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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이슈&논란] "세계 최초 뇌 유전자 편집, 6세 소녀 사망" 은폐 논란…中 임상시험 파문 확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에서 진행된 세계 최초 인간 뇌 유전자 편집 임상시험이 6세 여아의 사망으로 이어졌음에도 1년 넘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7월 23일 Bloomberg, Science 보도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와 학술 부정 감시 플랫폼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의 공동 심층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세계 최초의 뇌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은 6세 소녀가 사망했으나 이 사실이 공개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안이었던 은폐, 이렇게 벌어졌다


'메이(가명)'로 불린 이 소녀는 스니더스-블록캄포 증후군(Snijders Blok-Campeau syndrome)으로 알려진 극희귀 유전질환을 앓았으며, 2025년 3월 24일 상하이교통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신화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 뇌를 직접 겨냥한 염기교정(base editing) 임상시술을 받았다.

 

의료진은 척수 천자(spinal tap)를 통해 염기교정 도구를 탑재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수조 개를 척수액에 주입해 뇌 조직까지 침투시켜 결함 유전자를 교정하려 했다. 그러나 대량의 바이러스 벡터가 극심한 면역 거부반응을 유발해 시술 며칠 만에 고열이 지속됐고, 이후 신장 기능 부전과 혈소판 급감 등 위중 증상이 나타나면서 주입 7일째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병원 윤리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사망이 "치료 수단과 명확히 관련 있다"고 결론 내렸지만, 이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고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인 ClinicalTrials.gov에도 1년 넘게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시험 전 시행된 원숭이 등 영장류 독성실험에서 이미 중등도~중증의 간·신장 손상이 관찰됐음에도 연구팀이 인체 투여량을 재검토하거나 병원 윤리위에 이 핵심 위험을 완전히 보고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IIT)'로 분류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고강도 심사를 피해갔고, 사후 지방 위생당국이 병원에 부과한 행정 처분은 약 3,600달러(약 2만5,000위안)에 불과했다.

 

80만 달러 넘게 쏟아부은 부모의 도박


메이의 부모는 치료제 개발비를 자비로 부담했으며, 그 규모는 80만~86만 달러(약 11억~12억원)에 달했다. 아버지는 연구팀과의 계약이 비공식적이었다고 회고했으며, 위험이 "최소한"이라는 설명을 듣고 시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딸이 사망한 뒤 연구원 한 명이 부모가 지불한 금액 중 10만 달러 이상을 돌려줬다는 사실도 조사에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사전 동의서에 '사망 가능성이 명확히 고지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보 제공이 부실했다고 비판한다.

 

네이처 논문서 사라진 흔적들


메이가 사망한 지 약 1년이 지난 2026년 초, 상하이교통대 추쯔룽(仇子龙) 연구팀은 해당 염기교정 기술의 전임상 동물실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논문 초기 제출본에는 메이의 유전자 데이터와 가족의 재정 지원에 대한 감사 표현이 포함돼 있었지만, 최종 출판본에서는 이 내용이 모두 삭제됐고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임상 전환에는 여전히 중대한 과제가 남아 있다"는 문장으로만 처리됐다.

 

네이처 측은 사이언스에 "이러한 윤리적 문제는 데이터 무결성 측면에서 우리의 관할 범위를 벗어난다"며 심사 당시 메이의 사망이나 병원의 행정처분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허젠쿠이 사태 이후에도 반복되는 구조적 결함


이번 사건은 2018년 인간 배아를 몰래 편집해 세계적 파문을 일으키고 결국 투옥된 허젠쿠이 사태를 상기시킨다. 중국은 그 이후 관련 규제를 강화했지만, 미국과의 바이오테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체 대상 치료 연구를 신속히 승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다시 손질해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켄트대학교의 사회학자 조이 장은 중국 과학기관의 비밀주의를 연구해 온 학자로서, 메이의 사망과 그 이후의 침묵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스탠퍼드대 생명윤리학자 행크 그릴리는 "이런 종류의 연구가 적절한 안전장치 속에서 지속돼야 한다"면서도 "자녀를 위해서든, 연구를 위해서든, 회사를 위해서든 희망에 눈이 멀기는 너무나 쉽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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