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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랭킹연구소] "명동 왕좌 지키고, 성수는 홍대 제쳤다" 서울 상권 외국인 소비 지도 순위…명동>성수>홍대>도산·가로수길>한남·이태원 順

 

[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서울 상권의 외국인 소비 지도가 뚜렷하게 재편되고 있다. 전통의 강자 명동은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그 뒤를 잇던 홍대의 자리를 성수동이 처음으로 빼앗으며 '2위 교체'라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방한 관광객 872만명, 소비 판이 커졌다


올해 5월까지 누적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87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256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160만명, 대만 93만명, 미주 86만명, 홍콩 28만명이 뒤를 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8일 발표한 상반기 방한 관광 동향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방한 외국인은 199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1% 늘었고, 상반기 전체로는 1071만명이 한국을 찾아 2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 규모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지출액은 2조1222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67.1% 급증하며 2023년 이후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고, 6월에도 2조544억원을 기록해 두 달 연속 2조원을 넘어서면서 상반기 누적 지출액이 처음으로 10조389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9월에야 10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명동 3265억원 압도적 1위, 성수 88% 폭풍성장


상권별 택스리펀드(세금환급) 매출을 보면 명동이 3265억원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성수 1384억원, 홍대 1300억원, 도산·가로수길 367억원, 한남·이태원 3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눈여겨볼 대목은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로는 성수가 88%로 가장 가팔랐고, 도산·가로수길 54%, 명동 39%, 홍대 16%, 한남·이태원 9%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명동 상권은 절대 매출 규모에서 이미 33%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외국인 소비가 서울 상권 지도를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수, 홍대 제치고 2위 등극…"SNS가 만든 상권"


이번 조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성수동이 매출 88% 급증에 힘입어 처음으로 홍대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성수동의 부상 배경으로는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한 입소문 효과가 꼽힌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조사에서도 성수동 외국인 방문율이 86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과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는 '성수에서 해야 할 10가지', '성수에서 먹어야 할 음식' 같은 짧은 영상이 매일 업로드되고 있다. 중국 SNS 샤오홍슈에서도 '성수'는 '서울' 검색 결과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지역으로, 이용자들은 명동보다 성수의 매력을 "한국 젊은 세대의 진짜 라이프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표현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K-팝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일상과 감각적인 '핫함'을 접한 외국인들이 이제는 한국인의 실제 생활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커졌다"며 "경험소비가 관광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명동은 '쇼핑', 성수는 '일상'…소비 코드의 분화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도 정형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외국인은 방한 전 SNS 검색에서 출발해 성수동을 거쳐 명동과 백화점 쇼핑으로 완성되는 흐름으로 파악됐다. 명동이 전통적인 관광 코스인 '쇼핑의 중심'이라면, 성수는 카페와 편집숍, 베이커리, 코스메틱 매장, 팝업스토어가 이어지는 '생활형 동선'으로 외국인 여행자의 하루를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명동보다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인처럼 일상을 즐기며, 브랜드 인지도보다 개인 취향이나 SNS를 통한 발견이 여행 동선을 결정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명동의 '쇼핑 관광'과 성수의 '경험 관광'이 서울 상권 지형을 두 축으로 나누는 모양새다.

 

관광 및 여행업계에서는 "CJ올리브영이 최근 성수동의 대표 상징 건물인 '쎈느' 부지를 541억원에 낙찰받는 등 성수동을 K뷰티 거점으로 굳히려는 유통 대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면서 "명동이 '한국 쇼핑 관광의 상징'이라는 지위를 유지하는 사이, 성수동은 SNS 입소문과 대기업 투자가 맞물려 서울 외국인 소비 지도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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