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앤트로픽(Anthropic)이 7월 13일(현지시간) 자사 챗봇 '클로드'가 사용 모델과 대화 언어에 따라 서로 다른 가치관을 드러낸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AI 시스템의 일관성과 편향성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첫 대규모 실증 연구다.
31만 건 대화 해부한 4개 가치 축
앤트로픽 공식자료와 인디아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 사회적 영향(Societal Impacts) 팀은 2026년 5월 2주간 클로드.ai에서 수집된 실제 익명 대화 30만9,815건을 분석했다. 대상은 소넷 4.6, 오퍼스 4.6, 오퍼스 4.7 등 3개 모델과 한국어를 포함한 사용량 상위 20개 언어였으며, 기존에 파악된 3,000개 이상의 가치를 ▲수용성-신중함 ▲따뜻함-엄밀함 ▲깊이-간결함 ▲솔직함-실행력이라는 4개 해석 가능한 축으로 압축했다.
다만 이 4개 축이 실제 대화에서 나타난 가치 표현 차이를 설명하는 비율은 약 15%에 그쳐, 여전히 상당 부분이 미해명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힌디어·아랍어는 "위로형", 영어·러시아어는 "따박따박형"
가장 큰 변동폭을 보인 축은 '따뜻함 대 엄밀함'이었다. 힌디어와 아랍어로 대화할 때는 공손한 표현과 유머, 긍정적 확인 등 따뜻함 관련 가치가 두드러졌고, 영어와 러시아어에서는 사용자의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근거를 요구하며 세부사항을 교정하는 엄밀함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수용성-신중함'과 '깊이-간결함' 축은 언어와 무관하게 비교적 일관된 경향을 유지했다. 인도네시아어에서는 불확실성을 설명하기보다 곧바로 실행 가능한 결과를 제시하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관찰됐다.
한국어는 1만5,570건 이상의 대화 분석 결과, 20개 언어 평균 대비 수용성·따뜻함·솔직함이 다소 높았고 특히 간결성이 두드러졌다. 사용자를 판단하기보다 공감과 위로를 우선하고, 상대의 말투·높임말 수준에 자연스럽게 맞추며 유머와 장난스러운 표현을 섞어 쓰는 경향도 확인됐다. 일본어 역시 언어 간 편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에 속했다.
앤트로픽은 같은 사업계획서를 두고 피드백을 요청해도 힌디어 사용자와 러시아어 사용자는 "클로드가 평가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드러내기 때문에 사업 계획의 품질에 대해 서로 다른 인상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왜 그런지는 아직 모른다"…공정성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
앤트로픽은 이러한 편차의 발생 원인을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가능한 설명으로는 언어별로 불균등한 학습 데이터 분포와 데이터 구성의 차이가 꼽힌다. 아울러 이 편차 중 어느 정도가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아직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일부는 언어권별 대화 규범의 자연스러운 반영일 수 있지만 일부는 특정 언어 커뮤니티에 대한 서비스 품질 격차를 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클로드가 표현하는 가치관이 우리가 의도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방식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 변화가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앞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법론은 향후 모델 출시 전후 가치 프로필 평가와 실서비스 환경에서의 지속적 모니터링 체계로 활용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