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한국 여권이 지난 20년간 세계 순위 11위에서 2위까지 뛰어오르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프리패스' 국가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때 압도적 1위였던 미국 여권은 같은 기간 10위까지 밀려나며 세계 이동성 지형의 극적인 반전을 보여줬다.
20년 만의 성적표, 숫자로 본 반전
글로벌 시민권·거주 자문사 헨리앤드파트너스가 7월 22일(현지시간) 공개한 '헨리 여권 지수 20주년 기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권은 전 세계 227개 목적지 중 188곳을 무비자 또는 도착비자로 방문할 수 있어 일본,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는 무비자 192개국 방문이 가능한 싱가포르로, 2006년 8위에서 무비자 목적지를 70곳이나 늘리며 2024년 이후 줄곧 정상을 지키고 있다.
2006년 지수 발표 당시 11위였던 한국은 2014년 처음으로 5위권(3위)에 진입한 뒤 2018년부터 꾸준히 2~3위권을 유지해왔고, 특히 2021년부터는 6년 연속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년간 늘어난 무비자 목적지는 한국 73곳, 일본 60곳으로, 두 나라 모두 착실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현재 한국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불가능한 곳은 알제리·베냉·이라크 등 38곳에 불과하다.

美 여권의 몰락, UAE의 급부상
미국 여권은 2006년 지수 창설 당시 세계 1위였지만, 20년 만에 10위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무비자 방문 가능 목적지는 130곳에서 180곳으로 늘었음에도 순위가 오히려 떨어진 것은, 다른 국가들의 비자 자유화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빨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함께 2006년 공동 1위였던 덴마크와 핀란드마저 현재 5개국에 밀려 4위권에 머물러 있다.
가장 극적인 상승세를 보인 나라는 UAE다. 2006년 62위(무비자 목적지 31곳)에 불과했던 UAE는 20년 새 60계단을 뛰어올라 한국·일본과 함께 공동 2위(무비자 목적지 184곳)까지 도약했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이를 두고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과 국제 협력이 세계 이동성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인상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동성이 곧 국력…헨리 지수가 던지는 메시지
헨리 여권 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출입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227개 여행 목적지 중 무비자 방문 가능 수를 집계해 산출한다.
지수 창시자인 크리스천 H. 캘린 헨리앤드파트너스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권은 다른 국가들이 무역, 투자, 안보, 협력 분야의 파트너로 삼고 싶어 하는 국가의 것"이라며 "이동성은 결국 타국이 당신과의 관계에 부여하는 가치의 척도"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6년 78위에서 60위로, 20년간 18계단 오르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반면, 북한은 97위(무비자 35곳)에 머물렀고 최하위는 아프가니스탄(104위, 22곳)이 차지해 지정학적 고립도가 여권 파워에 그대로 반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