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PolyPeptide Group AG)을 약 2조7061억원(14억6296만 스위스프랑)에 인수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지난 17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20일 공시된 이번 거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항체의약품·mRNA·ADC(항체약물접합체)에 이어 비만·당뇨 치료제의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전략적 승부수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Draupnir Holding B.V.)이 보유한 지분 55.65%를 우선 인수하고, 현지 자회사를 설립해 나머지 잔여 주식 전량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100% 지분 확보에 나선다.
구체적으로는 폴리펩타이드 그룹 주식 3301만6411주를 취득 대상으로 하며, 이번 거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의 24.47%, 자기자본의 36.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수 자금은 보유 현금과 일부 차입금을 병행 조달할 계획이며, 공개매수 및 기업결합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30일 거래를 최종 마무리할 방침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Ferring)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된 스위스 상장 CDMO 전문기업으로, 스위스 바르(Baar)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6691억원, 당기순손실은 361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외형은 확대됐고 순손실 규모는 다소 줄었으나 부채 규모는 커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1,000건 이상의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 6개 생산·연구개발 거점에서 약 1,500명의 전문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의 폭발적 수요 증가와 직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분석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5년경 최대 1,500억 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단일 질환 치료제로는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로 꼽힌다. 펩타이드는 이러한 GLP-1 계열 의약품의 핵심 원료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항체·mRNA·ADC에 이어 4대 모달리티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은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터 빌덴 폴리펩타이드 그룹 이사회 의장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압도적 생산 역량과 결합하면 펩타이드 CDMO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이 이미 수행 중인 CDMO 계약도 함께 승계해 인수 즉시 안정적인 수주 물량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이번 딜의 핵심 강점으로 꼽힌다. 대규모 생산시설 설계·운영 노하우를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펩타이드 개발·생산 기술 및 유기용매 절감형 친환경 제조기술을 보유한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결합은 원가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펩타이드는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짧게 연결된 물질로, 주로 몸속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인데, 비만·당뇨 치료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의약품이 한 사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