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한국 손해보험업계의 자동차보험이 2026년 상반기 약 1,8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0년 상반기(1,262억원 적자) 이후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 302억원 흑자에서 200억원 넘게 실적이 뒤집힌 셈으로, 특히 지난해 하반기 7,382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가 올 상반기 손익까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해율 84.5%, 손익분기점 훌쩍 넘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4.5%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업계가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80%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1분기 손해율은 85.9%로 전년보다 3.4%포인트 급등했다가, 중동전쟁발 고유가로 차량 운행량이 줄면서 2분기엔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KB증권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3사의 2분기 합산 자동차보험손익이 580억원 흑자로, 1분기(-150억원)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이어진 보험료 인하와 교통사고 증가, 폭우·폭설 등 계절적 요인, 정비원가 및 일용근로자 임금 상승이 복합적으로 손익을 악화시켰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올해 들어서야 5년 만에 처음으로 보험사별로 1.3~1.4%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지만, 누적된 손실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한방병원 나이롱환자, 보험금 누수의 핵심
손보업계 실적 악화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한방병원·한의원 중심의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 과잉진료가 지목된다. 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방병원 1인당 치료비는 108만 원으로 양방병원(35만 원)의 3.1배에 달했다. 상급 병실료 편법 청구, 고가 MRI 촬영, '세트 치료' 청구 등의 관행이 문제로 꼽힌다.
이런 흐름 속에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7월 8일 자생한방병원·자생의료재단 관련 5곳을 압수수색했으며, 삼성화재 등 4개 대형 손보사가 수십억원대 보험사기 혐의로 고소에 나섰다. 경상환자가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을 경우 지정기관 심의를 받도록 하는 '8주 룰'이 국토교통부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어, 손해율 억제를 위한 실질적 규제 장치가 아직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판도…손보 '웃고' 생보 '울고'
자동차보험 부문의 적자와 달리, 손해보험업계 전체는 최근 몇 년간 장기보험 중심의 성장으로 생명보험업계를 앞서는 수익성을 보여왔다. 2024년 상반기 기준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삼성화재가 1조 3,124억원(전년 대비 +8.2%)으로 업계 1위를 지켰고, DB손해보험 1조 1,241억원(+23.2%), 메리츠화재 9,977억원(+22.3%), 현대해상 8,330억원(+67.6%), KB손해보험 5,720억원(+8.9%) 순이었다.
당시 삼성화재는 매출액 11조 337억원, 영업이익 1조 6,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 6.4% 성장하며 업계 매출 1위를 확고히 했다. 다만 이 같은 호실적은 장기보험 신계약과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의료파업에 따른 손해율 개선 등 자동차보험 외 부문의 성장에 기댄 결과였다는 점에서, 올해 자동차보험 부문 적자와는 결이 다른 얘기다.
하반기 적자 1조원 넘을 수도
문제는 하반기다. 통상 태풍·폭우·폭설이 집중되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손해율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업계에서는 연간 적자 규모가 1조원을 넘어 2019년의 1조 6,000억원 손실에 근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월 예상되는 태풍·집중호우와 여름 휴가철 교통량 증가, 한방병원을 통한 보험금 누수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으며, '8주 룰' 도입 여부가 손해율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