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가 2028년 1월부터 플레이스테이션 신작 게임의 실물 디스크 생산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콘솔 게임 유통사의 근간을 이뤄온 중고 거래·오프라인 소매 생태계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소니, 디지털 전환 공식화
SIE는 지난 7월 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28년 1월 이후 출시되는 모든 플레이스테이션 신작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다운로드 또는 디지털 코드가 동봉된 박스판 형태로만 판매된다고 발표했다. 소니 대변인 시드 셔먼(Sid Shuman) SIE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수석 디렉터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 PS4·PS5 타이틀 구매의 약 80%가 이미 디지털로 이뤄졌다"며 이번 결정이 소비자 선호도 변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흐름에 맞춘 자연스러운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028년 1월 이전에 디스크로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인 타이틀은 계속해서 실물로 지원되며, 소니는 오스트리아 소재 디스크 제조시설의 완전 폐쇄 대신 기존 타이틀에 대한 퍼블리셔의 추가 제조 주문은 일정 기간 받아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록스타 게임즈가 신작 '그랜드 테프트 오토 6(GTA6)'를 디스크 없이 다운로드 전용으로 출시한다고 밝힌 지 불과 며칠 뒤에 나와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줬다.
흔들리는 중고 게임 생태계
시장조사기관 데이터인텔로(Dataintelo)는 중고 게임·콘솔·액세서리를 포괄하는 글로벌 중고 게임 플랫폼 시장이 2025년 72억 달러에서 2034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해 13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는 소니의 디스크 종료 발표 이전 수치로 실제 성장 경로는 이보다 훨씬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영국에서는 2025년 실물 게임 매출의 절반가량을 여전히 PS5·PS4 타이틀이 차지하고 있어, 신작 디스크 공급이 끊기면 오프라인 중고 거래의 핵심 재고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게임스톱(GameStop)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신규 물리 디스크 공급이 줄면서 기존 중고 재고의 '희소성 가치'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역설적 분석도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스톱 CEO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중고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컬렉터블·전자상거래로 축을 옮긴 회사의 새로운 사업모델에는 더 이상 치명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통·소비자 권리 논란 확산
국내외 게임 유통업계와 소비자 권리 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극도로 반소비자적"이라고 비판하며, 실물 미디어가 사라지면 자유로운 공유·재판매·소장 문화가 위축되고 결국 중고 시장이 "계속 줄어들다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소니가 2013년 플레이스테이션 4 출시 당시 게임의 자유로운 공유와 재판매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해 호평받았던 과거와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했다는 점에서 신뢰 훼손 논란도 커지고 있다.
소니 측은 디지털 콘텐츠 구매가 "비상업적 개인 라이선스(접속 권한) 구매"에 해당한다고 명시해, 향후 플랫폼 서비스가 종료될 경우 구매한 게임 콘텐츠 자체가 영구 소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소니는 2026년 중 일부 지역에서 PS3용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폐쇄하고 이후 PS3·PS비타 스토어를 전 세계적으로 순차 종료한다고 밝혀, 디지털 전용 소유권의 근본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략적 노림수와 향후 전망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트렌드 대응을 넘어 소프트웨어 마진 확대와 차세대 콘솔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노린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디스크 유통 비용과 물류 부담을 제거하면 퍼블리셔의 이윤율이 개선되고,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아예 배제한 디지털 전용 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소니가 이미 2025년 2월 블루레이 디스크 미디어 생산을 종료하고 2026년 2월에는 레코더 사업까지 정리한 전례를 보면, 이번 게임 디스크 종료는 소니 그룹 전체의 하드웨어·미디어 사업 재편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