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캐나다 핵융합 스타트업 제너럴 퓨전 그룹(General Fusion Group Ltd.)이 2026년 7월 17일(금) 나스닥 개장 벨을 울리며 세계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순수 핵융합 에너지 기업'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밴쿠버 인근 리치먼드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그동안 정부 주도의 거대과학 영역에 머물렀던 핵융합 산업을 민간 자본과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상업화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SPAC 합병으로 완성한 상장 드라마
제너럴 퓨전은 지난 7월 10일 스팩(SPAC) 스프링 밸리 애퀴지션 코프 III(Spring Valley Acquisition Corp. III, NASDAQ:SVAC)와의 기업결합을 완료하고, 티커 심볼 'GFUZ'로 7월 13일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이번 딜은 2026년 1월 22일 처음 발표됐으며 당시 합병법인의 암묵적 기업가치는 약 10억 달러로 평가됐고, 스프링 밸리의 신탁 자본과 약 1억 500만 달러 규모의 초과 청약된 사모배정(PIPE)을 합산해 약 1억 500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상장 과정에서 최종 확정된 자산가치는 7억 2400만 달러(약 1조 881억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스프링 밸리 주주들은 7월 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승인하며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보다 앞선 6월 12일 관련 등록명세서를 발효시켰다.
아마존 창업자가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도 시장의 관심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 이후 GFUZ 주가는 이틀 만에 50% 넘게 급등하며 핵융합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Spring Valley를 이끈 SPAC 스폰서들은 앞서 2021년 의 나스닥 상장을 지원한 경험이 있어, 원자력·핵융합 등 차세대 에너지 기업의 공개시장 데뷔를 연이어 성공시킨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자석·레이저 대신 '기계식 피스톤'…MTF 기술의 도전
2002년 설립된 제너럴 퓨전은 거대한 레이저나 초전도 자석을 쓰는 기존 방식과 달리 기계적 압축으로 플라즈마를 가열하는 자기화 표적 핵융합(Magnetized Target Fusion, MTF)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금속 피스톤으로 액체 리튬 라이너 내부의 플라즈마를 순간 압축하는 이 방식은 '전력망용 디젤엔진'에 비유될 만큼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비용 효율적인 구조로 주목받는다.
시연 장치 'LM26(로슨 머신 26)'은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갔으며, 지난 6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압축을 거쳐 전자 온도 약 840만 도(섭씨), 즉 0.72 keV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대비 3배 이상 끌어올린 수치다.
회사는 210건의 특허를 출원·등록했으며, 전 세계에서 동료 심사(peer review)를 통과한 의미 있는 핵융합 성과를 낸 4개 민간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로드맵상 목표는 1 keV, 이어 10 keV를 거쳐 최종적으로 플라즈마의 온도·밀도·가둠시간의 곱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한다는 '로슨 기준'을 충족, 순(net) 에너지 생산을 실증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2030년대 중반 최초의 상업용 발전소 가동을 목표로 하며, 예상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메가와트시당 64~73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자본이 몰리는 핵융합 산업, 그러나 남은 검증의 벽
미국 핵융합산업협회(FI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56개 민간 핵융합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44억 8000만 달러(약 6조 7000억원)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으며, 이는 사상 최대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이 핵융합 산업에 대한 자본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General Fusion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TIME이 선정한 '2026 세계 최고 그린테크 기업' 1위에 오르며 상징성을 더했다.
다만 LM26의 0.72 keV 성과는 여전히 예비 단계 결과로 동료 심사에 제출된 상태이며, 회사 스스로도 이번 실험에서 순에너지가 생성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상장을 두고 '꿈의 에너지'가 자본시장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며, 혁신적 도약인지 자본시장 조기 등판인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이번 상장은 그동안 민간 벤처투자 라운드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했던 핵융합 섹터에 공개시장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창구를 열었다는 점에서 이정표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