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경기 평택 HL만도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발생한 20대 하청노동자 사망사고가 '위험의 외주화'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정황이 겹겹이 확인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 7월 22일 낮 12시 48분경 HL만도 평택공장 EBS가공 HCUMK4라인 MCT12호기에서 발생했으며, 하청업체 피아로딕스 소속 29세(1998년생) 노동자가 설비 내부에서 시운전된 기계에 끼여 병원 이송 후 오후 2시 40분 사망했다.
사고 경위와 안전장치 해제 정황
고인은 사고 당일 MCT11호기 습득유 배관 정리 작업을 마친 뒤, 원래 다음 날 예정이던 MCT12호기 내부 점검에 들어갔다가 기계 내부에 있던 상태에서 설비가 갑자기 작동해 참변을 당했다. KBS 취재 결과 사고 당시 현장에는 반드시 배치돼야 할 작업지휘자가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전원을 차단·잠그는 LOTO(Lock Out Tag Out) 조치도, '작업중' 표지판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특히 노동조합 측 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계에는 사람이 내부에 있으면 작동을 막아야 할 인터록(안전장치)이 최초 설치 당시에는 존재했으나 사고 당시 임의로 해제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원청의 '위험의 외주화' 구조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을 HL만도의 인력 운용 구조에서 찾고 있다. 노조 측 설명에 따르면 HL만도 평택공장은 설비 유지·보수·수리 전담 인력을 정규 채용하지 않고 하청업체를 수시로 불러 계약서조차 사전에 작성하지 않은 채 작업을 맡겨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인이 예정보다 하루 앞서 위험한 12호기 점검에 들어간 것도 원청이 다음 주로 예정된 수리 일정을 이번 주로 앞당겨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25년 10월 입사해 근무 기간이 1년이 채 안 된 20대 노동자가 단독으로 위험 설비에 진입하게 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사고 후 대응과 노동당국 조사
HL만도는 사고 발생을 공시했지만 노동조합에는 별도로 알리지 않았고, 노조가 요구한 작업허가서·작업계획서·위험성평가 자료 공개도 미루다 노동안전보건위원회 개최를 앞두고서야 작업허가서와 작업절차서 사진 3장만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사고 공정에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경찰도 별도로 사고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반복되는 하청 청년노동자의 죽음, 통계로 본 산업재해 현실
이번 사고는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 김용균, 평택항 이선호 사망사고와 마찬가지로 '하청·청년노동자·유지보수업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다시 소환됐다는 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논란을 재점화시키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2022년 전면 시행된 이후에도 연간 600명 안팎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반복되고 있으며, 특히 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소규모 사업장이나 원청-하청 구조가 얽힌 제조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번 HL만도 사고를 통해 다시 확인된 셈이다.
HL만도 측은 "수사에 협조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