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 지지부진하던 SK실트론 매각 협상이 새 변수를 만나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파기환송심, 재산분할 규모 확정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되, 주식 가치 산정 기준일을 파기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해 급등한 최근 주가를 반영하지 않았다.
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해져 앞서 항소심이 인정한 1조3808억원보다 4368억원 줄었다. 이미 확정된 위자료 20억원은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실트론 지분, '현금 마련용 카드'로 재부상
재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TRS 계약 기준) 매각이 재원 마련 수단으로 다시 거론된다. SK㈜ 지분을 처분하면 그룹 지배력 약화로 직결되지만, 실트론 개인 지분 매각은 SK㈜에 대한 지배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 매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보도에서도 실트론 매각이 성사되면 최 회장 개인 재산이 4000억~7000억원 늘어나 재산분할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몸값 급등이 협상 변수로
SK실트론 매각 협상은 지난해 12월 두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본격화됐다. 당시 매각 대상은 SK그룹 보유 지분 51%와 TRS 계약 지분 19.6% 등 총 70.6%였고, 전체 지분 가치 기준 인수 규모는 약 4조원 수준에서 논의됐다. 이후 올해 5월경에는 인수 규모가 약 5조원으로 커졌고, 최 회장 개인 지분 29.4%까지 두산이 연내 확보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6월 들어 협상 진행 상황이 급변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SK실트론 몸값 평가가 계속 높아지면서, 양측은 매각가 재조정을 놓고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초 2조~3조원 수준이었던 매각 대상 지분(70.6%) 가치 추정치는 지난해 말 4조~5조원대로 뛰었고, 최근에는 7조원 이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SK 측은 "협상 결렬이나 원점 재검토가 아니라 최종 조건을 다듬는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여론·명분 리스크와 매각딜레마…현금 마련 위해 핵심 반도체회사 매각?
업계 관계자는 실트론 지분 매각이 최 회장에게 가장 유력한 개인 자산 매각 카드라면서도, 재산분할 자금 마련을 위해 핵심 반도체 회사를 파는 것으로 비칠 경우 즉시 매각에는 정치적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 본인도 지난달 대만 컴퓨텍스 2026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각 여부에 대해 "실무진이 결정한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SK와 두산 간 협상은 매각 여부보다 '가격'을 둘러싼 힘겨루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9440억원 재산분할 확정 판결이라는 개인적 자금 수요까지 겹치면서 향후 몇 달간 매각가 조율 속도와 최 회장 지분 처리 방식이 이 딜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