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달 뒷면의 고대 암석 샘플이 과학자들의 초기 태양계 소행성 충돌에 관한 이해를 바꾸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충돌은 한 차례의 대규모 폭발이 아니라 수십억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가져온 암석 샘플이 반세기 넘게 통용돼온 '후기 대폭격(Late Heavy Bombardment)' 가설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bbc.com, phys.org, science.org, eurekalert.org, sciencenews.org에 따르면, 광저우 지구화학연구소가 주도하고 커틴대학교가 참여한 연구진은 7월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창어 6호가 회수한 충돌 용융암 28개의 단일 쇄설체를 아르곤-아르곤 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약 43억 3000만 년 전부터 11억 3000만 년 전까지 32억 년에 걸쳐 충돌이 산발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핵심 수치로 본 새 폭격사
연구진이 제시한 연대 스펙트럼은 기존 가설이 예측한 39억 년 전 집중 폭격 시나리오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28개 쇄설체의 연대 분포에는 특정 시점에서의 급격한 밀집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대신 시간이 흐를수록 충돌 빈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완만한 감소 곡선을 그렸다.
앞면과 뒷면, 사실은 같은 리듬으로 맞았다
앞서 지난 2월 발표된 창어 6호 데이터 분석에서도 이번 연구와 궤를 같이하는 결과가 나왔다. 중국 과학자들은 달 앞면과 뒷면의 충돌 크레이터 형성률이 본질적으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으며, 이는 초기 충돌 사건이 급격한 변동이 아닌 점진적 감소 추세를 따랐다는 통합된 전 지구적 달 연대 체계의 근거가 됐다.
이는 이번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의 결론을 뒷받침하는 선행 근거로, 달 뒷면이 앞면보다 후속 지질 활동의 영향을 덜 받아 초기 충돌 기록이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보존됐다는 점에서 특히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다.
왜 달 뒷면 샘플이 특별한가
창어 6호는 2024년 6월 달의 가장 크고 오래된 충돌 구조인 남극-에이트켄 분지 내 아폴로 크레이터에서 약 1,935.3g의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왔다. 이 지역은 달 앞면보다 후기 지질학적 사건(화산활동, 재충돌 등)의 간섭을 덜 받아, 태양계 초기 상태를 비교적 온전히 보존한 '자연 타임캡슐'로 평가받는다.
커틴대학교 프레드 조르당 박사는 이번 샘플에서 특정 시기에 집중된 충돌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 샘플들은 달의 역사 일부를 다시 쓰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초기 태양계가 단일한 대격변적 폭격이 아닌 소행성 충돌의 점진적인 감소를 경험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창어 6호 샘플에 대한 이전 연구들은 달 뒷면의 화산 활동사도 함께 밝혀냈는데, 42억 년 전과 28억 년 전 두 차례에 걸쳐 화산 활동이 있었으며 특히 108개 현무암 조각 중 107개가 28억 3000만 년 전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화산 활동과 충돌 역사가 서로 다른 시간축을 갖고 있지만, 둘 다 달 뒷면이 앞면과 지질학적으로 상이한 진화 경로를 거쳤음을 뒷받침하는 보완적 증거로 꼽힌다.
지구 초기사(史)에 던지는 함의
달과 지구가 동시에 형성됐다는 점에서, 이번 달 충돌 기록 재구성은 침식과 판구조 운동으로 흔적이 지워진 초기 지구 환경을 추정할 간접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조르당 박사는 "달에 기록된 모든 주요 충돌은 젊은 지구가 경험한 환경에 대해 무언가를 알려준다"며, 이 가운데는 생명체 출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사건들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별도로, 지난해 7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약 40억 년 전 거대 소행성 충돌이 달 뒷면에 지름 2,500km에 달하는 분지를 형성하며 맨틀 구조까지 변형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어, 초기 태양계 충돌이 천체 내부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정황도 함께 축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