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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연구소] 티라노 '거스', 750억원 낙찰…화석 경매 최고가 순위, 거스 T. rex>에이펙스 스테고사우루스>스탠 T. rex 順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뉴욕 소더비가 14일(현지시간) 진행한 '긱 위크(Geek Week)' 경매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 골격 '거스(Gus)'가 5,010만 달러(약 750억원)에 낙찰돼 역대 화석 경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소더비가 제시한 사전 추정가 2,000만~3,000만 달러(약 298억~447억원)를 최대 67% 웃도는 금액으로, 최저 입찰가 1,900만 달러(약 284억원)에서 시작해 치열한 경합 끝에 낙찰됐다.

 

6,700만 년 전 헬크리크의 거인


거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하딩 카운티의 헬크리크 지층에서 발굴됐으며, 상업 고생물학자 토머스 하이트캠프가 이끄는 발굴팀이 뼈의 분리·세척·복원과 철제 지지대 설치까지 약 5년에 걸친 작업을 완료했다.

 

화석의 이름은 이 땅을 소유한 목장주 게리 '거스' 리킹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리킹은 안타깝게도 복원이 끝나기 전 사망해 완성된 골격을 직접 보지 못했다.

 

거스는 길이 11.6m, 높이 3.8m, 두개골 길이만 1.37m에 달하는 거체로, 화석화된 뼈 183점으로 구성돼 뼈 개수 기준으로는 전체 골격의 약 61%, 뼈 질량 기준으로는 75~80%가 보존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개골을 이루는 뼈 역시 약 82%가 남아 있어, 지금까지 발견된 T. rex 표본 중 가장 완전한 개체군에 속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탠·에이펙스 넘어선 새 기록


이번 낙찰가는 화석 경매 최고가 순위를 새롭게 정리했다. 202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T. rex '스탠'이 3,180만 달러(약 368억원)에 팔리며 첫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024년 시타델 창업자 켄 그리핀이 소더비에서 스테고사우루스 '에이펙스'를 4,460만 달러(약 665억원)에 사들이며 기록을 경신했으나, 이번 거스가 이를 다시 뛰어넘었다.


특히 에이펙스의 경우 경매 전 최고 추정가가 600만 달러에 불과했음에도 실제 낙찰가가 추정가의 7배를 웃돌았던 전례가 있어, 화석 경매 시장에서 사전 추정가가 실제 시세를 크게 밑도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생물학계 "연구 접근권 상실" 우려


이번 거액 낙찰을 둘러싸고 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척추고생물학회(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ogy)는 회원들에게 연구자들의 지속적 접근이 보장된 박물관·대학 소장 화석만 연구 대상으로 삼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개인 소유로 넘어간 거스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학회장인 스튜어트 수미다는 거스가 개인에게 팔리면 대중이 다시 볼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으며, 판매를 위한 조립·복원 과정에서 뼈 각각의 발굴 당시 배치와 상태에 대한 조사가 이미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에이펙스 사례에서도, 화석이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에 4년간 대여돼 전시되고 있지만 소유권은 여전히 억만장자 켄 그리핀에게 있으며, 학회는 3D 스캔 자료 공개만으로는 화석 내부 구조와 발굴 당시 정보를 대체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퀸메리 런던대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혼은 발굴 예산 부족 문제에는 일리가 있다면서도, 토지 소유자 동의 시 100만 달러 수준으로도 티라노 화석 발굴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화석 열풍' 뒤에 숨은 시장 논리


소더비 측은 정반대의 논리를 편다. 소더비 과학·자연사 부문 책임자 커샌드라 해턴은 "고가 매각 가능성이 있어야 상업 발굴업자들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 있으며, 발굴되지 않은 화석은 결국 자연 풍화로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매칼리스터대 크리스티 커리 로저스 교수는 이에 대해 "화석 경매의 핵심 쟁점은 소유권보다 '보존 책임'에 있다"며 "과학적으로 중요한 화석은 미래 연구자와 대중의 접근이 영구적으로 보장되는 기관에 보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유층 수집가들 사이의 이른바 '화석 열풍(fossil fever)'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소더비는 경매 당일까지 뉴욕 브루어 빌딩에서 거스를 전시해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며, CNN은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골격의 대다수가 이미 개인 소유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낙찰자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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