5000명 이상의 이탈리아 학생들을 추적한 이 종단 연구에서, 11~12세인 6학년 때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든 학생들은 10학년이 됐을 때 수학 및 이탈리아어 표준화 시험에서 더 늦게 가입한 또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업 격차는 약 6개월치 수업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연구 설계와 표본


연구팀은 이탈리아 북부 28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5,227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조사하고, 이를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INVALSI)의 국어·영어·수학 성적과 결합해 분석했다. 학업 성적은 2학년(7~8세), 5학년(10~11세), 8학년(13~14세), 10학년(15~16세) 등 네 시점에 걸쳐 추적됐으며, 성별과 부모 학력, 가정환경, 이전 학업성취도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비교하는 방식으로 소셜미디어 가입 시점의 순수 효과를 추정했다.

 

주목할 점은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벌어졌다는 것이다. 6학년 가입 그룹의 국어 격차는 8학년에서 10학년까지 -0.22 SD로 유지된 반면, 수학 격차는 -0.18 SD에서 -0.27 SD로 확대됐다. 이는 10학년 시점에 거의 모든 학생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었음에도 나타난 결과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을 항상 가까이 두고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조기 소셜미디어 사용과 성적 저하 사이 관계의 15~47%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는 콘텐츠 자체의 유해성보다 주의력 분산과 과도한 몰입이 성적 저하의 주요 경로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각국 규제와 산업 파장


이번 연구는 각국 정부가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를 강화하는 시점에 발표됐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계정 보유·사용을 금지했고, 시행 한 달 만에 10개 플랫폼에서 470만 개 계정이 삭제됐으며 메타만 55만 개 계정을 폐쇄했다. 하지만 호주 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의 4월 준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금지 이전 계정을 보유했던 16세 미만 청소년 10명 중 7명이 여전히 '일정 수준의 접근'을 유지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7월 21일 하원에서 15세 미만 소셜미디어 이용 금지법을 통과시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관련 법을 시행하게 됐다. 오는 9월 1일부터 15세 미만의 신규 계정 개설이 차단되고, 기존 계정에는 4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전면 금지가 적용된다. 영국도 키어 스타머 총리가 지난 6월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사용을 내년 봄부터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메타가 캘리포니아·콜로라도·켄터키·뉴저지 4개 주정부로부터 총 1조 4,000억 달러 규모의 과징금을 요구받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를 "과도하고 부당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3월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구글과 메타에 소셜미디어의 구조적 중독성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피해자에게 배상을 명령한 첫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유사 소송이 이어질 경우 기업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영어 성적만 예외였던 이유


국어·수학과 달리 영어 성적은 소셜미디어 가입 시기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온라인 콘텐츠의 상당수가 영어로 제작돼 있어, 제2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이탈리아 학생들에게 소셜미디어가 비공식적인 언어 노출 및 학습 기회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결과 해석에 신중을 당부했다. 구이 교수는 "이 주제의 민감성과 최근 몇 년간 촉발된 극단적이고 양극화된 논쟁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 결과는 최대한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해석돼야 한다"며 "유해 콘텐츠 노출과 단순 이용 시간 중 무엇이 학업 저하의 실제 원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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