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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당신과 대화한 건 AI였다"…데이팅 앱 덮친 '챗피싱' 공포, 틴더 유료회원 120만명 급감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싱글들이 연애 상대와의 대화까지 챗GPT와 Claude에 맡기는 '챗피싱(chat fishing)'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데이팅 앱 업계 전체가 진정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현상을 블룸버그는 '챗피싱(chat fishing)'이라 명명했는데, 실제 상대방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텍스트 기반의 관계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AI 기반 연애의 부상


블룸버그와 악시오스 7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틴더, 힌지, 범블 등 여러 플랫폼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잠재적 매칭 상대와의 대화를 작성하거나 다듬고, 분석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일부는 메시지를 매끄럽게 다듬거나 어조를 점검하는 용도로 AI를 활용하는 반면, 대화가 왜 흐지부지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대화 전체를 업로드하는 이용자도 있다. 주요 데이팅 플랫폼 중 이러한 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재하는 곳은 없다.


이러한 현상은 데이팅 앱들이 앞다투어 AI를 도입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 틴더는 올해 초 AI 기반 궁합 분석 기능을 발표했고, 범블은 AI 프로필 작성 가이드 및 사진 피드백 도구를 선보였다. 범블은 또한 자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스와이프 기능에서 벗어나 AI 기반 매칭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AI를 접목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은 플랫폼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AI를 독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검색량 5,000% 폭증, 이미 일상이 된 AI 연애


'챗피싱'이라는 단어에 대한 구글 검색량은 지난해 여름 이후 5,000% 폭증했으며, 이는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실제 행동 변화를 반영한다. 매치그룹과 킨제이 연구소가 공동 진행한 '2025 싱글스 인 아메리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6%가 사진 선택, 프로필 문구, 메시지 작성 등에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Z세대에서는 이 비율이 49%까지 치솟았다.

 

IT매체 테크레이더 보도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데이팅은 1년 만에 3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안전 브랜드 노턴의 조사에서는 데이팅 앱 이용자의 60%가 AI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를 경험했다고 응답해, 챗피싱이 더 이상 예외적 사례가 아님을 보여준다.

 

흔들리는 데이팅 앱 시장, 틴더 유료회원 120만명 감소


챗피싱 확산은 데이팅 앱 업계의 근본적 위기와 맞물려 있다. 틴더의 유료 회원 수는 최근 2년 사이 120만명 감소했으며, AI 동반자 앱 이용자는 이미 2,0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민주주의기술센터(CDT)가 발표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고등학생의 42%가 자신 또는 친구가 AI와 친구 관계로 교류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19%는 AI와 '연인 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보다 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간은 AI를 구별하지 못한다…학계도 경고


문제의 핵심은 사람들이 AI가 쓴 텍스트와 실제 인간의 말을 구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인용한 2024년 연구에서 인간은 뉴스 기사 발췌문이 인간 또는 AI가 쓴 것인지 판별하는 정확도가 57%에 불과했으며, 2025년 발표된 예비 연구에서는 오픈AI의 GPT-4.5와 실시간 대화한 사람들이 AI를 인간으로 착각한 비율이 73%에 달했다.

 

와튼스쿨 연구진은 사람들이 AI가 제시한 답을 틀렸을 때조차 80% 확률로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결과를 내놨고, 이는 연애 관계에서 "더 유창하고 일관된 AI 버전의 상대"가 실제 인물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왜곡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플랫폼들은 손 놓고 있다…규제 사각지대


틴더, 힌지, 범블 등 주요 3사는 AI로 조작된 사진은 금지하고 있지만 AI가 작성한 메시지 자체를 금지하는 정책은 어느 곳에도 없다. 힌지 최고경영자(CEO) 재키 잔토스는 "지나치게 규제하고 싶지는 않지만, 인간이 인간다워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대응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뉴질랜드 개발자가 스크린샷을 분석해 AI 작성 여부를 판별하는 '챗피시(chat fish)' 앱을 출시했지만, 탐지 정확도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국제전자프런티어재단(EFF)은 상대방의 사적인 메시지 전체를 제3자 AI 서비스에 업로드하는 행위 자체가 동의 없는 개인정보 처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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