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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아인슈타인 타일', 광학 물리학의 '새 지평' 열다…도쿄대, 카이랄 회절 세계 첫 관측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수학계의 반세기 난제를 풀었던 '아인슈타인 타일'이 이번에는 광학 물리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

 

phys.org, techexplorist.com, interestingengineering.com에 따르면, 도쿄대학교 생산기술연구소 모리타케 유토 준교수와 도쿄과학대학 납토미 마사야 교수(NTT 물성과학기초연구소 펠로 겸임) 연구팀은 비주기 모노타일 구조에서 좌우 대칭이 깨진 '카이랄 회절' 현상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Chiral Diffraction from Aperiodic Monotile Structur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으며, 논문 DOI는 10.1038/s41467-026-75023-7이다.


'아인슈타인' 햇 타일은 무한한 평면을 패턴 반복 없이 덮을 수 있는지에 관한 수십 년 묵은 수학 난제를 해결한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그런데 이 타일이 이번에는 물리학 분야에서도 뜻밖의 성과를 안겨주었다.

 

나노 구조 제작 과정, 350nm 실리콘 질화막에 100nm 원공 배열


연구팀은 NTT의 첨단 미세가공 기술을 활용해 350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질화규소 박막 위에 반경 100나노미터 원형 구멍을 정밀하게 배열해 대면적 비주기 나노 구조체를 제작했다. 이 배열은 2023년 아마추어 수학자 데이비드 스미스가 발견한 13각형 '햇(hat)' 모노타일의 무게중심을 점으로 표시해 만든 '모노타일 준격자'로, 3회 회전 대칭성은 갖지만 거울 대칭성은 결여된 구조라는 점이 핵심이다.

 

회절 패턴서 뚜렷한 '풍차형 비대칭' 확인


레이저를 이 구조체에 조사한 결과, 다수의 명료한 브래그 피크(Bragg peak)가 관측됐고 조사 위치를 바꿔도 피크 위치가 거의 변하지 않아, 비주기 구조임에도 준결정과 유사한 장거리 질서를 가진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관측된 회절 패턴은 거울 대칭성을 결여한 '풍차 모양'을 띠었으며, 구조를 반전시키면 회절 패턴의 방향도 함께 반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노타일 구조의 카이랄 대칭성이 파수 공간(wavenumber space)의 광 회절 패턴으로 직접 드러난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좌우 원편광 회절 강도차까지 실측


연구팀은 좌회전·우회전 원편광을 각각 입사시켜 회절 강도의 차이를 정밀 측정했다. 그 결과 회절 피크의 강도 분포가 원편광의 헬리시티(helicity, 회전 방향)에 뚜렷이 의존했고, 거울상 구조에서는 이 분포가 정반대로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원편광 의존 회절 응답은 반전 대칭이나 거울 대칭을 가진 기존의 준주기 구조(펜로즈 타일 등)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모노타일 준격자의 카이랄 대칭성에서만 비롯되는 새로운 광학 현상이다.

 

아인슈타인 문제, 수학에서 물리로 확장


'아인슈타인 문제'는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는 무관하다. 독일어로 '하나의 돌(Ein Stein)'을 뜻하는 언어유희로, "단 하나의 타일 형태로만 평면을 반복 없이 채울 수 있는 도형이 존재하는가"라는 수학 난제를 가리킨다.

 

이 문제는 1990년대부터 미해결로 남아있었으나, 2023년 영국 아마추어 수학자 데이비드 스미스가 13개의 변을 가진 '모자(hat)' 모양의 비주기 모노타일을 발견하면서 해결됐다. 준주기 구조 연구는 이미 2011년 노벨화학상('준결정의 발견')으로 이어진 바 있어, 이번 발견이 학계의 관심을 다시 모으고 있다.

 

모리타케 준교수 "수학의 발견이 물리학에 준 충격, 다시 재현"


모리타케 준교수는 "펜로즈의 기하학을 다룬 책을 읽고 비주기 모노타일이라는 수학적 발견에 흥미를 느낀 것이 연구의 출발점이었다"며 "역사적으로도 수학의 발견이 물리학에 큰 영향을 미쳐왔는데, 이번에도 그런 사례를 만들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이 준주기 구조를 메타서피스·포토닉 결정에 접목해 새로운 광응용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일본학술진흥회(JSPS)의 과학연구비(동적 재구성 가능 토폴로지컬 나노포토닉스 연구, 비에르미트 광학 기반 신규 플라즈모닉 광학소자 실현 등 복수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순수 수학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하나의 도형이 나노포토닉스와 양자 정보·통신 분야의 편광 제어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견은 기초과학과 응용기술 간 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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